마음 담은 도서관입니다.
오후부터 한바탕 내린 소나기 덕분인지 통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은 평소보다 더 선명하고 투명한 초록빛으로 보였다. 오후 다섯 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지만, 바깥은 쨍한 햇볕이 내리쬐는 한 낮 같아 보였다. 창밖 풍경을 보던 재연은 읽던 책을 내려놓고 빈 텀블러를 들고 일어섰다.
아파트 대단지에서 불과 십 여분 떨어져있지만, 재연이 일하는 ‘마음 담은 도서관’ 주변은 나무들이 빼곡하게 둘러있어 제법 숲속 분위기가 나는 곳이다. 미지근한 정수 물을 떠서 자리로 돌아오며 재연은 다시 한 번 시계를 바라보았다. 월요일, 오후 다섯 시. 오늘의 첫 이용자가 올 시간이었다.
띠리리릭. 드뷔시의 피아노 연주곡만 조용히 흐르던 도서관 내부에 경쾌한 기기 음이 더해졌다. 도서관 자동 출입문이 열리고, 드디어 익숙한 모습의 아이가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녕. 지유야. 이번엔 꽤 오랜만에 왔네. 지난번 빌려간 책은 다 읽었니?”
“네. 스무 번도 더 읽은 것 같아요. 이제 반납하려구요.”
평소보다 조금 밝은 표정의 지유가 늘 메고 다니는 보라색 가방에서 책 한권을 조심스레 꺼내 책 반납대에 올려놓았다. 초등학교 3학년 지유는 ‘마음 담은 도서관’을 매주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우수 이용자다. 또한 작년 이맘때 개장한 ‘마음 담은 도서관’의 첫 이용자기도 했다.
유난히 무덥고 길었던 2025년 여름,
처음으로 써 본 단편소설 <원하는 책을 빌려드립니다>를 공개합니다.
첫 작품이어서 부족한 점도 많이 보이지만
그만큼 더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