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의 이야기 II -
"만약 동물들의 마음을 담은 책을 빌릴 수 있다면, 초코가 쓴 책을 읽어보고 싶어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재연은 <동물> 코너에서 A4용지 크기의 제법 큰 그림책 한권을 찾아서 돌아왔다. 재연은 그림책을 여성에게 건넸다. 초콜릿 색깔의 코카스파니엘이 목줄도 없이 산책로를 뛰어가는 표지의 그림책이었다.
“세상에.. 우리 초코..”
참아왔던 눈물이 후두둑 떨어지자, 여성은 그림책이 젖을 새라 얼른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냈다.
<엄마, 난 괜찮아요> 라는 제목을 바라보던 여인은 마치 자신의 반려견을 쓰다듬듯 책 표지를 조용히 손으로 쓸어내렸다.
“아, 정말 원하는 책은 다 빌릴 수 있는 거였네요. 진작 와볼걸 그랬나 봐요 매일 매일, 꿈에라도 한번 나타나주길... 꿈속에선 제발 엄마한테 말 한마디라도 해줬으면. 항상 마음 속으로 빌기만 했었거든요.”
“저희 도서관에 처음 방문해주셨으니 안내 드릴께요. 책 대여 기간은 공식적으로 2주일이에요. 그런데 저희 도서관 운영 종료일이 열흘 정도밖에 안 남아서요. 운영 종료일인 8월 31일까지만 반납해주시면 됩니다”
눈물이 그렁한 채, 그림책에서 눈을 못 떼던 여성은 그제서야 재연을 바라보았다.
“네, 너무 감사합니다. 참 제 이름은 김해숙이에요. 처음 방문했는데, 곧 운영 종료라니 너무 아쉽네요. 폐관 전에 꼭 다시 들릴께요. 그 때 또 다른 책을 빌려가도 되나요?”
“네. 물론이죠. 언제든지 다시 들려주세요.”
반려견 초코의 책을 받아든 여성은 도서관에 들어올 때보다 조금 더 밝은 표정으로 도서관 문을 나섰다.
이제 운영 종료일까지 남은 날짜는 딱 열흘이었다. 과연 열흘 안에 그 사람은 도서관을 찾아와 줄까? 정답 없는 복잡한 생각을 뒤로 한 채, 재연은 다시 덮어두었던 책을 읽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