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존책방 Apr 28. 2022

'열등감 남편'이 숨기고 싶은 감정

수치심

아내가 나를 무시하는 걸까?


아내의 작은 말 한마디에도 크게 화내며 반응하는 걸 보면 아내의 말이 진짜라서 그런 걸까? 결혼 후 내 열등감 폭탄은 수시로 펑펑 터졌다. 부부싸움의 주된 원인도 아내의 말을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내 '열등감' 때문이었다. 아내에게 "여보! 조금만 부드럽게 오해가 되지 않게 말해줘." 라고 말하자 아내가 말하길 "여보. 나도 처음엔 내가 공격적으로 말하는 줄 알았어. 근데 아니야. 다른 사람은 나에게 여보처럼 반응하지 않아. 여보가 그렇게 받아들이는 거야." 나는 왜 아내가 무시하거나 싫어한다고 생각할까? '김용태'의 <가짜 감정> 책에서 진짜 감정을 감추기 위해 가짜 감정인 '분노'로 표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김용태' <가짜 감정>


아내가 나를 인정해주지 않아서 속상한 마음은 감추고 '표면감정'인 분노로 표현했다. 존재적으로 반응한 이유는 뿌리 깊은 곳에 '수치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치심은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감정으로 자신이 어딘가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한다. '죄책감'이 어떤 행동에 대한 잘못을 했을 때 드는 감정이라면, '수치심'은 존재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존 브래드 쇼'가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에서 말하는 '내면아이' 개념은 아무도 내게 알려주지 않았던 내용이고, 내면아이의 핵심 감정 '수치심'은 나의 내면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해줬다.


"수치심은 내면에 혼란을 가져다주는 절망, 소외, 자기 회의, 고독, 외로움, 편집증과 정신분열증, 강박장애, 자아분열, 완벽주의, 뿌리 깊은 열등감, 자신을 부적 당감, 경계선 성격장애와 악성 나르시시즘을 일으키게 한다."  -절셴 카우프만-


수치심은 왜 생기는 걸까?


부모가 수치심이 내재돼 있는 경우 아이는 수치심을 학습한다. 아이는 부모가 어떤 태도와 눈빛으로 대하는지에 따라 자아를 인식한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분별할 수 없다. '브래드 쇼'의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책에서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 "네가 무엇을 원해도 괜찮아!" 실제로 부모에게 무엇을 요구할 때 내가 원하는 욕구가 잘못처럼 느껴졌다. 수치심이 있는 사람의 내면은 불행으로 가득차서 자신에 대해 형편없게 여기고 타인도 그렇게 대한다. 그동안 나는 수치심을 들키지 않으려고 아내에게 화내고, 자녀에게 내 상처를 전가했다.


수치심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게 한다. '나는 중요하지 않아. 나는 문제가 많아. 나는 할 수 없을거야!'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비하할 수밖에 없다. 수치심에 묶인 사람은 감정 조절을 하기도 전에 수치심에 사로 잡혀버린다. 의존적 관계를 맺게 되며 상대방은 지친다. 자신의 실제 속마음을 억압하며 감정은 점점 무감각해지고, 무감각은 강박과 중독을 쫓게 만든다. 중독에서 오는 쾌락만이 감정을 풍성하게 느끼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열등감과 불안을 달래려고 일, 관계, 섹스, 종교, 쇼핑 중독 등 일시적 만족을 쫓지만 수치심의 뿌리는 점점 깊어진다.

아내와 잘 살려면 수치심을 치유해야 한다.


화를 버럭 내고 금방 미안해져서 아내 눈치를 본다. '화내지 말걸. 그렇게 화가날 일이 아닌데.' 이 반복을 끊으려면 수치심을 치유해야 한다. 그동안 생존을 위해 부모에게 맞추느라 나를 포기했다면 이제는 나를 책임지고 사랑해야 한다. 나를 사랑한다는 뜻은 괜찮을 때 인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감추고 싶은 추한 모습까지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자신이 느끼는 내면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책임지기로 결정하면 내면 아이가 성장과정에서 어떤 감정과 욕구가 억압되었는지 기억이 떠오른다. 아직 풀어지지 않은 과거의 고통스러운 일을 감정적으로 재경험하면 치유가 일어난다. 내면아이 재양육은 입양과 같다. 5살 아이를 입양하면 먼저 아이가 좋아하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아이의 마음의 속도에 맞춰서 부모 역할을 제공해야 한다. '내면이 자라면 아내와 잘 지낼 수 있겠지?'


[생존책방의 셀프 치유 TIP] :

1.나를 사랑하기로 선택하기
2.고통의 감정 인식하고 수용하기
3.감정적 재발견과 애도하기
4.내면아이에게 부모역할하며 재양육하기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을 변화시켜준 '아내의 태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