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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짓는남자 Feb 25. 2019

직장생활 최대 불가사의

몇 년 전 직장생활 7대 불가사의란 글이 인터넷에서 크게 화자 되었다. 내용은 이렇다.




직장인이라면 자조 섞인 이 글에 공감할 것이다. 7가지 모두 공감되지만, 나는 특히 두 번째 ‘할 줄 안다고 하면 내 일이 된다’와 세 번째 ‘아이디어 내면 내 일이 된다’가 공감된다.

회사에서는 나서면 정말 내 일이 된다. 할 줄 안다고 하면 내가 해야 한다. 업무는 말할 것도 없고, 잡무도 마찬가지다. 나도 컴퓨터를 다룰 줄 안다. 윈도우 설치, 포맷, 파티션 나누기 등 기본적인 건 다 한다. 할 줄 알지만, 회사에서는 모른 척한다. 할 줄 안다고 말하는 순간, 자칫 전 직원의 컴퓨터를 관리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 일하기도 바쁜데, 전 직원 컴퓨터 관리를 하면 내 일에 지장이 생기니 그럴 수는 없다! 그래서 난 철저히 컴맹으로 지낸다.




할 줄 안다고 하면 혹은 아이디어를 내면 왜 내 일이 될까? 할 줄 아는 것뿐인데, 분명히 더 잘할 수 있는 직원이 있을 텐데 왜 곧장 일이 내게로 오냔 말이다! 아이디어도 그렇다. 회사가 잘 되게 하려고 아이디어를 냈는데,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아이디어가 바탕이 된 업무 진행까지 왜 내가 책임져야 하지? 나는 화두만 던졌을 뿐이라고! 직원들이 함께 상의해서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일거리가 된 그 아이디어를 잘 처리할 수 사람을 선택해서 그 사람에게 맡겨야지! 밑도 끝도 없이 나한테 맡기다니, 시킬 사람이 그렇게 없나? 그렇다면 문제다 문제.

할 줄 안다고 하니 나한테 일을 맡기면, 아이디어를 내니 나한테 일을 맡기면 절대 할 줄 안다고 말하기 싫다. 아이디어를 내고 싶지 않다. 책임지기 싫으니까. 업무 과중은 피하고 싶으니까. 안 그래도 일이 많은데, 또 다른 일을 맡으면 정말 귀찮다! 게다가 만에 하나 그렇게 일을 떠맡았다가 결과가 좋지 않으면, 생각도 하기 싫다. 욕이란 욕은 다 먹고 무능한 직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당연히 할 줄 안다고 안 하지. 아이디어를 낼 수가 없다. 그런 부서, 그런 회사는 발전할 수가 없다. 그런 사내 분위기가 형성된 회사는 스스로 발전을 막는 셈이다.




할 줄 안다고 하니 내 일이 된다? 아이디어를 내니 내 일이 된다? 할 줄 안다고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이디어를 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서로 눈치 보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시킬 때 시키더라도 책임 전가는 하지 말아야 한다. 일을 나한테 맡기는 거야 이해할 수 있다. 내가 할 줄 아니까, 내가 아이디어를 냈으니 내가 가장 명확하게 구체화하고, 잘할 수도 있으니까. 일을 시키는 것까지는 좋다. 그다음이 문제다. 일하는 동안에는 힘내라고 응원해 주고,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책임 추궁은 하지 말아야 한다. 고생했다고 다독여 주어야 직원들은 또 다른 아이디어를 쏟아낸다. 분위기가 그러면 일을 맡게 되어도 불평하지 않고 기꺼이 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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