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결혼 생활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책임과 마주합니다. 특히 결혼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경제 활동, 집안일, 육아 등 감당해야 할 몫은 때로 버겁게 느껴지곤 합니다. 이 모든 '일'들이 우리를 지치게 하고, 스트레스를 안겨준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어느 한 사람에게 일이 편중되면 육체적인 피로와 스트레스는 당연히 커집니다. 서로 나누어 짊어지면 무게가 줄어들어 훨씬 덜 힘들겠지요. 그러나 아무리 몸이 고되고 신경이 곤두서도, 그것 자체로 결혼 생활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힘들어진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보다 훨씬 더 깊고 근원적인 고통은 무엇 때문에 생기는 걸까요? 과연 우리를 그토록 힘들게 하는 것은, 정말 그저 '일' 때문일까요?
(아래는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직장인인 아내 지혜는 퇴근 후에도 쉴 틈이 없었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저녁 준비를 하고, 아이 숙제를 봐주고, 잠시도 앉을 틈 없이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몸은 천근만근이었지만, 이 모든 것이 행복한 가정을 위한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밤, 모든 일을 마치고 거실 소파에 앉은 지혜는 남편 민수가 자신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무심히 TV만 보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서늘해졌습니다. "나 오늘 정말 힘들었다"라고 말해보았지만, 민수는 "응, 수고했어"라는 건조한 대답만 할 뿐, 그녀에게 다가오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지혜는 생각했습니다. '내 고통은 보이지 않는 건가?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도 나에게는 관심이 없는 걸까?' 온종일 힘들게 일하고 집안일을 했지만, 그녀를 정말 힘들게 한 것은 육체적인 피로가 아니었습니다. 배우자의 삶 속에 자신이 아무런 자리가 없다고 느껴지는 '존재감 낮은', 그녀의 위치였습니다. 이것은 그녀의 마음을 짓누르는 가장 큰 고통이었습니다. 피곤함은 잠시 쉬면 가시겠지만, 마음속의 빈자리는 좀처럼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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