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받은 만큼 일하고, 아마추어는 받은 것보다 일을 못하거나 더 일을 한다.
- 허지원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출처 : 팟캐스트 <김하나의 측면돌파> 61-1(어법에 맞게 문장 수정함).
그동안 나는 능력 있는 직장인(이하 프로 직장인)은 받은 것보다 더 일하고, 능력 없는 직장인(이하 아마추어 직장인)은 받은 것보다 일을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다르게 생각한다. 허지원 교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공감한다.
프로 직장인과 아마추어 직장인은 연봉이 다르다. 전자는 연봉이 높고, 후자는 낮다. 연봉이 차이 나는 결정적인 이유는 실력이다. 실력대로 연봉을 받는다. 프로 직장인은 받는 급여만큼 실력을 갖추고 있고, 급여만큼 성과를 낸다. 아마추어 직장인은 급여와 비슷한 실력 혹은 급여보다 못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실력이 그러니 당연히 성과도 실력만큼 낸다.
프로 운동선수를 보면 이해하기 쉽다. 프로 야구 선수를 예로 들어보면, 프로 야구계는 실력이 손꼽히는 선수들만 모인 곳이다. 프로 야구 선수들은 우리나라 전체 야구계에서 날고 기는 선수들이다. 그들의 실력은 객관적으로 검증되고, 입증됐다. 하지만 발군의 실력자들이 모인 프로 야구계에서도 레벨이 있다. 프로 야구 선수들의 실력은 똑같지 않다. 실력이 뛰어난 그들 가운데에도 더 뛰어난 실력을 선수가 존재한다. 그 실력은 연봉으로 확인할 수 있다.
프로 야구 평균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있다. 그들은 실력자들 가운데서도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고, 실력이 출중하기에 놀랄 만큼의 연봉을 받는 것이다. 그들은 연봉만큼의 실력을 확실히 보여준다. 그만큼의 성적을 낸다. 반면 그보다 연봉이 적은 선수들은 딱 그만큼만 실력을 발휘한다. 개중에는 실력이 저평가된 선수들도 있지만, 대개 연봉과 실력은 비례한다. 더 많은 연봉을 받으려 하는 선수들은 실력을 키워 연봉을 올려 재계약하거나 타 구단으로 이적할 때 몸값을 높여간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 회사에서 연봉 협상을 잘하거나 이직할 때마다 연봉을 높여가는 직장인들은 그만큼의 실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프로 직장인은 받은 만큼 일한다. 더 하지도 않고, 덜 하지도 않는다. 연봉만큼만 일한다. 열심히 하는 것 같지 않은 데도 업무상 큰 성과를 낸다. 그들은 연봉을 더 많이 받고 싶으면 그만큼 실력을 높이고, 성과를 낸다. 실력만큼의 연봉을 요구하고, 연봉을 올려 받는다.
반면 아마추어 직장인들은 연봉협상을 잘하지 못한다. 그들은 연봉협상을 할 때 자신감이 없다. 소극적이다. 실력을 늘리지 못했고, 성과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직장인들은 열심히 일한다. 하지만 성과를 별로 내지 못한다. 그들은 열심히 일하지만,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 그들은 죽어라 일할 뿐이다. 일한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해서 지치고, 연봉협상 때 연봉을 별로 올려받지 못해서 실망한다.
프로 직장인이 될 것인가? 아마추어 직장인이 될 것인가? 당연히 누구든 프로 직장인이 되고 싶어 할 것이다. 직장에서 인정받고 싶고, 연봉도 많이 받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모두가 프로 직장인이 되고 싶어 하지만만, 아무나 그리되지 못한다. 왜 그럴까? 프로 직장인이 될 만큼 노력하지 않고, 똑같이 노력해도 사람마다 집중력과 생산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부와 같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무조건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하지 않는다. 적은 시간을 공부하더라도 집중해서 한다. 그들은 공부하는 동안에는 다른 데 정신 팔리지 않는다.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한다. 그만큼 많이 외우고, 깊이 이해한다. 적은 시간을 공부해도 그런데 공부 시간이 많으면 그만큼 생산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공부 생산성이 높으니 결과도 좋을 수밖에 없다.
프로 직장인이 프로인 이유는 일을 잘하기 때문이다. 그는 일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실력을 갖췄다. 그는 실력만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노력도 한다. 일을 잘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프로 직장인은 업무 지시를 받으면 업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빈틈없이 처리한다. 그는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과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정확히 알고, 그 방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다. 일할 때 일에만 몰두한다. 또한 프로 직장인은 부지런하다.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안다. 그는 자신의 업무 역량 중 무엇이 부족한지 정확히 인식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 무엇을 더 알아야 하는지 분명히 파악하고, 배운다. 거저 프로 직장인이 된 게 아니다.
프로 직장은 아무나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만큼 노력해야 하고, 영민해야 한다. 프로 직장인이 되려면 머리를 끊임없이 써야 한다. 프로 직장인은 몸이 부지런한 게 아니다. 머리가 부지런하다. 아무 생각 없이 일하지 않는다. 일하는 동안 효율적으로 일하는 법을 계속 궁리한다. 머리가 부지런하기에 일을 잘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아마추어 직장인은 머리가 부지런하지 않다. 몸만 부지런하다. 실력이 부족한 대신 열심히 일한다. 하지만 맡은 일을 죽어라 하기만 할 뿐, 머리를 쓰지 않는다. 생각하며 일하는 게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일한다. 그렇기에 아마추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프로 직장인이 될 것인가? 아마추어 직장인이 될 것인가? 그것은 각자 선택과 노력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