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생짓는남자 Jun 04. 2019

직장생활이 불안한 이유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에 직장을 다니면 도둑놈)라는 신조어가 현재 대한민국 상황을 대변하듯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졌다. 공무원이 아니고서야 한 직장에서 정년까지 있기 힘들다.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정년은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직장에 다니면서도 불안을 느낀다. 언제 잘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20대 때에는 그런 불안감이 덜할지 모른다. 잘리면 다른 회사로 옮기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취업 자체가 쉽지 않고, 이직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이로 인해 다소 여유가 있다. 하지만 30세가 넘어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나이 때문에 재취업도 이직도 쉽지 않다. 앞날이 불투명하니 평범한 직장인들은 매일 출근하면서도 앞날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특히 30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가면 불안은 더 커진다.

국내 자산 1위 기업에 다니는 친구가 언젠가 한 말이 있다. 예전에 그 회사에 다니던, 직장 선배들은 45세까지는 별걱정 없이 다녔다고 한다. 45세가 될 때까지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퇴사를 했다고 한다. 퇴사해도 이직이 쉬워서 아무 걱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모셔 가려고 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40세만 돼도 자진 퇴사하는 분위기란다. 그 이상 있으려면 있을 수 있지만, 임원 진급이 되지 않는 한 눈치 보며 버텨야 한다고 한다. 퇴사하고 나면? 다른 회사에서 모셔 가기는커녕 연봉을 꽤 많이 주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뽑는 걸 꺼린단다. 물론 그 회사에 다니는 사람 중에서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이직 상황은 다를 것이다. 어쨌든, 그 회사뿐만이랴. 어느 회사에 다니든 40세에 가까워지면 슬슬 미래를 걱정하게 된다.




30~40대 직장인만 불안한 건 아니다. 20대라고 해서 천하태평하지만은 않다. 20대 직장인은 당장 정년에 대한 불안을 겪지는 않아도, 다른 문제로 불안을 겪는다.

사람은 비록 현재는 힘들어도 꿈이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서 행복하기는 어렵다. 현재 대한민국 20대는 꿈을 잃어가고 있다. 정부나 정책이 바뀌어도 청년 실업이라는 난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어렵사리 취업해도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0대는 돈 몇 푼을 갈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꿈과 희망을 갈구한다. 꿈과 미래에 대한 희망만 있다면 20대는 당장의 어려움을 참는다. 꿈과 희망이 있다면, 쥐꼬리만 한 연봉이나 잦은 야근도 참을 수 있다. 미래가 보인다면 직장에서 그 어떤 어려움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 꿈과 희망이 있다면 누가 말려도 미친 듯이 일할 것이다. 직장에서 아무런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으니 답답할 뿐이다. 때문에 워커 홀릭이 지양하고, 워라벨을 추구한다. 개인 삶에 좀 더 집중한다.




대한민국 직장인의 장래는 그리 밝지 않다. 현재 다니는 직장이 평생직장이 될 수 없고, 미래가 불안정하기에 많은 직장인이 미래를 준비한다. 다가올 현재를 대비해서 자격증을 취득하려 한다. 알바콜과 온라인 설문조사 플랫폼 두잇서베이가 공동으로 성인남녀 4294명에게 설문조사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5%가 공부라고 할 만한 것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공부하는 이유로 '자기계발을 위해서(34%)'라는 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어찌 보면 자기계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버렸다. 자기계발은 직장에서의 불투명한 미래를 위한 대비이다.

직장은 더 이상 삶을 위한 기반이나 터전이 아니다. 인생에서 잠시 거쳐 가는 곳일 뿐이다. 누구도 한 직장에 오래 머물려하지 않는다. 오래 머물 수 없을뿐더러 오래 머문다고 해서 연봉이나 처우 등이 나아지지 않기 때문에 오래 머물 필요가 없다.

직장은 이제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일시적으로 딛고 서 있는 디딤돌일 뿐이다. 직장이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으니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만이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미래를 준비해야만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견딜 수 있다. 미래를 위한 준비를 마칠 때까지만 버티면 되니 마음이 다소 가볍다.

미래를 만들어 가지 않는 직장인은 계속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 잘리면 어쩌나 걱정하게 된다. 과중한 업무나 인간관계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도 억지로 견딜 수밖에 없다. 오갈 데가 없고, 지금 다니는 직장을 나가서 딱히 할 게 없으니까. 그래서 억지로 견디고 견딘다. 그러다 한계점에 다다르면 지치고, 나가떨어진다.




사실 직장생활이 불안한 이유는 정년이 보장되지 않아서가 아니다. 냉정하게 보면, 직장인들이 직장생활에 불안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지 않아서다. 상황과 환경이 변했다. 상황과 환경이 변했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미래가 좋은 쪽으로 열리길 기대하는 게으름과 욕심 때문에 불안이 찾아오는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자는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끼니까. 자신이 원하는 대로 미래가 열릴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으니까. 물론 직장에 다니며 미래를 준비를 하는 게 쉽지는 않다. 결혼하고, 애를 낳으면 더욱 그렇다. 또한 사람마다 체력과 의지의 한계치가 다르다. 모두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상황이 우리를 기다려 주거나 봐주지는 않는다. 불안에서 벗어나려면, 미래를 지배하려면 상황을 어떻게든 뛰어넘어야 한다.

누구도 직장생활의 불안을 덜어줄 수 없다. 덜어주지도 않는다. 불안을 감당하는 것은 오롯이 각자 몫이다. 그러니 계속 불안에 시달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미래를 만들어 가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늦은 때란 없다. 시작이 반이다. 무엇이든 시작하는 게 가장 어려우니 일단 시작하자. 시작했으면 포기하지 말자. 그러면 끝을 볼 수 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자. 하고 싶은 게 없으면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자. 잘할 수 있는 것도 없으면, 무엇이든 해보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걸로 끝이다. 무엇이든 일단 시작하면 처음에는 방향이 잡히지 않겠지만 꾸준히만 하면 서서히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이 잡힐 것이다. 미래가 만들어지길 기다리지 말자. 미래를 만들자. 준비한 자만이 원하는 미래를 얻을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직원은 가족이 아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