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뇌의 반응을 끌어내는 양 극단의 방법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9. 훅, 슬로싱킹 part 1

by Book끄적쟁이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9. 훅, 슬로싱킹 (평생학습 4부작 네 번째) part 1

(연관성이 있는 2권 이상의 책을 엮어 사유의 폭을 확장하는 이야깃거리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1등 식품 딸기에 설탕을 뿌리면...


딸기는 비타민 C의 왕이다. 레몬의 2배나 들어 있다. 게다가 몸의 손상을 줄여주는 항산화, 감기예방, 스트레스해소, 피부미용에도 좋다. 특히 혈액을 조절하는 칼륨, 빈혈에 좋은 철분이 많아 여성들의 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는 식품이다. 이러한 풍부한 영양소와 장점 덕분에 미국 대학에서 개발한 '식품 영양소 통합점수'에서 당당히 100점 만점을 받았다.

식품영양소 통합점수 예시.jpg 새로운 영양소 프로파일링 시스템, 식품 점수 예시 /출처=메디컬엑스프레스 ⓒ케미컬뉴스 CG


이러한 딸기는 깨끗이 씻어서 생으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여기에 설탕을 첨가해서 먹으면 어떨까. 맞다. 지금 바로 머릿속에 떠오른 그 음식, 특유의 달콤한 맛 때문이든 호기심에서든 당신도 한 번쯤 먹어본 딸기 탕후루처럼 말이다. 우선 몸에 나쁜 '단순 당'의 과다 섭취문제는 제쳐두더라도, 설탕은 딸기의 유기산과 비타민 B1 같은 영양소를 파괴한다. 대체 당류, 물엿을 넣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위의 그래프에서 보듯, 최고의 음식이 최악의 음식으로 돌변하는 것이다.

생딸기.jpg
딸기 탕후루.jpg
100점짜리 음식과 1점짜리 음식(재료가 같다는 건 안비밀~)


우리 머릿속에도 설탕이 뿌려지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선호도'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하는 행동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하고 싶어 하는 행동은 '영화 같이 멋진 영상을 제작하여 공유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하는 행동은 '멋진 인플루언서가 30초 동안 춤추는 모습을 반복 감상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다. 딸기 탕후루 같은 초가공식품을 자기도 모르게 집어삼키듯이, 스크린에 몇 가지 코드를 띄운 것에 지나지 않은 앱들이 우리의 시선을 스크린에 고정되게 만들고 있다. 알게 모르게 우리의 머릿속에도 '설탕'이 뿌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술, 담배의 중독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한번 열면 멈출 수 없어! (자동성)


출처: 프링글스 광고
프링글스 감자칩을 딱 한 개만 먹어본 적 있는가? 한 개만 먹는 것은 사실상 고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단 통을 열어 한 입 먹고 나면 이를 멈추지 못한다. - '퓨처셀프' 중에서


인간은 의식적인 노력 없이 일을 수행하는 능력인 자동성을 개발하려는 성향이 있다. 어떤 결정이 과거에 효과적이었고, 그래서 이번에도 좋은 선택이 될 거라고 판단하면 그 행동은 하나의 습관으로 굳어진다. 자동 조종 장치가 켜지면 그때부터 자신의 행동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매일 반복하는 행위들을 자동적으로 한다. 우리가 신발 끈을 묶고 운전을 하면서 다른 일도 하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것은 바로 이런 자동성 때문이다. 보통은 이런 자동화 모드를 작동시키는 '트리거'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탕후루나 감자칩을 한 개를 입에 넣거나, 아침에 일어나서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행동 같은 것이다. 자동화 모드에선 일단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인생에서 가치 있는 것은 모두 오르막이다 (의도적인 연습)

인생에서 가치 있는 것은 모두 오르막이다. 문제는 사람들 대부분의 꿈은 오르막인데, 습관은 내리막이라는 사실이다. - 존 고든, 동기부여 전문가

힘든 오르막보다 쉬운 내리막을 가려는 성향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다. 우리가 가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매일 반복적으로 하는 일에서는 자동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술이나 배움 등에서 자동성이 나타나면 그동안 익힌 것들이 정체기를 겪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퇴보한다. 성장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의도적인 연습은 습관이나 자동성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목표를 향한 의식적인 노력과 주의가 필요하다. 습관이나 안전지대를 벗어나 자신이 바라는 미래의 나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과제와 목표 달성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때 도전 과제의 수준은 '도저히 못 할 것 같았지만, 혼신의 노력을 다한 끝에 마침내 해냈다' 정도가 적당하다. 문제 하나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다 보면 근성과 인내심이 커지고. 자신의 한계를 깨나가면서 성장하게 된다.


훅 모델과 슬로싱킹


위에서 말한 것처럼 자동화가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적절한 자동화는 필요하다. 신발끈 예쁘게 묶느라 아침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 필수불가결한 자동화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 '훅(Hook) 모델'이다. 중독성 있는 노래 후렴구처럼 당신을 비롯한 '콘텐츠 소비자'를 낚아서 좋은 습관 형성을 유도할 수 있다. 반대편의 의도적 연습에 효과적인 것은 '슬로싱킹' 방식이다. 슬로싱킹은 생각할 때 스트레스 없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되, 집중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한순간도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자세로 생각의 끈을 붙들고 있는 방식이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훅 모델'과 '슬로싱킹'에 대해 각각 좀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2부에서 계속)


오늘 읽은 책 한쪽이

내일의 나를 만듭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영화로 맛보는 물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