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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끄적쟁이 Oct 12. 2023

영화로 맛보는 물리학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8. 물고기 존재않음, 보이는 세상은 4부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8.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4부

(연관성이 있는 2권 이상의 책을 엮어 사유의 폭을 확장하는 이야깃거리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현대 물리학의 두 기둥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은 20세기의 위대한 두 가지 발견이다. 컴퓨터, 스마트폰을 비롯한 현대 문명의 위대한 성취는 모두 이 두 이론에서 비롯되었다. 이렇게 큰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둘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루고 있는 데다, 절대적으로 믿고 있던 진리가, 사실은 진리가 아니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상대성이론에서는 공간과 시간에 대하여, 양자이론에서는 물질과 에너지에 대한 우리 상식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오늘은 영화 속 관련 장면을 통해 현대 물리학의 핵심을 사~알짝 맛보도록 하자.


특수상대성 이론


<엑스맨: 아포칼립스>에는 초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는 '퀵실버'라는 영웅이 있다. 건물 폭파로 전원이 사망할 수 있는 1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수십 명을 전부 구하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다. 물리적 세상과 따로 노는 듯한 이러한 일은 도대체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출처: 영화 <엑스맨: 아포칼립스>

우리가 말하는 속도란 상대적 개념이다. 애초에 물체 자체가 갖는 속도라는 건 없다. 속도라고 하는 것은 한 물체가 다른 물체에 대해 갖는 속도일 뿐이다. 영화 속 장면을 보게 되면 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묘사한다. 일반인 입장에서 초고속이라는 것은, 반대로 퀵실버 입장에서 보면 시간이 멈춘 듯 모든 게 느리게 보이는 것이다.

시간이 느리게 가고

길이가 축소되어 보이고

운동량이 증가되어 보인다.

속도는 시간과 공간에 함께 영향을 준다. 즉, 속도에 의해 시공이 동시에 변하는 것이다.(시간=공간)


일반상대성 이론


<인터스텔라>에는 황폐한 지구를 대체할 인류의 터전 후보지 중 고 중력 행성 '밀러'가 나온다. 쿠퍼 일행이 탐사를 떠나는 동안, 멤버 중 1명인 로밀리는 우주선 관리를 위해 남는다. 잠시 후, 쿠퍼 일행은 밀러 행성의 거대 파도로 인한 사고 때문에 고작(?) 3시간 정도만 머문 후 우주선으로 복귀한다. 잉? 그런데 우주선에서 다시 만난 로밀리의 얼굴은 매우 삭아 보인다. 쿠퍼 일행이 이유를 물으니 우주선 시계 기준으론 23년이 지났다고 한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출처: 영화 <인터스텔라>


중력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이다. 그런데 어떻게 중간에 아무것 없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들을 끌어당길까. 앞서 패러데이와 맥스웰에 의해 전기와 자기를 띤 물체는 공간에 퍼져있는 보이지 않는 '장(field, 場)'이라는 실체에 의해 서로 밀거나 당기면서 작용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전기장과 자기장이 전기력과 자기력을 '나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태양과 지구 혹은 지구와 낙하하는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도 어떤 '장'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 분명하다. 이때 이 '장'을 '중력장(重力場, 영어: gravitational field)'이라고 한다. 뉴턴이 말하던 '중력이 작용하는 공간'이 바로 중력장이다. 만약 중력장과 전자기장의 작동 원리가 동일하다면, 공간은 더 이상 물질과 다르지 않다. 공간이 더 이상 단순 배경이 아니라 물결치고 유동하고 휘고 비틀리는 '실재하는 물질' 그 자체인 것이다.


공간이 물질이라면, 우리가 힘을 가해 숟가락을 구부리듯이 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큰 힘을 가하면 크게 휠 것이고, 작은 힘을 가하면 조금만 휠 것이다. 지구처럼 덩치(질량)가 큰 것은 공간에 큰 힘을 가해 더 많이 휘게 만들고 달처럼 덩치(질량)가 작은 것은 공간에 작은 힘을 가해 더 적게 휘게 만든다. 그러면 지구와 달 사이의 공간이 일종의 깔때기 모양과 비슷해진다.

출처: 책 '모든 순간 물리학(카를로 로벨리)'
깔때기 속에서 구슬이 회전하는 것은 깔때기의 중심에서 무슨 신비로운 힘이 발휘되기 때문이 아니라, 깔때기 벽이 구부러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돌고, 물체들이 낙하하는 것도, 그 주위 공간이 구부러져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정리해 보면,

시간은 공간과 같은 물리량이다. (시간 = 공간)

질량을 가진 물질은 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다. (에너지 = 물질)

질량이 있는 물질 주변의 공간이 휘어진다. (물질 = 공간)


중요한 건, 이때 휘는 것이 공간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간도 같이 휜다. 시간이 휜다는 것은 느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움푹 패이는 만큼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느려지는 것이다. 결국 무거운 질량 때문에 매우 많이 휘어 고 중력이 작용하는 밀러 행성에서의 1시간은 우주선 시간 약 8년과 맞먹게 된 것이다.


양자역학


<앤트맨과 와스프>에는 신체 크기를 자유자재로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앤트맨이 등장한다. 그는 거대한 크기로 물속에서 등장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하고, 악당들을 추적하기 위해 아주 작은 크기가 되어 곤충을 탈것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신체 크기가 고무줄처럼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출처: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모든 것은 원자로, 즉 서로 조금 떨어져 있을 때에는 끌어당기지만 서로 압착되면 밀쳐내면서 영구 운동을 하며 돌아다니는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 리처드 파인만 (모든 과학 지식이 사라지고, 딱 한 문장만을 후손에 전해줄 수 있다면 남기고 싶은 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매우 작은 세계인 미시 세계가 있는데, 그곳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원자의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 탁구공을 생각해 보자. 탁구공도 원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탁구공을 지구 크기만큼 확대시키면 그제야 원자 크기가 탁구공만 해진다. 그만큼 작으니 우리 눈에 안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현대에 들어서 원자의 속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는데,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는 걸 발견했다. 이 원자핵과 전자의 크기는 또 얼마나 작을까. 얼마 전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땄던 축구경기장을 생각해 보자. 원자가 축구경기장만 하다면, 원자핵은 축구공, 전자는 경기장에 떠다니는 먼지 크기 정도이다. 결국,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의 대부분은 텅 비어있다는 의미이다.


만약 이 원자핵과 전자 사이의 텅 빈 공간을 마음대로 줄였다가 늘릴 수 있다면, 원자 자체의 크기를 줄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물질의 크기까지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놀라운 일이 가능한 입자(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을 가진 작은 물체, 원자도 입자에 포함)를 행크 핌 박사가 만들었고핌 입자를 적용한 슈트를 통해, 앤트맨은 자신의 몸을 자유자재로 작거나 크게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참고 1: 원자보다 더 작은 입자인 전자, 양성자, 중성자, 광자 등을 통틀어 '양자(量子, quantum)'라고 한다. 이들 양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연구하는 학문이 '양자역학'이다.


*참고 2: 특수, 일반상대성 이론 관련 내용은 steemit의 '물리학도가 들려주는 인터스텔라를 더 재밌게 보기 위한 18가지 이야기'를 참고로 하였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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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 한쪽이

내일의 나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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