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9. 훅, 슬로싱킹 part 2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9. 훅, 슬로싱킹 (평생학습 4부작 네 번째) part 2
(연관성이 있는 2권 이상의 책을 엮어 사유의 폭을 확장하는 이야깃거리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커버 출처: 그리구라
훅 1단계 트리거: 행동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트리거'는 엔진의 점화 플러그 역할을 한다. 트리거는 크게 '내부 트리거'와 '외부 트리거'로 나뉜다.
이런 날강두 같으니라고!
한때 대한민국에 이런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세계최고의 축구스타 중 한 명인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를 '날강도'라고 비하하는 말이다. 그가 국민밉상이 된 이유는 2019년 7월 26일 K리그 올스타 VS 유벤투스 경기에서 벌어진 사건 때문이다. 당시는 메시와 함께 '신계' 플레이어로 불리며 축구계를 호령하던 시기라 '최고 수준의 플레이를 직접 보고 싶다'는 '내부 트리거'를 가진 축구팬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이들에게 호날두의 방한은 강력한 '외부 트리거'로 작용하여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초청경기 입장권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호날두 플레이 감상'이 비싼 가격을 정당화시킨 셈이다.
문제는 호날두가 90분 간 경기를 '감상'만 했다는 점이다. 사전 팬사인회를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며 불참했고, 계약서 상에 45분 간 출전하는 조항을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팬들과의 약속을 저버렸다. 팬들을 끌어모았던 '트리거'가 희대의 '어그로'가 되어버린 것이다. 어그로는 사용자를 폭발적으로 모으는 것까지는 가능하지만, 지속적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입소문(관계 트리거)'을 최악으로 만들기 때문에 최대한 피해야 한다.
훅 1단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질문 2가지
1. 사용자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의 제품이 줄여주고 있는 사용자의 고통은 무엇인가?(내부 트리거)
2. 사용자가 당신의 서비스를 찾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외부 트리거)
훅 2단계 행동: 트리거 단계의 다음은 '행동'이다. 여기서 보상을 기대하고 하는 행동을 말한다.
처음 서비스를 개시할 때부터 구글의 깨끗하고 단순한 홈페이지는 검색활동과 연관된 결과를 띄우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왔다. 이후에도 구글은 사소한 것이라도 사용자의 검색 활동에 방해가 되는 것은 모두 제거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며 검색 엔진을 계속 개선했다. 이제는 자동으로 스펠링이 수정되고, 부분 질문을 바탕으로 예상 결과들을 제시하고, 사용자가 검색 내용을 입력하는 동안에도 검색 결과들이 화면에 나타나는 기능들을 제공한다.
한마디로 구글은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은 사용자'의 두통을 '쉽고 빠르게 해결해 주는 진통제'이다. 투자자들은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인 비타민'보다는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눈앞의 요구를 당장 충족시키는 '진통제' 같은 제품에 투자하고 싶어 한다. 당신이 팔고자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비타민인가, 진통제인가?
훅 2단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질문 1가지
1. 사용자가 보상을 기대하며 취하는 가장 간단한 행동은 무엇이고, 이것을 좀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해 당신은 어떤 식으로 제품을 단순화할 수 있는가?(행동)
훅 3단계 가변적 보상: 보상을 기대하면 두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분비량이 급증한다고 한다. 여기에 가변성을 추가하면 그 효과가 몇 배로 증대되면서 뭔가에 집중하는 상태에 빠진다.
영어로 랜덤박스, 일본어로 가챠로 불리는 확률형 아이템(가변적 보상)으로 무장한 리니지 M은 전국의 '린저씨'들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갔다. 랜덤으로 장비의 재료를 뽑고, 그 재료를 모아서 또 랜덤으로 장비를 만드는 방식은 가변성의 끝판왕 '도파민 분비 게임'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그 가변적 보상이 주는 효과는 어땠을까? 출시 이후 12일 만에 누적 가입자 700만 명 돌파, 2주 만에 누적 매출 1000억 원, 거기다 일매출 130억이라는 신기록까지 세웠다(역대 국내 모바일 게임 중 최고 수치). 우리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은 보상 자체에서 느끼는 기분이 아니라 어떤 보상이 나올지에 대한 '두근두근 기대 심리'이다. 그다음 벌어질 상황을 쉽게 알 수 있게 되면 더 이상 흥분이나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계속 사용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선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훅 3단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질문 1가지
1. 사용자는 당신이 제공하는 보상에 만족하는가, 아니면 여전히 더 많은 것을 갈망하는가?(가변적 보상)
훅 4단계 투자: 여기서 하는 투자는 사용자의 금전적 지출이 아니라 다음번에 경험하게 될 서비스의 수준을 더욱 높이는 일이다.
인간의 뇌는 자꾸 예전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강하여 오래된 습관일수록 거의 변하지 않는다(선점 효과). 그런 오랜 습관과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태도는 현재 행동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매몰비용 효과).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추가로 저장할수록 향후 재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용자가 쏟아붓는 투자 활동이 증가할수록 다른 제품으로 옮기는 일은 그만큼 더 힘들어진다. 자신이 시간과 정성을 들인 제품은 다른 제품과 비교해 더 나은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이케아 효과).
이러한 투자는 일정량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변적 보상 제공 후에 사용자에게 요구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팔로워를 늘린다든지(종족 보상), 스크롤을 내리며 유용한 정보를 찾고(수렵 보상),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좋아요'를 받는(자아 보상) 등 적절한 보상은 사용자가 해당 SNS에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게 만든다. 특정 이메일 서비스, SNS, 사진 공유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사용자는 다른 경쟁 업체로 전환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다(네트워크 효과).
사용자들이 약간의 정보를 입력하도록 유도할 수만 있다면 그들이 사이트를 다시 방문할 가능성은 아주 높아진다. - 링크드인 제품 담당 임원 조시 엘먼
훅 4단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질문 1가지
1. 사용자가 당신의 제품에 투자하는 '약간의 노력'은 무엇인가? 당신은 거기에서 다음 트리거를 마련했는가? 그리고 사용할수록 당신의 제품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주는 저장된 가치는 무엇인가?
훅 모델에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모두 내재되어 있다.
사용하기에 따라 '좋은 사용자 습관'을 만들 수도 있고, '잠재적 중독 사회'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각자도생의 시대,
글과 영상 등의 제품과 서비스를 팔기 위해 남을 설득하고, 누군가가 만든 제품에 교묘히 중독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훅 모델'을 확실히 익혀 둘 필요가 있다.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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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 한쪽이
내일의 나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