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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끄적쟁이 Mar 12. 2023

돈이란 무엇인가?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0. 당신 투자 심플했으면, 돈의 규칙 1부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0. 당신의 투자가 심플했으면 좋겠습니다, 돈의 규칙 1부

(연관성이 있는 2권 이상의 책을 엮어 사유의 폭을 확장하는 이야깃거리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돈이 세상에 나오던 날


아주 오랜 옛날 사람들은 음식물을 구하기 위해 사냥을 하고 채집을 했다. 그 이후에는 농사를 통해 먹을 것을 구했다. 이러한 행위를 보다 쉽게 하기 위해 창이나 활, 쟁기, 낫 등의 도구가 필요했는데, 이 모든 것을 만드는데 필요한 것은 개인의 '시간과 노력'이었다.


시간 + 노력 = 결과물(가치)


시간이 갈수록 결과물은 쌓여나갔다. '시간과 노력'이 축적된 만큼 도구들은 개량되었고, 발달한 도구를 통해 얻어지는 음식물의 양도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필요 이상의 '잉여물(가치)'이 생겨났다. 이 잉여물은 나에게는 필요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가치물'이기 때문에 '원하는 것과 교환할 수 있는 능력'이 될 수 있었다. 거래가 성립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목수라면 남는 나무 작살로 어부가 가진 여유 물고기와 교환하면 된다. 물물교환의 탄생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교환할 수 있는 능력' 줄여서, '구매력'

결과물A = 결과물B


이런 물물교환에는 여러 가지 큰 단점들이 존재했다.

1) 서로 원하는 것이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거래불가

2) 오래 보관이 어려운 물건(생선이나 과일)은 거래가 어려움

3) 조건이 맞는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 존재해야 하는 확률상의 문제


하지만 원시 부족은 죽을 때까지 함께하는 운명 공동체이기 때문에 내가 오늘 제공한 물건에 대한 대가를 꼭 당일날 받을 필요는 없었다.(눈뜨면 내일도 볼 사이니까) 그래서 매번 물건을 주고받는 번거로움을 대신해 믿음을 기반으로 한 '약속'을 하였다.


결과물A = 약속(결과물B 제공)


말과 기억에 의지한 약속은 크고 작은 문제를 낳기 시작했다. 빌린 적이 없다거나 이미 갚았다고 우기면서 서로 다투는 일이 빈번해진 것이다. 결국 마을의 우두머리는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장부라는 것을 만들었다. 거래 후엔 자기에게 와서 거래내역을 보고하도록 했고, 보고받은 것들을 꼼꼼히 기록했다.

최초의 문자가 적힌 수메르의 점토판도 거래하던 물건을 표시한 증거 기록이었다.

결과물A = 장부(기록된 약속)


그러나 이 방식마저도 신뢰할 만한 제3자(마을 우두머리)에게 일일이 보고하는 번거로움, 부재중 거래불가, 우두머리에 의한 조작 가능성 등 한계가 있었다. 며칠 간의 고심 끝에 마을 가까이서 발견되는 조개껍데기로 장부의 역할을 대신하기로 하였다. 돈이 세상에 처음 등장한 순간이다.


결과물A = 돈(조개껍데기에 기록된 약속)


결국 돈의 본질은 인간이 만들어낸 생산의 결과, 즉 가치이며 돈의 원형이 되는 최종적 지불 수단이 된다. 이 가치의 거래를 편하게 하기 위해 약속(신용)이 등장했고, 약속을 잊지 않기 위해 장부가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장부는 들고 다니며 거래하기가 어려웠고, 위조의 위험성도 있었기 때문에 '휴대는 쉽고, 복제는 어려운' 형태의 장부가 필요했다. 그 결과물로 탄생한 것이 바로 돈이다. 돈은 어음화한 장부의 상징이며, 이것이 돈의 시초이다.


What is money?

돈이 갖춰야 할 5가지 속성

내구성: 돈이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려면 반드시 뛰어난 내구성이 요구된다.
휴대성: 돈은 작고 가벼우며, 또 휴대하기 편해야 한다.
분할 가능성: 돈은 가격을 재는 '가치의 척도'이기 때문에 분할이 쉽고 균등해야 한다.
인식 가능성: 진짜인지 가짜인지 쉽게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
희소성: 돈의 5가지 속성 중 가장 중요한 속성이다. 돈으로서 희소성을 갖추려면 공급이 고정되어 있어야 하고, 생산비용이 높아야 한다.

돈에는 가치가 담겨 있다. 나의 시간과 노력이 고스란히 돈에 담기게 되는 것이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돈은 가치를 담고 있는 배터리다. 중요한 건 돈이 생기기 이전인 물물교환 시대처럼, 서로 같은 가치의 것을 맞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돈도 자기의 액면가와 동등한 가치를 스스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돈의 형태는 조개껍데기, 말린 사과껍질, 유리구슬, 돌멩이 등 다양하게 변해 왔지만, 금이 인류 역사상 최고의 돈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압도적인 생산비용만큼의 가치를 스스로가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돈을 생산하는 데 드는 가치 = 돈 그 자체의 가치 = 돈과 바꾸려는 가치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사람들은 (크고, 무겁고, 나누기 어려우며, 빼앗길 위험이 있는) 금은 창고에 모셔두고, 그 금의 소유권을 장부화 하여 '종이에 기록된 약속(어음)' 형태로 주고받기 시작했다. 현대 법정화폐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이게 바로 금을 담보로 화폐를 만드는 금본위제이며, 이때 금에 대한 영수증이 화폐의 역할을 했다. 


그런데, '금에 대한 영수증'이 그 가치를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1971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금 영수증을 가져와도 금과 교환해주지 않겠다는 '금태환 중지'를 선언한 것이다. 그날 이후, 국가가 발행하는 법정화폐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것은 발행국가에 대한 믿음뿐이었다. 해당 화폐가치는 향후 생산물을 제공하겠다는 국가의 약속, 즉 신용에 불과하며 이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진정한 돈은 그 자체에 교환하려는 것과 똑같은 가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 법정화폐는 스스로 가치를 지니지 못한 상태에서 끊임없이 새로 발행되기 때문에 가치를 계속 잃어만 갔다.

발행국가가 약속을 지키지 못할 상황이 되면 돈은 휴지조각이 된다. 출처: 한국경제

돈을 생산하는 데 드는 가치 ≠ 돈 그 자체의 가치  ≠ 돈과 바꾸려는 가치


액면가의 착시에서 벗어나자!

나의 시간과 노력을 에너지로 변화하여 어딘가에 저장해 두는 것. 그래서 보관이 쉽고 휴대가 편리하며 필요할 때에 필요한 것으로 얼마든 바꿀 수 있게 해주는 존재. 그게 바로 돈이며, 돈의 구매력이 곧 돈의 본질인 것이다. 핵심은 '그걸로 얼마나 많은 재화를 교환할 수 있는가'하는 구매력이다.


왜 매일 열심히 일해서 허리띠 졸라매고 꼬박꼬박 저축하는데도, 부자는 커녕 점점 더 가난해지는 것일까?

그 이유는 돈에 찍힌 숫자와 구매력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매력이 쌓여야 부자가 되는 것이다. 통장 속 숫자가 아무리 커져도 실제 그걸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줄어든다면, 사실은 점점 더 가난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원화'로만 열심히 저축하는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없는 진짜 이유다.


현재 법정화폐 시스템 아래에서는,

얼마나 빨리 또는 늦게 찾아오느냐의 차이일 뿐, 만들어진 화폐만큼 그 가치는 떨어지게 되어있다.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돈의 구매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뜻이다. 열심히 일해서 죽자 사자 모아둔 돈이 실시간으로 녹아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돈에 적힌 숫자가 주는 착시효과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이라는 에너지'를 보다 확실히 보관되는 배터리에 담아야 할 때이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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