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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끄적쟁이 Apr 23. 2023

타인은 지옥이다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1. 너발 가르침, 12 인생 법칙 2부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1. 너발의 가르침, 12가지 인생의 법칙 2부

(연관성이 있는 2권 이상의 책을 엮어 사유의 폭을 확장하는 이야깃거리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먼저 읽으면 좋은 글]

인생의 나침반을 찾아서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1. 너발의 가르침, 12가지 인생의 법칙 1부


5명의 법칙

우리가 하는 생각의 90%는 두려움에서 나오고,
나머지 10%는 아마도 욕망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너발 라비칸트


인간은 누구나 나고 자라면서 가족, 주위 친구 등을 통해 자신의 삶을 지배하는 문법, 세계와 관계하는 방식을 배운다. 흔히 ‘5명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게 있는데, 나의 행동은 가장 친한 5명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겨난 것들은 굳어져서 각자의 신념을 이루게 된다. 오랜 기간 숙성된 이 신념은 개인에게 있어 바뀌기 힘든 진리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타인은 매우 불편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 별문제 없이(?) 지내온 '나의 세계'를 틀렸다고 말하는 타인은 가장 원초적인 본능인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므로 적대시 또는 배척하거나, 아니면 얼른 내 편으로 만들어 두려움을 없애고자 한다. 하지만 타인 역시 수십 년 간 쌓아온 '자신의 왕국'을 쉽게 포기하진 않는다. 갈등이 세상에 만연한 이유이다.


승자 없는 게임


말다툼할 때는 누구나 자신이 맞고 상대방이 틀렸기를 원한다. 감정과 분노가 지배하는 말다툼은 헤어 나오기 힘든 덫이다. 내가 옳다고 해서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옳으면 상대는 틀린 것이 된다. 그럼 상대는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 허나 동등한 위치에 있다가 삶의 방식을 부정당하는 '패배자'로 주저앉는 게 편안할리 없다. 그때부턴 끝없이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며 끄집어 내리는 '승자 없는 게임'이 반복된다. 승리는 있으되 전리품은 없는... 어떻게 하면 이런 루즈-루즈(lose-lose) 게임의 끔찍한 딜레마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성난 상태로는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 출처: 넷플릭스


너와 나의 연결고리


법칙 5.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백인 대학생: 어떻게 하면 흑인이나 중국인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체스터 피어스(교육학, 정신의학 박사): 먼저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을 알지 못하면 타인도 깊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먼저 자신을 알고, 그 지식과 경험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도록 하십시오.


사람의 마음만큼 알기 힘든 것도 없다. 매일 들여다볼 수 있는 내 마음도 잘 모르면서 남의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자기를 알아야, 타인을 알 수 있다. 나는 나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며, 그 심리의 작동방식을 이해했을 때 비로소 타인의 마음이 보인다.


나를 알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야 한다. 나의 약점, 두려움, 욕망도 나의 일부분임을 받아들여야 그런 자신을 존중하고 보살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 부끄러운 모습은 자기가 아닌 것 마냥 감추려고 한다. 잘난 부분만 자기라면서 다른 사람 앞에 내세운다. '자존'은 온데 간데 없고 '자학'과 '자만'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경계에 존재해야 한다. 타인과의 관계를 구축하려면 우선 하찮음이나 우월함으로 꾸미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 즉 진짜인 상태로 상대와 마주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러지 않고서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법칙 6.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방 청소부터 시작했습니다. 내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고,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대해 책임감을 갖게 되었고, 지하 세계에서 벗어나 가치 있는 목표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내 삶의 모든 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되었습니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은 누구의 탓일까? 부조리한 현실의 잘못일까, 신의 잘못일까, 아니면 우리의 안일함 때문일까? 매년 오는 태풍은 우리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다. 하지만 대비가 필요하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준비하지 않은 우리의 잘못이 불필요한 피해를 키울 수 있다. 각자가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모든 게 내 잘못이라면 어떻게든 내가 해 볼 수 있는 게 있다. 하지만 세상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거라면 결코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현실을 탓하지 않는다. 삶을 혐오하지도 않고, 타인을 원망하지도 않는다.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것,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그리고 가장 바꾸기 쉬운 건 세상이나 타인이 아니다. 바로 나 자신이다. 지금부터라도 시작해 보자. 옳지 않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중단하라! 지금 당장!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가장 사소한 일부터 도전하라. 자고 일어난 이부자리 개기가 그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법칙 7. 다른 사람이 말할 때는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을 들려줄 사람이라고 생각하라


TV토론을 보다 보면 자기 얘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참가자들은 뭔가를 새롭게 배우거나 다른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의 견해를 정당화하려고만 한다.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자신의 견해가 무조건 옳다고 믿으며, 극단적인 사람일수록 이런 믿음은 더 확고하다. 상대가 있지만, 사실상 독백이나 다를 바 없다.

경청이란? - 로저스(인본주의 심리학자)
의견을 말하고 싶은 사람은 앞사람이 말한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게, 그 말을 한 당사자 마음에 들도록 간략히 정리한 후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요약 기법을 통해 어떤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 사람의 개인적인 세계에 들어가 그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알게 되면, 당신 자신이 변화되는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그의 방식대로 세상을 이해하게 되면서 당신의 사고방식과 성격이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 가능성이 요약의 가장 놀라운 측면 중 하나다.

갈등해결을 위해서는 협상과 타협이 필요하고, 그 두 가지는 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대화가 서로 말을 '주고받는 것'이라면, 대화의 기본은 경청이다. 경청은 한 번에 한 사람만 발언하고 상대방은 주의 깊게 듣는 것이다. 내가 아는 것이 충분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만이 경청할 수 있다. 조언은 '내가 너보다 지적으로 우월하다'고 느낄 때 하는 것이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만약 삶이 완벽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면,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을 들려줄 사람이라 생각하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라.

델포이 신전의 사제가 소크라테스를 살아 있는 자 가운데 가장 지혜로운 자라고 선언한 이유는 소크라테스가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법칙 8. 분명하고 정확하게 말하라

우리가 어떤 사물을 정확한 언어로 표현하면 복잡하게 서로 연결된 전체에서 떨어져 나와 쉽게 지각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변한다. 이런 식으로 주변을 단순화하면 모든 것이 명확하고 유용한 것으로 변한다.

느닷없이 위협적인 일이 닥치면 기존의 질서를 깨고 싶지 않아 누구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모두 뒤에서 불평불만을 퍼트린다. 문제에서 탈출하려면 먼저 문제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빨리 인정할수록 해결방법을 찾는 시간도 빨라진다. 원망과 두려움, 외로움과 절망, 질투와 좌절, 증오와 권태를 사실 그대로 인정하면 오히려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기가 더 쉬워진다.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협상은 불가능하다. 용기 있게 진실을 말할 때 문제가 단순해지고 깨끗해지며 명확히 규정되어 타협의 여지가 생긴다. 나의 의도를 명확한 말로 표현하자. 그래야 의도하는 바를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말한 그대로 행동하자. 말과 행동의 일치가 타인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지옥도 탈출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나쁜 짓을 저지르는 생명체는 인간이 유일하다. 인류애가 상실되고 타인이 지옥이라 느껴지는 사건사고도 부지기수이다. 하지만 인간은 '늑대인 동시에 양'이기도 하다. 낯선 사람에게 믿음의 손길을 건네면 그 사람 본성의 선한 천사가 반갑게 화답하기도 한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지내야 할까? 이왕이면, 내가 존재하는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 삶보다 더 나을 수 있도록 살아보는 건 어떨까. 내가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면 주변 사람도 따라서 행복해진다. 그럼 그들에게 타인은 더 이상 지옥이 아닐 것이다.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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