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배운 아빠육아 2. 프랑스아이, 타이거마더, 유대인처럼 2부
책으로 배운 아빠육아 2. 프랑스 아이처럼, 타이거마더,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2부
('K-육아법을 찾아서'를 테마로 세계 각국의 효과적인 육아법을 연구한 좌충우돌 아빠육아 이야기입니다.)
[먼저 읽으면 좋은 글]
책으로 배운 아빠육아 2. 프랑스 아이처럼, 타이거마더,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1부
프랑스 사람들의 아이에 대한 기대가 '민주시민으로 성장'에 대한 믿음이라면,
중국인 부모, 아니 정확히는 아시안 이민자 부모들이 자녀에게 거는 기대는 부단한 교육을 통해 발현될 수 있는 '0.1%의 재능'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다. 그들은 아이들에 대한 꿈이 더 크며, 아이들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안다(고 믿는다).
그 믿음의 수준은 평범한 부모가 보기엔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이다.
1) 언제나 학교 공부가 먼저다.
2) A-는 낮은 성적이다.
3) 우리 아이는 수학에서 동급생들보다 두 학년은 앞서 가야 한다.
4) 남들 앞에서는 절대 아이를 칭찬하지 않는다.
5) 아이가 교사나 운동 코치와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 언제나 교사나 코치의 편을 들어야 한다.
6) 특별활동은 메달을 딸 수 있는 것만 허락한다.
7) 그리고 그 메달은 반드시 금메달이어야 한다.
그들의 아이들은 부모의 믿음에 부합하기 위해 평범한 일상을 금지당한다.
이를테면, 친구 집에서 잠자기, TV 보기, 게임, 학교 연극, 방과후 활동, 피아노나 바이올린 외의 악기 연주 등 일반적으로 학창 시절의 추억이라고 부르는 것들 말이다. 왕관을 쓰려는 아이들이라면 그런 것들은 포기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왕관을 씌우려는 부모를 '타이거 마더'라고 부른다.
서양에서는 순종을 개와 카스트제도에 결부하지만,
중국 문화권에서 순종은 가장 고귀한 미덕으로 취급된다.
중국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게 바로 권위자를 존경하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부모나 스승, 어른에게 대들지 말 것.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나 일본, 동남아시아 등 '범유교문화권'의 전통이라 할 수 있다. 부모는 단호하게 지시하고, 아이는 거기에 성심을 다해 따른다. 뭐 현재 우리나라는 서양식에 더 가깝게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유교식 전통이 상당 부분 남아 있다.
엄격하고 자녀의 미래를 직접 설계하는 '타이거 마더'는 서양인 부모와 마음가짐에서 세 가지가 다르다.
첫째, 서양인 부모는 자식의 자존심이 다칠 것을 지나치게 걱정한다면, '타이거 마더'는 자기 아이가 창피함을 이겨 내고 발전할 수 있을 만큼 강하다고 믿는다.
둘째, '타이거 마더'는 자식이 부모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아이를 부양해야 하는 의무가 있을 뿐, 아이는 빚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서양 부모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셋째, '타이거 마더'는 아이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잘 안다고 믿기 때문에 아이의 모든 욕구와 선호 사항에 대해 결정권을 행사한다. 개인의 선택권을 옹호하고 독립성과 창조력을 높이 평가하며 권위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는 서양식 사고방식과는 완전히 대치된다. '타이거 마더'에게 '어린 자녀의 선택권'이란 열 시간씩 SNS에 시간을 낭비하거나 정크 푸드를 먹는 걸 의미한다.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들이다.
소중하고 값진 것은 모두 얻기 어려워!
엄마가 예일대에서 일자리를 얻기까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아니?
항상 처음이 가장 어렵다. 시작하자마자 잘되는 건 없고, 뭐든 잘하기 전까지는 재미가 없다. 어느 분야든 잘하려면 노력을 해야 하는데 재미가 없으니 아이들은 스스로 노력을 하지 않는다. 부모가 '호랑이'가 되어야 하는 순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아이들 선호보다 부모의 결정이 우선해야 지속할 수 있다. 자녀의 자존심과 선택을 존중하는 서양인 부모들은 여기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타이거 마더'의 생각은 다르다. 아이가 포기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자식의 자존심을 가장 다치게 하는 행위라 여긴다.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연습하면 조금씩 실력이 늘어난다. 일단 뭔가를 잘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공부든 피아노든 스포츠든, 아이는 칭찬을 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만족을 얻는다. 그때부터는 자신감이 생기고 처음에 재미없던 것도 재미있는 것으로 바뀐다. 그러고 나면 부모가 더 열심히 하도록 아이를 채찍질하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 행복한 선순환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질문을 종종 받곤 한다.
"하지만 에이미, 이것 하나만 물어봅시다. 당신은 이 모든 걸 누굴 위해 하는 거죠? 당신 딸들을 위해?"
"아니면 당신 자신을 위해?"
0.1%의 자리에 오르고 그걸 유지한다는 것은 늘 벽과 마주하고 그걸 뛰어넘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쉽지 않은 길이다. 가시밭 길이다. 긴장의 끈을 늦췄다가는 성장이 멈출 것이 자명하다. 아이들이 알아서 잘하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이상주의라고 생각하기에 '타이거 마더'는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쉬지 않고 체크하고 고함을 지른다.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에게서 미움을 사는 일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 '타이거 마더'에겐 아이 스스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평생 자산을 만들어 주는 일이지만, 아이 입장에선 그저 '끝없는 억압'일 뿐일 수도 있다.
다른 가족, 친구, 주변인들의 시선은 어떤가. 아동 발달 이론, 개인의 자율성, 세계인권선언 등의 가치관을 교육받은 이들이 보기에 '타이거 마더'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위해 자식을 희생시키는 독재자일 뿐이다. 호랑이 엄마는 속마음을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 최고를 만들기 위해 외로움을 견뎌야 한다.
모두들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특별하지. 실패자들도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특별하고. 걱정 마, 당신은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아도 되니까. 난 얼마가 걸리든 포기하지 않을 거야. 기꺼이 악역을 맡겠어. 그러면 당신은 팬케이크를 만들어 주고 뉴욕 양키스 경기에 데려가는 사랑하는 아빠 역만 할 수 있을 거야.
손흥민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유형이자 클래스를 지닌 축구선수다. 빼어난 스피드에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으며, '손흥민존'이라 불리는 공간에서 골키퍼가 막을 수 없게 감아 차는 킥력도 갖췄다. 거기에 '안와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하고도 대한민국을 월드컵 16강으로 이끄는 정신력까지. 이런 살아 있는 레전드의 탄생 과정에는 '타이거 마더'(파더?) 손웅정이 있었다.
그는 왼발을 잘 쓰기 위해 오른쪽 축구화 발등에 압정을 꽂았을 정도로 독종이었다. 아들에겐 그런 '아동학대(?)'를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발 씻기, 양말 신기 등 모든 행동을 왼발부터 하도록 훈련시켰다. 슈팅 연습도 왼발로 하는 횟수를 2배 가까이 더 시켰다고 한다. 소속팀이 정해진 후, 팀훈련이 있는 날에는 몇 시간씩 아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며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고, 그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개인훈련 프로그램을 남는 시간을 이용해 소화하게 했다.
이렇게 엄격하다 못해 지독하게 연습을 시켰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아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행복하게 오래도록 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할 수 없다고 여겼던 것을 해냈을 때보다 더 신나는 순간도 없다.
훈련장에 있을 때는 엄격한 선생님이셨고
훈련장 밖에서는 가장 친한 친구였다. - 손흥민
서양인 부모는 자기 아이의 개성을 존중하고 아이가 진정한 열정의 대상을 찾도록 인도하며 그 애가 선택한 길을 지원하고 긍정적 강화 효과와 풍요로운 환경을 제공한다. 반면 중국인들은 아이가 미래를 준비하고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며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는 기술과 일하는 습관과 자긍심으로 무장하게 만드는 것이 진정으로 아이를 위하는 최선책이라고 믿는다.
'타이거 마더'식 양육법은 실패했을 때 가장 큰 취약점을 드러낸다. 실패의 가능성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권위에 절대 굴복하지 않는 반항아라면?"
"내 아이가 0.1%의 재능을 가진 게 아니라면?"
그럴 경우, 호랑이의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은 아이를 갈가리 찢어버리고 말 것이다.
'타이거 마더'는 위험하다. 하지만 분명 매혹적이다.
0.1%의 재능이 호랑이를 만났을 때, 아이는 정말 놀랄만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추락의 위험 없이는 날아오를 순 없다.
세상의 가치 있는 것들은 모두 시도하기 두려운 것들이다.
우리가 반려동물에게 바라는 것은 그저 행복하라는 것뿐이다. 반려동물을 자녀보다 더 사랑해서가 아니라 잠재력이 훨씬 부족한 동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잠재력을 믿는가?
그럼 지금이 바로 당신 안의 잠자는 호랑이를 깨울 시간이다. (3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