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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끄적쟁이 Aug 26. 2023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산, 몰입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6. 몰입, 몰입 part 1

씨줄과 날줄, 사유의 확장 26. 몰입, 몰입 (평생학습 4부작 세 번째) part 1

(연관성이 있는 2권 이상의 책을 엮어 사유의 폭을 확장하는 이야깃거리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평생 놀고먹는 사람들

하고픈 일을 아는 자는 정말로 운이 좋은 거다.
평생 단 하루도 일을 안 할 테니


평생 일 안 하고 놀고먹는 것은 모든 사람의 로망이다.(적어도 나는...)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라서 그러한 행운은 누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3세쯤 되면 그럴 거라 생각이 들겠지만 그들도 그들 나름의 고충이 있다.(왕관의 무게랄까)


그런데!

극소수의 어떤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정말 단 하루도 일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 아니 그렇다고 주장한다. 남들이 보기엔 매우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말이다. 그러곤 알아듣지 못할 이상한 말을 덧붙인다.


"7,000 RPM 어딘가에 그런 지점이 있어. 모든 게 희미해지는 지점"

"산에 왜 오르려고 하냐고? 그냥 오르고 싶기 때문이다."

"일단 농구 경기를 시작하면 마음속에 남게 되는 것은 농구뿐입니다."


출처: thereviewstories

그들은 자기가 해야 할 무언가를 찾아내곤, 거기에 집착한다.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곤(어쩌면 그 시간마저도) 항상 그것과 관련된 생각만 한다. 누가 시켜서 그러는 게 아니다. 자발적, 아니 거의 자동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쯤 되면 이제 그들은 자기 자신과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행동을 더 이상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다(물아일체!).


이건 마치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느낌'

'물이 흐르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

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과 같다.


이걸 세상은 이렇게 부른다.

몰입(Flow)


몰입과 중독

그 일을 못하면 미쳐버리게 되죠


못하게 하면 미치도록 하고 싶다는 면에서 몰입과 중독은 비슷하다. 결정적 차이는 중독(술, 담배, 게임, 마약, 자위 등)은 그 행위 이후 '현타'라는 말로 대변되는 공허함이 찾아오는 반면, 몰입은 행위 이후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독은 헛헛한 기분을 떨쳐내기 위해 더 큰 자극을 주입해 자신을 망가뜨리지만, 몰입은 그 황홀함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경지에 오르기 위해 자신을 단련하고 성장시킨다.

몰입은 권태(지루함)와 불안의 경계에서 도전의 난이도가 그 사람이 지닌 기술 수준과 균형을 이룰 때 일어난다. 몰입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고차원적인 기술을 가지고, 더 강력한 도전에 마주쳐야 한다. 얼마나 깊이 몰입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그 활동의 복합성에 달려있다.

규칙이 복잡한 게임일수록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 출처: 더글로리


최적 경험


지루함을 느끼는 단계에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도전과제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불안할 때 몰입 상태로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다. 몰입으로의 여정이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내는 이유는 바로 이 역동적인 특성에 있다. 누구도 동일한 수준에서 늘 똑같은 일을 장기간 할 때 즐거움을 느끼진 않기 때문이다.


"에이, 시시해"라던가

"나보고 이걸 하라고?"라는

생각이 들면 몰입은 일어나지 않는다.


"해볼 만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야 몰입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지는 셈이다. 몰입 활동의 핵심은 자아의 성장이고, 그러한 성장은 '최적 경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최적 경험'이란 주어진 도전을 잘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목표가 명확하며, 분명한 규칙과 즉각적인 피드백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스포츠와 게임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직관적으로 강렬한 '최적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도전하는 삶, 몰입하는 삶


이제 우리는 안다. 남은 인생 즐겁게 놀고먹으려면 도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무모한 도전 말고 나의 능력을 조금만 발전시키면 달성할 수 있는 '해볼 만한 도전'말이다. 도전을 찾는 손쉬운 방법 하나는 경쟁적인 상황에 뛰어드는 것이다. 다만 상대를 이기려고 하는 마음이 너무 강하면 즐거움이 사라진다. 경쟁은 그것이 자신의 능력을 성장시키는 수단이 될 때에만 즐거운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고수는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을 상대로 경쟁한다.

야구라는 종목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오타니의 경쟁 상대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출처: 월간 중앙
스스로 위험에 직면하는 이 사람들과 인터뷰를 해보면, 이들이 추구하는 즐거움은 위험 자체가 아니라, 그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그들의 능력에서 나온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된다. 즉 이들은 위험을 자초하는 병적인 스릴을 즐기려는 게 아니고, 잠재적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는 건강한 느낌을 즐기고 싶어 하는 것이다.


몰입 경험은, 겉으로는 상당히 위험하게 보일지라도, 하는 사람이 실패 확률을 제로에 가깝게 만드는 능력을 충분히 갖게 될 때에 이루어진다. 사실 한 번이라도 몰입해 본 사람들이 즐기는 것은 통제되는 상황 속에 존재하는 느낌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 스스로 통제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타성에 박힌 일상의 안전함을 포기하지 않고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진정한 해방감, 살아있다는 감각이다.(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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