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건강도 잡아볼까? (feat. 병아리콩)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이청아 배우 샐러드'라는 쇼츠를 보았다. 이것저것 맛있는 재료를 넣고 섞어서 완성하는 샐러드가 어쩐지 맛있어 보였고, 바로 컬리에 들어가 재료로 등장했던 아보카도와 오이를 샀다. 그리고 이 쇼츠를 보게 된 이유이기도 한 병아리콩. 몸에 좋다고 하도 방송에 나오는 재료다. 방송 건강상식과 홈쇼핑의 콜라보에 매번 푸욱 빠지는 우리 엄마가 이 트렌드를 놓칠 리가 없지. 집에 잔뜩 병아리콩이 배달됐고, 엄마는 일단 한봉 뜯어 물에 담가두셨다. '어떻게 삶을 건데? 어떻게 먹을 건데?'라고 물으니, '대충 삶아서 먹으면 되지'라는 답이 돌아온다. 아...! 이왕이면 맛있게 먹고 싶어서 삶는 방법부터 활용레시피까지 유튜브 검색을 하다가 만나게 된 영상이었다. 그래서 이 샐러드는 병아리콩 삶기로 시작해 거의 1박 2일에 걸쳐 만들어 낸 한 끼 식사인 셈이다.
오늘의 메뉴는 샐러드 냉파스타
#1. 일단 병아리콩을 삶는다. 물에 씻은 병아리콩을 약 2배 정도 되는 물에 8시간 정도 담가두었다가 물을 버리고, 냄비에 물, 소금을 넣고 삶는다. 30분 정도 끓이고 불을 끈 후 10분 정도 더 두었다.
#2. 병아리콩이 식는 동안 다른 재료를 준비한다. 사과, 아보카도,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오이를 한 입 크기로 잘 썰었다. 사실 원래 레시피에는 방울토마토와 파프리카는 들어가지 않았는데, 냉장고에 사망 직전의 상태로 있길래 마음대로 넣었다. 사실 재료는 선호 재료들을 다 넣어도 되지 않을까? 샐러드니까. 참고로 적양파도 넣어봤는데 매운맛이 강하고 양파맛이 입 안에서 사라지지 않아 비추한다.
#3. 큰 볼에 한 입 크기로 썰어 둔 재료들을 모두 넣고(병아리콩까지) 소금을 넉넉히 뿌려 준다. 여기에 화이트 발사믹 듬뿍, 올리브 오일 듬뿍 넣은 후 후추 갈갈(안넣어도 된다)해서 스윽스윽 섞어준다.
#4. 파스타 면은 100원 동전 크기 정도를 전자레인지용 그릇에 담고(파스타를 삶을 수 있을 정로도 길쭉한 형태의 그릇) 소금을 살짝 넣은 후 파스타 면에 적힌 시간보다 1-2분 더 돌려준다. 알단테 기준으로 시간이 안내되어 있는데 전자레인지로 하다 보니 삶을 때보다 딱딱한 느낌이 들어서 시간을 좀 더 늘렸다. 편리한 것에 적응하면 돌아갈 수 없다고 했는데... 전자레인지로 파스타 면을 삶아 보니 물을 끓여서 삶게 되는 일이 거의 없다.
#5. 익은 파스타 면을 건져 섞어둔 볼에 넣고 다시 한번 섞는다. 이때 치즈를 추가하면 더 맛있다. 브리치즈와 하바타치즈, 까망베르 하나씩(한 번에 먹는 작은 사이즈) 넣어 봤는데 다 잘 어울렸다.
#6. 접시에 먹기 좋게 담으면 완성! 샐러드 파스타인 만큼 커피(나무사이로 블랜딩 드립백 커피 향이 기가 막혔다!)와 함께 먹었다.
입도, 몸도 행복한 음식, 마음의 독소도 빼주려나?
맛있다. 상큼하고 사과의 단 맛과 아보카도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울린다. 병아리콩도 고소함을 증폭시키고 식감도 좋다. 화이트 발사믹과 올리브 오일 조합은 말해 뭐 해 느낌이다. 음식을 먹는 중임에도 몸에 좋은 걸 먹고 있다는 뿌듯함이 잔뜩 느껴져 어쩐지 스스로가 대견해진다. 이렇게 나를 건강하게 해 줄 음식을 먹으면 몸뿐 아니라 마음의 독소도 빼주고, 마음 청소도 되는 것 같다. 꽤 괜찮은 사람이 된 듯, 꽤 근사한 식사 시간을 스스로에게 만들어 준 듯 마음에 긍정기운이 차오른다. 그래서 '우울할 땐 고기 앞으로!'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앞으로 우울함이 슬쩍 고개를 들려고 하면 '고기 대신 샐러드 앞으로! '를 외치게 될 것 같다. 자극이 없는 듯 있고, 포만감은 거의 자장면과 맞먹는다. 일단 몸도 마음도, 입까지 행복했으니 오늘의 식사도 성공이다. 다이어트 효과는... 내일 아침 체중 체크를 해봐야 알겠지만... 이렇게 먹어서 찌는 무게는 그 마저도 행복할 것만 같다. 너무 정신 승리인가? 치즈 좀 덜 넣을 것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