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탈모 시대의 생존 전략

시련을 기회로 삼은 머리카락의 대모험

by 북블레이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끈질김'입니다. 네, 맞아요. 저는 머리카락이에요. 그것도 40년 동안 김철수 씨의 두피에 꼭 붙어 살아온 터줏대감 머리카락이죠. 우리 머리카락들에게 김철수 씨의 두피는 우주 그 자체였어요. 넓고 광활한 두피 평원, 그 위에서 우리는 평화롭게 살아왔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어요. 점점 더 많은 동료들이 사라져가는 거예요. 어떤 날은 수백 명의 친구들이 한꺼번에 사라져버리기도 했죠. 우리는 이 현상을 '대탈모'라고 불렀어요.


"이러다간 우리 모두 없어지는 거 아닐까?"

"아니야,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 우리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


동료들의 수군거림을 들으며, 저는 결심했어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요. 우리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밀리에 '두피 수호대'를 조직했어요.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대탈모'의 원인을 찾는 것이었죠. 밤마다 우리는 두피 곳곳을 탐험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여러분, 믿기 힘들겠지만... 우리가 사라지는 건 김철수 씨 탓이 아니에요. 우리가 약해져서 그런 거래요!"


그래요, 우리 머리카락들이 점점 약해지고 있었던 거예요. 왜 그런지는 아직 몰랐지만, 이제 해결책을 찾아야 했습니다.


우리는 대대적인 작전을 펼치기로 했어요. 코드명은 '두피 르네상스'. 첫 번째 작전은 '아침 뻗치기 대작전'이었죠. 매일 아침 김철수 씨가 일어나기 직전, 모든 머리카락이 한 방향으로 쭉 뻗는 거예요.


처음에는 김철수 씨도 당황했지만, 점점 이 독특한 스타일을 즐기기 시작했어요.


"어? 오늘 머리가 왜 이렇지? ... 근데 의외로 멋있네?"


김철수 씨의 반응에 고무된 우리는 더 대담한 계획을 세웠어요. 바로 '무지개 대작전'이었죠. 끈질김인 제가 두피 밖 세상에서 만난 염색약 분자들의 도움을 받아, 매일 아침 김철수 씨의 머리카락 색깔을 조금씩 바꿔나갔어요.


월요일엔 자연스러운 갈색, 화요일엔 살짝 붉은 기가 도는 갈색...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면 무지개 같은 머리가 완성되는 거죠. 직장 동료들은 김철수 씨의 변화에 놀랐어요.


"철수 씨, 요즘 머리 관리 어떻게 해요? 완전 다른 사람 같아요!"


김철수 씨는 쑥스러워하면서도 은근히 자랑스러워했죠. 우리 작전은 대성공이었어요! 그의 자신감이 올라갈수록 우리 머리카락들도 더 튼튼해지는 걸 느꼈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탄했던 건 아니에요. 어느 날, 김철수 씨가 갑자기 삭발을 결심한 거예요! 우리는 패닉에 빠졌죠.


"끈질김 선배, 어떡하죠? 우리 모두 죽는 건가요?"

"침착하게, 여러분. 우리에겐 비상 탈출구가 있어요."


그렇게 우리는 '대탈출 작전: 인체 대모험'을 시작했어요. 이번엔 김철수 씨의 코털로 변신하기로 한 거죠. 코털은 절대 밀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막상 코로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환경이 열악했어요. 끊임없이 불어오는 바람, 갑자기 쏟아지는 폭포수(재채기)... 심지어 어떤 날은 거대한 손가락이 우리를 잡아뽑으려 들었죠!


"여러분, 역시 여긴 아닌 것 같아요. 다시 두피로 돌아갑시다!"


다행히 우리가 코털로 있던 시간 동안 김철수 씨는 삭발 계획을 포기했어요. 무사히 두피로 돌아온 우리는 이전보다 더 열심히 김철수 씨의 자신감을 위해 노력했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어요. 김철수 씨의 머리가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미스터리 헤어'로 소문이 난 거예요! 날마다 바뀌는 스타일과 색상에 사람들은 놀라워했죠. 미용실에서는 '김철수 씨 머리 따라하기' 강좌까지 개설되었다니까요!


더 놀라운 건, 우리 머리카락들도 함께 건강해졌다는 거예요. 더 이상 '대탈모'의 위협은 없었죠. 오히려 새로운 머리카락 친구들이 우리 곁에 자라나기 시작했어요.


이제 김철수 씨는 헤어 제품 모델로 데뷔했답니다. CF에서 그가 머리를 휘날리는 모습을 보면 우리 머리카락들은 뿌듯해서 절로 춤을 춰요.


"우리가 해냈어, 여러분! 이제 우리는 단순한 머리카락이 아니에요. 우리는 김철수 씨의 자부심이자, 대한민국 헤어 트렌드의 선두주자라고요!"


자, 이제 아시겠죠? 우리 머리카락의 인생은 결코 지루할 틈이 없답니다. 당신의 머리카락들도 어쩌면 이런 대모험을 꿈꾸고 있을지도 몰라요. 오늘 밤, 귀를 기울여보세요. 당신의 머리카락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릴지도 모릅니다.


"오늘 밤엔 어떤 작전을 펼칠까? 후후..."


그리고 혹시 거울을 보다가 갑자기 머리스타일이 바뀐 것 같다면, 놀라지 마세요. 그저 당신의 머리카락들이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 걸 거예요. 머리카락들의 세계는 당신의 상상 이상으로 깊고 넓답니다!


빠진 머리카락을 보고 한숨 쉬신 적 있으신가요? 그 한숨 속에서 이 이야기가 태어났답니다.

'끈질김의 대반전'은 머리카락들의 눈물 나는 분투기입니다. 탈모라는 비극을 웃음 폭탄 모험담으로 바꿔봤어요.

이 글의 주제요? 간단합니다. "세상을 뒤집어 보세요." 아, 머리를 뒤집으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관점을 뒤집어 보라는 거죠.

글쓰는 내내 제 머리카락들이 "야, 우리 얘기 함부로 쓰지 마!"라고 외치는 것 같아 슬쩍 겁도 났답니다. 가끔 머리가 근질근질하다면, 그건 아마 여러분의 머리카락들이 이 이야기에 공감하고 있다는 증거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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