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가족과 재벌집 막내 딸 가족의 파묘

빙의, 그리고 두 세계의 충돌

by 북블레이더

서울의 가장 부유한 동네, 평창동의 한 저택. 서윤아는 거울 앞에 서서 마지막으로 자신의 모습을 점검했다.


완벽하게 정돈된 단발머리, 섬세한 메이크업, 맞춤 제작된 아이보리색 샤넬 원피스, 그리고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진주 목걸이까지. 오늘은 그녀의 생일이자, 서씨 그룹의 이사로 취임하는 날이었다.


"아가씨, 준비되셨나요?" 문 밖에서 가정부 박 여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윤아는 마지막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네, 곧 내려갈게요."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완벽해 보이는 외모 뒤에 숨겨진 불안과 공허함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재벌 3세로서의 삶, 그것은 축복이자 저주였다. 끊임없는 기대와 압박, 그리고 진정한 자아를 찾지 못하는 혼란이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다.


같은 시각, 서울 변두리의 반지하 집. 습기 찬 벽지가 군데군데 벗겨진 좁은 공간에서 김기택 가족이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기택, 그의 아내 충숙, 아들 기우, 딸 기정. 그들은 접힌 피자 상자로 만든 임시 식탁에 둘러앉아 있었다.


"야, 오늘 서씨 그룹 막내딸 취임식이래." 기택이 휴대폰 뉴스를 보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


기우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는 결연한 빛이 어렸다. "아버지, 제가 거기 경비 일자리 하나 얻었어요."

가족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떻게?" 충숙이 놀라며 물었다.

"대학 선배 소개로요. 오늘부터 출근해요."

기택은 아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의 거친 손에는 수년간의 고단한 삶이 새겨져 있었다. "잘했다. 우리 가족의 새로운 시작이 될 거야."


기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오빠, 거기서 일하면 위험하지 않아? 재벌들 비리 같은 거 알게 되면..."

"걱정 마, 나 조심할게." 기우가 씩 웃으며 말했다. 그의 눈빛에는 단순한 경비원 이상의 무언가가 깃들어 있었다.


윤아의 취임식은 화려하게 진행되었다. 호텔 그랜드볼룸은 축하 화환과 샴페인으로 가득 찼다. 윤아는 완벽한 미소를 지으며 축하를 받았지만, 그 미소 뒤에 숨겨진 공허함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우리 윤아, 이제 진정한 서씨 가의 일원이 되었구나." 아버지 서진호 회장이 윤아의 어깨를 토닥였다.

윤아는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날 저녁, 윤아는 가족과 함께 조상들의 묘를 이장하는 의식에 참석했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의식.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왔고, 하늘이 먹구름으로 뒤덮였다.


"아가씨, 이상해요. 오늘은 안 될 것 같아요!" 풍수사가 소리쳤다.

그 순간, 윤아는 강한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녀의 눈앞이 캄캄해졌고, 의식을 잃어갔다. 어둠 속에서 그녀는 기이한 속삭임을 들었다.

"네 몸을 내게 줘... 내가 네 소원을 이뤄줄 테니..."

윤아가 눈을 떴을 때, 그녀는 병원 침대에 누워있었다. 하지만 뭔가 달랐다. 그녀의 눈에는 이상한 빛이 어려 있었고,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맴돌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기우는 서씨 그룹 본사 로비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검은색 경비 제복을 매만지며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김기우 씨, 이쪽으로 오세요." 경비팀장이 그를 불렀다. "오늘부터 임원실 층 담당이에요. 특별히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어요."


기우는 귀를 기울였다.

"어제 막내 이사님이 의식을 잃으셨다가 오늘 아침에 갑자기 출근하셨어요. 이사님 주변에 특이사항이 있으면 즉시 보고해야 해요."

기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에 호기심이 반짝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윤아가 임원실 층에 도착했다. 그녀는 평소와는 다른 강렬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기우는 그녀를 유심히 관찰했다.


윤아는 로비를 지나치다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기우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이 마주쳤다.


"당신... 새로 온 경비원인가요?" 윤아의 목소리가 낮고 깊게 울렸다.

기우는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네, 이사님. 오늘부터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윤아의 입가에 미묘한 미소가 번졌다. "그렇군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

그녀가 사라진 후, 기우는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무언가 이상했다. 그는 즉시 가족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뭔가 큰 일이 벌어질 것 같아. 조심해."


며칠 후, 윤아는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 회의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제가 새로운 사업 계획을 준비했습니다." 윤아가 차갑게 말했다. "우리의 주요 사업부를 매각하고 해외로 자금을 이전하는 겁니다."

이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신이 나갔소? 그건 회사를 망치는 일이오!" 한 이사가 소리쳤다.

윤아의 눈이 위험하게 빛났다. "더 이상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이 안건은 제 권한으로 진행하겠습니다."


회의가 끝난 후, 윤아의 오랜 친구이자 비서인 지훈이 그녀를 찾아왔다.

"윤아야, 대체 무슨 일이야? 너 요즘 이상해." 지훈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윤아는 차갑게 웃었다. "난 그저... 깨달은 거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그날 밤, 지훈은 윤아의 언니 수아에게 연락했다. "언니, 큰일 났어요. 윤아가... 윤아가 이상해요."

한편, 기우는 이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우연히 지훈과 수아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악령이라고요? 설마..." 기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즉시 가족들에게 연락했다. "가족 회의 해야 해요. 큰일 났어요."

김기택의 반지하 집. 가족들이 모여 긴급 회의를 열었다.

"아들, 정확히 뭘 들었는지 말해봐." 기택이 긴장된 표정으로 물었다.

기우는 자세히 설명했다. 윤아의 이상한 행동, 회사를 위험에 빠뜨리는 결정들, 그리고 '악령'에 대한 소문까지.


"이건 기회야." 기택의 눈이 번뜩였다. "우리가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걸 이용해서 회사에서 더 좋은 자리를 얻을 수 있을 거야."


충숙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여보, 그건 너무 위험하지 않아요?"

기정이 끼어들었다. "저는... 윤아 씨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분이 악령에 씌었다면, 그건 너무 무서운 일이잖아요."


가족들은 잠시 침묵에 빠졌다.

기우가 입을 열었다. "저도 기정이 의견에 동의해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요."

기택은 한숨을 쉬었다. "알았다. 하지만 조심해야 해. 우리 같은 사람들이 재벌 일에 끼어들면 위험할 수 있어."


다음 날, 서씨 그룹 본사. 윤아는 자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주요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기 시작했고, 직원들 사이에 동요가 일어났다.


지훈과 수아는 비밀리에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할머니 친구분 중에 유명한 무당이 한 분 계세요." 수아가 말했다. "그분을 찾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윤아를 구할 수 있다면 뭐든 할게요."

그들은 산속 깊은 곳에 있는 무당의 집을 찾아갔다. 무당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고, 큰일났구나. 묘를 이장하다가 잠들어 있던 악령이 깨어난 거야. 어서 가서 아가씨를 데려와야 해."

며칠 후, 서씨 그룹은 혼란에 빠졌다. 윤아의 극단적인 결정들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고 있었고, 이사회는 그녀를 강제로 입원시키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윤아는 이미 한 발 앞서 있었다.


그녀는 회사의 비밀 자금을 이용해 용병들을 고용했고, 본사 건물을 장악했다. 직원들은 인질로 잡혔고, 경찰은 건물을 포위했다.

이 소식을 들은 기우는 즉시 행동에 나섰다. 그는 경비원 신분을 이용해 건물 내부로 잠입했다. 한편, 그의 가족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기택은 오랜 인맥을 동원해 폴리스 라인 너머로 들어갔고, 충숙은 주변 상황을 살피며 정보를 수집했다. 기정은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기우는 조심스럽게 윤아의 위치를 파악해 나갔다. 그는 곧 최고층 임원실에서 윤아를 발견했다. 윤아의 눈은 이상한 빛을 내뿜고 있었고, 그녀의 주변에는 검은 안개 같은 것이 맴돌고 있었다.

"윤아 씨," 기우가 조심스럽게 불렀다.


윤아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아, 당신이군요. 새로 온 경비원."

"제발 이러지 마세요. 당신은 지금 악령에 씌워진 겁니다." 기우가 간곡히 말했다.

윤아... 아니, 악령이 차갑게 웃었다. "악령? 난 그저 이 아이의 진정한 욕망을 실현시켜주고 있을 뿐이야."

그때, 지훈과 수아가 무당과 함께 방으로 들어왔다.


"윤아야!" 수아가 외쳤다.

무당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고, 방 안의 공기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윤아의 몸이 허공에 붕 뜨더니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안돼!" 악령이 윤아의 목소리로 소리쳤다. "난 그저 이 아이에게 자유를 주려 한 것뿐이야!"

기우는 윤아에게 다가갔다. "윤아 씨, 제발 깨어나세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강합니다. 악령 같은 건 필요 없어요."


윤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의 내면에서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때, 기택이 숨을 헐떡이며 방으로 들어왔다. "아들, 괜찮아?"

이 순간, 모두의 시선이 한 곳에 모였다. 서로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인 것이다. 재벌가의 사람들과 반지하 가족이 한데 어우러져 악령과 싸우고 있었다.


윤아의 몸에서 검은 연기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다 이내 바닥에 쓰러졌다.

모두가 숨을 죽인 채 윤아를 바라보았다. 천천히, 그녀가 눈을 떴다.


"언니... 지훈아... 그리고..." 그녀의 시선이 기우와 그의 가족들에게 머물렀다. "당신들은 누구..."

수아가 윤아를 끌어안았다. "다 괜찮아, 이제 다 끝났어."

기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가족들도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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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기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영화 '기생충', 그리고 최근 화제가 된 '파묘'의 요소들을 뒤섞은 혼종 단편입니다.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재벌 세계의 복잡한 역학을, '기생충'에서 계급 간 갈등과 공생의 아이러니를, 그리고 '파묘'에서 조상 묘 이장 중 발생하는 초자연적 사건이라는 핵심 설정을 차용했습니다. 그냥 재미로 읽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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