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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톨슈 Jun 05. 2021

5월. 심장에 꽂힌 거울조각

더 그레이


거울 조각이 심장과 눈에 들어갔다



오월의 푸르던 어느 날,

느닷없이 하늘에서 눈송이가 떨어졌다.


"눈의 여왕이 나타날지도 몰라!

엄청나게 아름다울 거라고 했는데!!"




외로운 눈의 여왕은 자신의 곁에 있어줄

눈 먼 아이가 필요했을 따름이었다.


거울을 조각내었다.

눈처럼 빛나는 파편 가루로 만들어서

세상에 거울가루를 홀홀- 흩뿌린다.


그 아름다움을 의심할리 없는

당신에게, 거울조각이 박힌다.


당신의 눈동자에,

당신의 심장에,

거울조각이 내린다.


마법의 거울. 악마의 거울.

고독과 분노의 필터.


이제 당신은 모든 세상이 더럽고 우울하게

보인다.


하늘은, 언제고 회색으로 변할 지 모를 마물이다.

장미꽃의 붉은 빛은, 가시로 찌른 자의 탐욕이다.

초록산의 싱그러움은, 지겹고 타락한 녹색이다.

다정했던 옆사람의 체온은, 안온함에서 끈적함으로 뒤바뀐다.




당신에게 아름다울 것은,

오로지 눈과 눈의 여왕뿐이다.


지독한 마법. 한 순간의 타락.




<눈의 여왕>을 보고, 폰으로 사부작 사부작 그리기.

홀린듯 마법에 빠졌던 5월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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