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드라마 본방사수는 의외로 평일보다 어렵다. 주말에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유혹을 미뤄두고 정시에 TV 앞에 앉을 때는 정성이 꽤 필요하다.
처음에는 아름다운 신민아 배우, 좋아하는 김선호 배우가 주인공이라 보기 시작했다. 그저 선하게 웃는 눈매가 좋았고 보조개가 예뻤다. 이따금씩 등장하는 시원한 바다 풍경도 여행을 못 가는 마음을 대리만족시켜주는 데 한몫했다.
그런데, 회차가 거듭될수록 인물 한 명 한 명이 가진 서사를 풀어내는 작가의 필력과 연출력에 더 감탄하며 주말마다 채널을 고정하게 만들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누구 하나 모나지 않고 잘 어우러져서 극을 이끌어가는 조화로움이 참 매력적이다.
@tvN 갯마을 차차차 홈페이지
갯마을 차차차는 여주, 남주의 연애(식혜커플)에만 주목하는 여타의 드라마들과 확연히 다르다. 여기 나오는 배우들은 (심지어 세 명의 아역들까지도) 그들이 겪은 사건을 개연성을 갖춰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악역과 계속 신경전 벌이는 주인공을 막무가내로 응원하거나 불필요한 격투씬 보며 안쓰러워 하지 않고, 처음부터 계속 응원만 하게 하는 이 드라마가 참 좋다.
요리가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반찬 하나하나 담음새까지 정갈해서 어느 것 하나 나무랄 것 없는 잘 차려진 정찬을 마주하는 것처럼.
드라마나 영화 보며 잘 울지 않는 나도 지난 14회 때 눈물이 조금 났었고, 오늘 15회 때 정말 많이 울었다.
#감동 #공감 #빌런이없는드라마
방송이 끝나갈수록 대충 얼버무리고,
억지로 화해시키고, PPL이 (어우~) 초 단위로 범벅인 무리수를 두었던 몇몇 드라마와는 결이 다르다. 적어도 막방을 한 회차 남겨둔 시점인 아직까지는.
넷플릭스에서 오징어게임이 아무리 1등을 한다고 해도 이런 선한 드라마가 2위라는 것이 더 박수 받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잠시 1위를 하기도 했었다고 함.)
이제 내일이면 최종회로 막을 내릴 드라마.
부디 내일까지 유종의 미를 잘 거뒀으면 좋겠다.
억지스러운 빌런 없이도 연결된 세계를 표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마지막 컷이 이어지길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