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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테호른 Jul 09. 2020

나는 걱정병 환자였다




◆ 걱정거리를 항상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걱정거리를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걱정거리이자, 고민이다. 출근할 때 지하철을 탈 것인지 버스를 탈 것인지부터 점심으로 뭘 먹을지, 동료와 대화 중 동료의 말수가 갑자기 줄어든 이유, 퇴근 후 모처럼 만에 있는 친구 모임에 참석할 것인지 말 것인지 등등….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에게 참다못해 한마디 하고는 불안해하기 일쑤다. 혹시 그 사람이 앙갚음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얘기라도 전할까 봐서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어떤 주부는 아이가 나물 반찬을 먹지 않아서, 아이가 키가 자라지 않아서 걱정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당사자들 처지에서는 더할 수 없는 고민이자 걱정거리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출근할 때 지하철을 탈 것인지 버스를 탈 것인지, 점심으로 뭘 먹을지, 친구 모임에 참석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걱정하고 고민하는 것이 과연 우리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에게 참다못해 한마디 한 후 뒷일을 걱정하는 것과 아직 어린아이의 편식과 키가 크지 않아서 걱정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모두 삶을 크게 좌우할 만큼 대단한 문제는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고,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 우리가 하는 걱정의 대부분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고,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 “우리가 하는 걱정의 96%는 통제 불가능한 쓸데없는 것”


우리가 걱정하는 이유는 어려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마음이 쓰이는 일을 미리 준비함으로써 지혜롭게 해결하기 위함인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걱정도 충분히 해봄 직하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걱정 대부분은 쓸데없는 것에 불과하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어니 젤린스키는 《모르고 사는 즐거움》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40%는 현실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이며, 22%는 사소한 것이다. 또한, 걱정의 4%는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며, 겨우 4%만이 우리가 바꿀 수 있다.”


결국, 걱정의 96%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쓸데없는 것이라는 얘기다.  

티베트 속담에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말이 있다. 걱정한다고 해서 걱정이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어느 작가 역시 그와 비슷한 말을 했다.  


“걱정은 흔들의자와도 같다.”


흔들의자는 우리를 이리저리 흔들어주지만, 어디에도 데려다주지 못한다. 걱정 역시 마찬가지걱정은 우리를 힘들게 하게 하고, 괴롭히기만 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 “걱정은 흔들의자와도 같다”라는 미국 어느 작가의 말처럼 걱정은 우리를 힘들게만 할 뿐 어디에도 데려다주지 않는다.



◆ “걱정은 흔들의자와도 같다”… 힘들게만 할 뿐, 어디에도 데려다주지 않는다


중남미 과테말라 고산지대에 사는 인디언에게는 ‘걱정 인형’이 전해져온다. 그들은 어떤 고민이나 걱정거리가 있으면 잠들기 전에 인형에게 말한 후 베개 밑에 인형을 넣고 잔다. 잠든 사이 인형이 고민과 걱정거리를 멀리 내다 버린다고 믿기 때문이다. 1.5cm에 불과한 작은 걱정 인형에는 어떤 고민이나 걱정거리가 있을 때 그것에 집착하느라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말라는 인디언의 지혜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삶의 에너지를 쓸데없는 걱정으로 낭비해서는 안 된다. 걱정만 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걱정은 또 다른 걱정을 낳을 뿐이다. 따라서 걱정하는 일일수록 몸으로 직접 부딪쳐서 돌파하거나 경험 많은 사람의 지혜를 빌리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그렇게도 걱정하는 일에서 벗어날 수 있다. 


누구도 걱정 없이 살 수는 없다. 문제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은 우리를 힘들게만 할 뿐 어디에도 데려다주지 않는다. 따라서 걱정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걱정을 앞에 두고 우리가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인생의 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가 정말 걱정해야 할 일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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