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의 절경을 바라보던 무제가 오기를 쳐다보며 말했다.
“장군, 정말 아름답지 않소?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보배요.”
“폐하, 나라의 보배는 아름다운 지형이 아니라 위정자의 덕입니다. 하나라 걸왕이 살던 곳은 왼쪽에 황하가, 오른쪽에 태산과 화산이 있었고, 남쪽에는 이궐산(伊闕山)이, 그리고 북쪽에는 양장산(羊腸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치가 어질지 못해 결국 탕 임금에게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또한, 은나라 주왕은 왼쪽에 맹문산(孟門山)이, 오른쪽에 태항산(太行山)이 둘러싸고 있었으며, 상산(常山)이 그 북쪽에 있고, 대하(大河)가 그 남쪽에 흘렀습니다. 하지만 덕이 없어 주나라 무왕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만일 지금 대왕께서 덕을 등한시하신다면 이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조차 적국에 가담할 것입니다.”
― 《사기》 〈오기열전〉 중에서
지자(智者)는 어떤 일이건 그 일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을 때부터 예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