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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테호른 Jul 16. 2020

고독의 힘… 사람은 혼자일 때 더욱 성장한다




◆ “어른이 된다는 것은 곧 혼자가 된다는 것”


나이 들면 외롭다. 특히 대부분 남자는 나이 들면 우주에 홀로 떨어진 아이처럼 깊은 고독을 느낀다. 어떤 이는 그것을 감정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파악하는 심리적 상태인 ‘낭만’이라는 표현을 빌려 말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낭만이라고 불릴 만큼 그렇게 아름답지도, 여유롭지도 않다. 그저 허전하고 쓸쓸할 뿐이다. 그런데도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웬만한 것쯤은 다 참고 살았기에, 이제 포기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나이 들수록 점점 혼자가 되어 간다. 그것을 프랑스 철학자이자 생물학자인 장 로스탕(jean Rostand)은 이렇게 표현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곧 혼자가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나이 들수록 외로움을 느낀다는 원초적인 뜻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듦에 따라서 오로지 자신만의 힘으로 참된 자아를 만들어야 하며,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뜻 역시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영국 최고의 지성이자 정신분석학 및 심리학 분야에서 20세기 가장 탁월한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앤서니 스토(Anthony Storr)는 《고독의 위로》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자신으로 돌아갔을 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비로소 자신과 화해할 수 있다. 즉, 인생을 고독으로 다채롭게 채우는 사람만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나아가 혼자 있는 능력을 알차게 키워낼 때 내면세계와 외부세계를 연결하는 다리 역시 튼튼해진다.

그에 의하면, 고독은 고통이 아닌 우리가 삶을 사는 데 있어 꼭 필요한 능력이다. 독은 상처를 치유하고, 상실을 극복하며, 개개인을 창조적인 삶으로 이끄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두려움 없이 고독에 맞서는 것이야말로 이별과 죽음, 스트레스 등을 극복하고, 내면 가장 깊숙한 곳의 자신과 만나는 최고의 지름길이다. 실례로, 고대의 마지막 철학자이자 마지막 로마인으로 불리는 보이티우스는 고트족 왕 테오도리쿠스 마그누스의 감옥에서 《철학의 위안》을 썼다.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사람의 전형으로 알려진 토머스 모어 역시 기독교 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시련과 위안》을 감옥에서 썼다.


이렇듯 고독은 세상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함으로써 반성과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그 자체로 삶의 중요한 공부가 되는 셈이다.



▲ 고독은 세상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삶의 중요한 공부아다.



고독은 두려움이 아닌 능력, 전혀 겁낼 필요 없다


많은 이들이 외로움과 고독을 혼동하곤 한다. 얼핏 보면 외로움과 고독은 비슷한 것 같지만,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외로움은 ‘혼자가 되어 적적하고 쓸쓸한 느낌’을 말하지만, 고독은 ‘홀로 있는 듯이 외롭고 쓸쓸함’을 뜻한다. 즉, 외로움은 다른 사람과 단절된 상태로 스트레스를 유발하지만, 고독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에 삶에 활력을 준다.


‘혼 밥’, ‘혼 술’이라는 말이 언제부터인가 유행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 사람이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 결과, ‘혼 밥’, ‘혼 술’ 하는 사람을 보면 안쓰럽게 생각하기 일쑤다. 과연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는 일이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킬 만큼 잘못된 일일까.  



소극적인 성격과 개인적인 문제로 함께할 사람이 없기에 혼자서 밥 먹고 술 마실 수도 있지만, 혼자만의 여유와 시간을 즐기려고 일부러 그렇게 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혼 밥’, ‘혼 술’은 자연스러운 사회 흐름이기도 한다. 따라서 그것을 안쓰럽게 생각하거나 부끄러워할 이유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 시간을 통해 자기를 돌아보고 성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불행은 고독할 줄 모르는 데서 온다”라는 말이 있듯이, 고독은 두려움이 아닌 능력이다. 따라서 고독을 겁낼 필요는 전혀 없다. 고독에 취약한 사람들일수록 자기 일을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고 늘 다른 사람에게 의존한다. 이와 관련해서 일본 메이지 대학교 교수인 사이토 다카시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요즘 사람들은 소속된 집단이나 가까운 친구가 없으면 자신을 낙오자로 여기며, 관계에 필요 이상으로 힘을 쏟는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관계에 휘둘리는 사람은 평생 다른 사람의 기준에 끌려다닐 뿐이다. 사람은 혼자일 때 더욱 성장하기 때문이다.

나이 들수록 고독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내면을 온전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겠지만, 혼자가 되는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다 보면 그것에서 위로받고 성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실한 자아와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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