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이성과 사귀고 싶다면, 상대를 먼저 놀이동산으로 데려가서 ‘자이로드롭’을 함께 타라. 그리고 100미터 상공으로 올라가서 내려올 때 상대와 눈을 맞춰라. 그러면 상대는 당신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다음 날 당신에게 곧바로 전화할 가능성이 크다. 엉뚱한 말 같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이론이다.
《LOVE : 사랑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의 저자인 심리학자 아야라 말라흐 파인즈는 수천 쌍의 커플을 인터뷰한 결과, 극적인 사건을 겪은 뒤 극도로 흥분된 상태에서 만난 사람과 사랑에 빠진 경우가 20%에 이른다고 했다. 예컨대, 대학에 입학하거나 해외여행을 가는 등의 새로운 상황에서 쉽게 연애에 빠지며, 부모의 죽음이나 애인과의 결별 같은 아픔을 경험한 뒤에 만나는 이성에게 쉽게 끌린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대학 1학년 때 공부보다 연애에 열중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뉴욕주립대학교 심리학과 스튜어트 발린스 교수는 재미 있는 실험을 했다.
그는 젊은 남자들의 가슴에 오디오 기기를 연결해 자신의 심장박동을 들을 수 있게 한 뒤 아름다운 여성들의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사진마다 달라지는 자신의 심장박동 소리를 직접 듣게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리 녹음해둔 심장박동 소리를 틀어놓은 것이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자신의 신체 반응과는 상관없이 특정 여성의 사진을 볼 때 갑자기 빨라지는 심장박동 소리를 들었다. 그런 뒤 사진 속 여성들의 매력을 평가하게 하자, 자신의 심장을 미친 듯이 뛰게 했다고 생각한 여성에게 압도적인 점수를 주었다. 중요한 것은 한 달 뒤 사진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기존 의견을 고수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실험의 내막을 전부 알게 된 후에도 자신의 판단을 포기하지 않았다.
사랑을 고백할 때는 날씨도 잘 따져봐야 한다. 날씨에 따라 사람의 심리가 크게 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은 어떤 날씨에 가장 많이 팔릴까. 해가 쨍쨍한 더운 날 많이 팔릴 것 같지만, 의외로 구름이 많고 흐린 날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한다.
특히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날씨에 따른 심리 변화가 심하다. 이럴 때 화창한 야외로 나가서 활짝 핀 꽃밭에서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을 사랑한다”라고 한다면 얼마나 황홀해 하겠는가. 하지만 대부분 남성은 이를 적절하게 이용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여성의 표정이 매우 밝고 기분도 좋아 보이는 맑은 날을 잡아 사랑 고백을 하곤 한다. 결론적으로 쾌청한 날씨는 사랑 고백에 적합하지 않다. 사랑 고백은 기분이 좋아 균형 감각이 확실하게 잡혀 있을 때보다는 심리적인 변화나 동요가 있을 때 흔들리는 그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프러포즈하는 심정은 설렘 반, 두려움 반이다.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두려움부터 ‘그녀가 감동할 만큼 고백이 멋져야 할 텐데’라는 걱정까지, 마음이 한순간도 진정되지 않고 이리저리 널뛴다. 그러다 보니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지르곤 하는데, 촛불이 꺼지거나 노래가 제때 안 나오는 진행상의 사고는 차라리 귀엽기라도 하다. 문제는 급한 마음에 해서는 안 될 말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프러포즈를 할 때 피해야 할 말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첫째, 그 자리에서 대답을 강요해선 안 된다.
“너랑 사귀고 싶은데, 너는 어때? 응?” 혹은 “나랑 결혼해줄 거지? 그렇지?”라는 식으로 마구 들이대선 안 된다. 좋아한다는 고백을 했으면 상대에게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 갑작스러운 고백에 당황한 상대는 자동으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는 데, 여성의 경우 그런 경향이 훨씬 강하다. 이는 남녀의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둘째, 너무 부담스러운 멘트는 피해야 한다.
간혹 사랑을 고백할 때 TV 드라마 주인공의 대사를 흉내 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재미는 있을지언정 장난스럽게 느낄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어디 타는 냄새 안 나요? 제 가슴이 타고 있잖아요.”라고 하면 너무 느끼하고, 갑자기 손을 잡아다가 가슴에 댄 뒤 “이 안에 너 있다”라고 하면 진저리치는 수가 있다. 고백할 때는 진지하되 부담 없는 멘트가 좋다.
셋째, 협박은 최악의 프러포즈,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흔히 남성들 중에는 여성들이 터프한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천만의 말씀이다. 여성을 자동차에 태우고 고속도로에서 시속 15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달리면서 “널 좋아해. 내 사랑을 받아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거야!”라고 하면 상대 여성은 그저 두려움에 떨 뿐이다. 또한, 케이블카나 고층 빌딩 옥상에서 “사랑을 안 받아주면, 여기서 뛰어내린다”라며 위협인지 애원인지 모를 고백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만일 그녀가 “그래, 차라리 뛰어내려!”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가장 훌륭한 고백은 아이처럼 말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엄마를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나는 엄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라고 한다. 엄마가 “왜?”하고 물어보면 “그냥!”이라고 한다. 그것이 정답이다.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어떤 이유나 조건이 있겠는가. 진정한 사랑은 아무런 이유나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