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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테호른 Aug 12. 2020

누구나 ‘잘못될 권리’가 있다?!

─ 완벽주의자들이 성공하기 힘든 이유 




완벽주의자들이 성공하기 힘든 이유


해 보고 실패했다. 상관 없다. 다시 해 보고 또다시 실패했다. 실패했지만,
처음보다 훨씬 나아졌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통해 1969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소설가 사뮈엘 베케트의 말이다. 그는 실수에 집착하는 대신 도전에 집중하면서 더 나은 자신을 만들고자 했다. 설령, 그 노력의 결과가 실패로 이어져 그 대가를 받을 수 없다고 해도 다시 도전하는 것을 절대 두려워하지 않았다.  


우리가 승리라고 부르는 것 역시 그런 것들이다. 승리는 ‘도전과 성공’의 신화가 아니라 ‘도전과 발전’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실례로, 한국 피겨스케이트의 여왕으로 불렸던 김연아 선수는 경기 도중 실수하더라도 그것에 연연하지 않은  채 남은 연기를 하는 데 집중했다. 모든 운동이 마찬가지지만, 피겨스케이팅은 특히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 초반에 실수하면 프로그램 전체를 망치거나 경기 자체를 포기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는 실수하더라도 바로 그것을 잊고 경기에 집중하는 마음의 힘을 갖고 있었다. 그녀가 ‘여왕’으로 등극한 배경에는 바로 그런 담대함이 있었다. 


이는 비단 운동선수에게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성취하는 사람들, 자신이 원하는 만큼 인정받는 사람들 역시 실수에 연연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 승리는 ‘도전과 성공’의 신화가 아니라 ‘도전과 발전’의 역사이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성취하는 사람들, 자신이 원하는 만큼 인정받는 사람들 역시 실수에 연연하지 않는다.



◆ 완벽주의자의 두 가지 유형


완벽주의자일수록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일 뿐이다. 완벽주의자일수록 사소한 실수를 용납하지 않을뿐더러 오랫동안 그것을 마음에 담아둔다. 길게 볼수록 그것은 성공과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완벽주의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스스로 설정한 자기 기준이 매우 높은 ‘성취 지향적’ 유형이다. 그들은 모든 일에 적극적이며 지시적이다. 또한, 주변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서 자기가 맡은 일에서 최고 성과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진 못한다. 그 때문에 일에서는 성공할 수 있을지언정 사람의 마음을 얻지는 못한다.  

둘째, 자기 기준이 높다는 점에서는 첫 번째 유형과 같지만, 첫 번째 유형이 ‘높은 성과’를 목표로 하는 반면, 두 번째 유형은 성과와 동시에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최선의 관계 맺기’가 아닌 ‘최소한의 폐 끼치지 않기’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 때문에 누군가가 혹시 피해를 보지 않을지에 대해서 지나칠 만큼 신경 쓴다. 자신의 ‘완벽하지 못한 모습’이 주변 사람들에게 면목 없는 일이라도 되는 양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첫 번째 완벽주의자들이 ‘자기 중심형’ 완벽주의자라면 두 번째 유형은 ‘관계 지향형’ 완벽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자기 중심형 완벽주의자들이 대범한 반면, 관계 지향형 완벽주의자들은 매우 소심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는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히 숙고한 후 결정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그들 스스로 ‘나는 소심한 사람’이라고 낙인찍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자신을 소심하다고 생각하면 목표 달성은 물론 관계 유지 역시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관계 지향형 체조선수가 있다고 해보자.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그의 마음속에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연습한 대로 완벽하게 해내야 해. 그래야만 10년 넘게 나를 뒷바라지한 부모님께 죄송하지 않을 수 있어(이들은 ‘보답하기 위해서’라는 적극적인 표현보다는 ‘실망하게 하지 않기 위해’라는 소극적인 표현을 더 자주 사용한다). 제발 실수하지 말자. 실수하면 그동안 열심히 지도해준 코치님께 매우 미안하잖아.’ 이런 다짐을 수없이 하며 자기 차례를 기다릴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하필이면 바로 앞 선수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그 순간, 그의 마음에는 극심한 불안과 동요가 일어난다. ‘과연, 내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아마 어려울 거야. 저건 정말 기록적인 점수잖아. 이제 더는 가망이 없어. 부모님과 코치님, 동료들에게 미안해서 어쩌지.’ 당연히 경기가 잘 풀릴 리 없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망칠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소심한 완벽주의자가 팀 대표로 프레젠테이션을 맡게 되었다면 어떨까. 도전도 해보기 전에 이미 실패한 체조선수와 비슷한 패턴을 보일 것이 틀림없다.  



▲ 완벽주의자일수록 사소한 실수를 용납하지 않을뿐더러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둔다. 길게 볼수록 그것은 성공과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 출처 Unsplash



◆ 승리는 ‘도전과 성공’의 신화가 아니라 ‘도전과 발전’의 역사… “잘못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지 말라”


지나친 미안함은 주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게 할뿐더러 자기 자신을 어두운 동굴 속으로 밀어 넣는다. 만일 당신이 관계 지향형의 소심한 완벽주의자라면 당신 마음속의 ‘지나친 미안함’을 먼저 없애야 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그 걱정으로부터 생겨난 불안과 미안함이라는 감정은 독이 될 뿐 절대 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스탠퍼드 의과대학 심리행동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번는 ‘잘못될 권리’에 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짓밟는 것과도 같다. 실수나 실패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전진하는 기회이다. 그러니 잘못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당신 역시 마찬가지다. 잘못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지 마라. 잘못될 권리는 당신을 실패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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