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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테호른 Aug 30. 2020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말이 불편한 이유




▲ 세상이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강요하는 순간이 더러 있다. 그럴 때면 대부분 긴장한 채 선택을 강요받지만, 둘중 어느 것도 정답이 아닌 경우가 많다. © 출처 Unsplash



◆ 양자택일의 함정… 압박감만 줄 뿐, 그중 어느 것도 정답이 아닌 경우가 많아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고 대답을 기다리는 어른들의 얄궂은 눈빛처럼, 세상이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강요하는 순간이 더러 있다. 부부싸움 후 아내가 남편에게 “당신, 나랑 살 거야, 당신 엄마랑 살 거야?”라고 다그치거나, 더 나은 조건의 이직 기회를 얻은 당신에게 상사가 “나 믿고 여기 있을래, 나 배신하고 떠날래?”라며 은근히 압박할 때가 바로 그 순간이다. 심지어 점심 먹으러 간 식당에서조차 ‘짜장이냐, 짬뽕이냐’라며 선택을 재촉받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인생은 양자택일의 연속처럼 보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 세상에 우리 삶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양자택일 문제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에 대한 현명한 대답은 “둘 다 좋아요”다. “엄마나 아빠 중 한 사람이 더 좋다”라고 할 때보다 “둘 다 좋다”라고 하는 아이를 어른들은 더 사랑하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나랑 살 거야, 당신 엄마랑 살 거야?”에 대한 대답 역시 마찬가지다.  

상사와의 의리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는 것 역시 쓸데없는 시간 낭비이자, 무의미한 고민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 이기심과 열등감 때문에 부하 직원의 앞길을 막는 그런 이기적인 상사가 있다면 하루빨리 그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짜장이냐, 짬뽕이냐 갈등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둘이 하나씩 시켜서 나눠 먹으면 된다. 그게 아니면, 오늘은 된장찌개, 내일은 김치찌개로 순서를 정해도 되고, 전혀 다른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렇듯 양자택일은 거부할 수 없는 압박감을 동반하지만, 그중 어느 것도 정답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일은 조바심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올바른 판단을 방해한다. 주목할 점은 우리 삶을 좌우할 만한 양자택일은 없다는 것이다. © 출처 Unsplash



◆ 삶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양자택일 문제는 거의 없다


자기계발 강의나 자기계발서를 꾸준히 듣고, 읽는 사람이라면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차별화 포인트를 공략하라’라는 말을 자주 접했을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성공하려면 남과 다른 뭔가를 하나쯤 갖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한때 꽤 유행했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것이 꼭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를 자칫 잘못 해석하면 ‘뭐든지 하나만 잘하면 된다’, ‘죽이 되건, 밥이 되건, 한 우물만 파라’라는 뜻으로 오해할 수 있다. 정작 자신은 뭔가 하나만 잘하는 사람을 만나면 ‘당신은 딱 거기까지야’라고 얕잡아 보면서 말이다. 또한, 한 우물만 파는 사람은 융통성 없다며 멀리하고, 튀는 사람은 유치하다며 무시하고, 자기과시를 일삼는 사람은 잘난 척한다고 비아냥거리면서도 자신은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선택 가능한 대안이 여러 개 있을 때조차도 다양한 옵션보다는 두 개 중에서 하나를 택하기가 쉽다. 그것이 더 나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신에게 ‘예스’나 ‘노’ 중에서 하나를 택하면 끝나는 질문만 던지는 사람도 있다.  

 양자택일의 틀 안에 자신을 절대 가두지 마라
. 처음부터 한쪽으로 기울어진 시소에 타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어느 하나를 택하는 순간, 나머지 반은 포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만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은 조바심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올바른 판단을 방해한다. 


그보다는 더 다양한 대안을 발견할 수 있는 열린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고, 선택 가능한 폭을 확장함으로써 생각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 그래야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세계와 만날 수 있다. 나아가 그것이 바로 나를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역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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