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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좋아도 커뮤니케이션의 30%는 성공한다

by 마테호른


목소리에는 한 사람에 관한 수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그 때문에 목소리만 듣고도 성별은 물론 나이, 신체 특성 및 기분이 어떤지 예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김새나 성격까지도 추측이 가능하다. 실제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4장의 사진 가운데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아맞히도록 한 결과, 43%가 일치했다. 이 정도면 목소리를 ‘제2의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목소리는 첫인상과 커뮤니케이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며, 직업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목소리는 무엇일까.




◆ 직업, 상황, 목적에 따라 목소리 톤을 달리해야 하는 이유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 박사에 의하면, 커뮤니케이션할 때 목소리가 38%, 표정과 제스처 같은 보디랭귀지가 55%의 영향력을 미치며, 말하는 내용의 비중은 겨우 7% 수준이라고 한다. 그 때문에 무슨 말을 하건 목소리가 좋으면 커뮤니케이션의 30% 이상은 성공하는 셈이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청각에 매우 민감해서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만으로도 상대에게 반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목소리는 과연 어떤 것일까.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기준이 그렇듯이, 좋은 목소리에 대한 기준 역시 시대와 문화권마다 조금씩 다르다. 옛날 양반들은 느리고 낮은음으로 늘어져야 좋은 목소리라고 했다. 그래서 “통하였느냐?”, “어찌 상상이나 했겠소?”라는 식으로 길게 늘어지는 말투를 즐겨 썼다. 하지만 지금은 좋은 목소리의 표본으로 영화배우 ‘한석규’의 목소리를 꼽는다. 차분하고, 명료하며, 부드럽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한석규와 같은 목소리를 가질 필요는 없다. 사람을 매료시키는 데는 상황에 따라 적절한 톤을 구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히틀러는 평소에는 말이 많지도 않았을뿐더러 그나마 어눌한 편이었지만, 대중연설을 할 때만큼은 악센트가 강하고, 톤이 높은 목소리를 사용해 청중을 선동했다. 명연설가로 알려진 처칠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연설시 듣는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평소보다 톤을 높여서 강하게 말했다.



다운로드.jpg ▲ 많은 사람이 좋은 목소리의 표본으로 꼽는 영화배우 한석규.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그런가 하면 직업별, 상황에 따른 효과적인 목소리도 있다.

부동산중개인 같은 컨설턴트나 상담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은 부드럽고, 중성적인 목소리를 구사해야 안정감을 준다. 반대로 홈쇼핑 쇼호스트는 매우 높고, 빠른 톤을 구사해야만 시청자를 자극해서 구매욕을 끌어낼 수 있다. 또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목소리를 다양하게 구사해야 하는데, 데이터를 말할 때는 소리를 높여 강조하고, 결과를 말할 때는 짧게 끊듯이 강하게 말해야 하며, 제안할 때는 톤을 낮춰 부드럽게 말해야 설득 효과가 크다.


또한, 목적에 따라 목소리 톤을 달리할 필요도 있다.

아침에는 상쾌한 느낌을 주는 ‘파’ 정도의 톤으로 인사하는 것이 좋으며, 누군가를 유혹하고 싶다면 명료하고 톡톡 끊어지는 소리보다는 다소 낮고 늘어지는 말투를 구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photo-1505373877841-8d25f7d46678.jpg ▲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목소리를 다양하게 구사해야 하는 것이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데 있어 훨씬 유리하다. © xteemu, 출처 Unsplash



◆ 매력적인 목소리의 8할은 열정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 상황에 대해 “비록 경제가 어렵고, 자신감이 흔들리고 있지만, 우리는 미국을 재건하고 회복시켜 더 강한 나라를 만들 것”이라며 단합을 호소한 바 있다. 결국, 그런 그의 열정은 청중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날 상·하원 의원을 비롯한 청중은 연설 도중 무려 30여 번의 기립박수를 포함해서 모두 70여 차례의 박수로 그에게 화답했기 때문이다.


▲ 열정을 담은 연설로 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의회 연설 장면.



지금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지만, 한때 주말에 대형마트에 가면 판매사원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주말마다 열리는 ‘질러 마케팅’ 때문이다. 질러 마케팅은 고객이 많이 몰리는 오후 2~6시 사이에 소리를 질러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하는데, 농·축·수산물 같은 신선식품을 판매할 때 주로 이용한다.

대형마트에서 이 방법을 즐겨 사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소리를 지를수록 매출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소리를 지르면 고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한다. 실제로 수산물 코너에서 오후 2~6시 사이에 소리 내서 판매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경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소리를 질렀을 때의 매출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3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소리를 지를수록 고객도 상품구매를 ‘질렀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음색이 좋고, 톤이 정확해도 열정 없는 차가운 목소리로는 상대의 마음을 절대 움직일 수 없다. 상대가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바람과 상대에게 기쁨을 주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없는 목소리는 무미건조하고, 차갑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매력적인 목소리의 8할은 열정임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 Key Point


목소리가 첫인상과 커뮤니케이션에 큰 영향을 미치다 보니, 최근에는 목소리 성형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다른 사람을 호감 가게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사람을 매료시키는 것은 목소리 그 자체가 아닌 상황에 따른 적절한 톤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나아가 아무리 음색이 좋고, 톤이 정확해도 열정 없는 차가운 목소리로는 상대의 마음을 절대 움직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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