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가끔 어려운 부탁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부탁의 대상이 원래부터 잘 알던 사람이라면 그나마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참으로 겸연쩍고 힘들다. 문제는 그 대부분이 낯선 사람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과연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 분야에서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들었습니다.”
“명성이 자자하시더군요. 잘 부탁합니다.”
처음 만난 사람을 움직이려면 상대의 ‘평판’을 이용해야 한다. 예컨대, “당신을 매우 존경하고 있다”, “당신의 성과가 이 업계에서 아주 잘 알려져 있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상대와의 거리감을 좁히는 것이다. 특히, 여자보다는 남자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강하게 작용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아는 사람, 알아주는 사람, 인정해주는 사람에게 자신이 가진 열정을 바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나의 명성을 알고 있다는 말만큼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말은 없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우리는 일종의 ‘의무감’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회사에서 높은 직위를 주는 것은 그만큼의 책임을 함께 지우기 위한 것이듯, 상대의 명성을 높여준다는 것은 그가 가진 능력을 베풀어 달라는 우회적인 부탁과도 같기 때문이다.
단,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상대를 전문가로 인정했다면 일의 진행 방식에서도 전문가로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나중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더욱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상황이 있더라도 일단은 상대가 자율성을 갖고 일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다. 말은 “전문가라고 들었습니다”라고 하면서 실제 일에서는 자신의 방식을 고집한다면 앞의 칭찬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