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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지나가는 바람 소리일 뿐

by 마테호른




◆ 삶이 고달픈 이유는 남이 정해놓은 길을 가기 때문

태어남, 즉 생(生)은 누구도 선택할 수 없다. 본인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삶의 첫 출발선에 서는 셈이다. 의지가 작용하지 않는 것은 그때까지다.


많은 사람이 목적 없는 삶을 산다. 목적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살 때 생기는 의지나 삶의 방향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온전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 그 때문에 때가 되면 결혼해야 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 그런 정해진 코스를 제때 거치지 않으면 자신을 부족하거나 못난 사람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의 목적이 섹스나 종족 번식이 아닌 한 굳이 그것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왜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정해진 길로만 가야 한다는 말인가.


내가 가고 싶은 길이 아닌 다른 사람이 정해놓은 길을 가는 까닭에 삶은 고달프고 힘들다.


purpose-2393845_1280.jpg ▲ 프랑스의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 삶이란 지나가는 바람 소리와도 같은 것


‘인생무상’이란 말이 있다. ‘삶이 덧없음’을 뜻하는 말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말의 본뜻은 ‘인생은 항상 똑같지 않다. 즉, 인생은 언제나 변화한다’라는 불교 용어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am Shakespeare)는 《맥베스(Macbeth)》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생은 걸어가는 그림자에 불과하다. 자기 시간에는 무대 위에서 장한 듯이 떠들어대지만, 지나고 나면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는 가련한 배우에 지나지 않는다.”


‘까마귀 발’이라 불리던 블랙피트 인디언(Blackfeet Indian, 미국 몬태나주에 살았던 인디언) 추장이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걱정 가득한 얼굴로 지켜보던 큰딸이 그에게 물었다.


“아버지, 인생이 뭐에요?”

딸의 물음에 추장은 한동안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았다. 모든 기억이 한순간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인생이란 어두운 밤을 비추는 반딧불의 반짝거림과 같은 것이고, 한겨울에 들소가 내쉬는 숨결 같은 것이며, 풀밭 위에 길게 드리웠다가 저녁노을과 함께 사라지는 작은 그림자 같은 것이란다.”


삶은 지나가는 바람 소리일 뿐이다. 누구도 그것을 막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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