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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K 롤링이 힘들 때마다 떠올렸다는 이것?

by 마테호른


삶은 우리 인생에 어떤 일이 생기느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의해서 결정된다.

__ 존 호머 밀스




일하는 데 있어서 처음에 가진 마음, 즉 ‘초심’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초심을 품었을 때만큼 우리 마음이 뜨겁게 불타오르고, 뭔가를 해내고자 하는 마음이 충만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초심은 뭔가를 시작하면서 가진 바른 마음이다. 그만큼 순수하고 뜨겁다. 그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이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하지만 살면서 초심을 지키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이 일 저 일에 치여가며 바쁘게 살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것을 잊고 살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 ‘초심’을 품었을 때만큼 뭔가를 해내고자 하는 마음이 충만한 적은 없다.



◆ 삶이 던지는 질문을 피하지 않고 마주해야 하는 이유


살다 보면, 삶의 의문이 고개를 버젓이 들 때가 있다. 내 경험상 본인이 원했던 삶, 원했던 일과 다른 삶을 살거나 다른 일을 할 때 그런 경우가 많다. 내 경우에는 20대 초반에 한 번, 그리고 직장 생활을 10년쯤 했을 때인 30대 후반에 한 번 그런 경험을 했다.


20대 초반의 고민이 ‘과연, 내가 가려고 하는 이 길이 맞는 걸까?’라는 의문으로 대표되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었다면, 30대 후반에 가졌던 의문은 ‘이게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맞는 걸까?’ ‘제대로 사는 걸까?’로 대표되는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었다고 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그때 나는 삶에 지쳐 있었다. 원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타성에 빠져 일과 삶 모두 기계적으로 대할 뿐, 뭔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전혀 없었다. 변화가 절실했지만, 밥벌이의 무거운 책임감이 그것을 망설이게 했다. 다른 일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부지런히 집과 회사만을 오갔다. 그런 나를 사람들은 모범적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그렇게 몇 년을 더 버텼다.


두 번째 의문이 들었을 때 나는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기 때문이다. 뭘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았고 행복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기는 했지만, 하루 일을 마감하고 퇴근하는 길이면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고개를 버젓이 내밀곤 했다. 그럴 때의 헛헛함이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 내게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산다”라며 위로하곤 했다. 세상에 자기 하고 싶은 일 다 하면서 사는 사람은 얼마 안 되니, 너도 그만 포기하고 지금 생활에나 충실히 하라는 것이었다. 책임감의 무게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지만, 그들은 아직도 모를 것이다. 당시 내게 그 말이 전혀 위로되지 못했다는 것을. 그들이 뭐라고 하건 나는 그 얼마 안에 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 삶의 의문이 고개를 들 때가 있다. 본인이 원했던 삶, 원했던 일과 다른 삶을 살거나 다른 일을 할 때 그런 경우가 많다.



◆ “다들 그렇게 산다”라는 위로 같지 않은 위로


많은 사람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한 번쯤은 했을 것이고, 지금도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 똑같은 일을 먼저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한마디 조언하고 싶다.


삶의 무게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만일 지금 하는 고민이나 의문을 말끔히 해결하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그것이 다시 고개를 들기 때문이다. 즉, 오늘 해결하지 못한 고민은 언젠가는 반드시 다시 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 번거롭고 귀찮다고 해서 삶이 던지는 질문을 애써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한때 나는 ‘내 삶은 실패’라고 생각했다. ‘뭔가를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라는 패배 의식에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 나를 학대한 셈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고 잘못된 생각이었는지 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자신이 원했던 삶을 포기하며 살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에 집중한 나머지 항상 오늘 같은 내일을 살며, ‘진짜 나’를 잊은 채 사는 것이다. 그렇다면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10년 후, 20년 후 내가 원하던 나, 내가 바라던 나의 삶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 삶의 무게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만일 지금 하는 고민이나 의문을 해결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그것이 다시 고개를 든다.



◆ 시작은 느리지만, 뒤로 갈수록 기세를 올리는 슬로 스타터의 힘의 원천 ‘초심’


‘슬로 스타터(Slow-starter)’라는 말이 있다. 공부나 스포츠 경기 등에서 초반에는 부진하지만, 중반 이후 최상의 실력을 발휘하는 사람과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요즘은 뒤늦게 기세를 올리는 사람들을 두루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슬로 스타터는 시작은 느리지만, 뒤로 갈수록 강력한 뒷심을 발휘한다. 그 힘의 원천은 초심의 간절함과 절실함에 있다. 즉, 초심을 잊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6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12살에 어머니가 재혼해서 집을 떠나 어렸을 때부터 농장 일을 시작으로 수많은 직장을 전전해야 했던 한 남자가 있었다. 한때 사업 성공으로 인해 남부럽지 않게 살기도 했지만, 곧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그때 그의 나이 60살이 넘었다. 그 후 그는 낡은 중고 자동차 한 대에 의지해서 전국의 식당을 무작정 찾아다녔다. 자신만의 치킨 조리법을 팔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누구도 그의 제안을 선뜻 받아주지 않았다. 그렇게 거절당한 횟수만 무려 1,009번이었다. 그쯤 되면 포기할 법도 하지만, 그는 포기를 모른다는 듯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마침내 1,010번의 도전 끝에 첫 번째 계약을 맺었다. 그때 그의 나이 68살이었다.


<KFC> 창업자 커넬 할랜드 샌더스(Colonel Harland Sanders)의 이야기다. 그는 살면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겼었지만, 초심을 절대 잊지 않았다. 그만큼 간절하고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증거 삼아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이들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실패와 좌절의 경험도 살면서 겪는 공부 중 하나입니다. 현실이 슬픈 그림으로 다가올 때면, 그 현실을 보지 말고 멋진 미래를 꿈꾸세요. 그리고 그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앞만 보면서 달려가야 합니다. 인생 최대의 어려움 뒤에는 언제나 인생 최대의 성공이 숨어 있으니까요.”



▲ 시작은 느리지만, 뒤로 갈수록 강력한 뒷심을 발휘하는 슬로 스타터의 힘의 원천은 초심을 잊지 않는 데 있다.



《해리포터》 저자, 조앤.K 롤링 역시 마찬가지다. 한때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해야 했을 만큼 힘든 삶을 산 그녀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성공으로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사람이 되었다. 힘들 때마다 초심을 반복하며 인생역전을 이룬 그녀는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실패는 누구나 두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실패가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시작하기도 전에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데 마법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 힘은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 초심을 잃지 않을 때 열심도, 뒷심도 나온다


지금, 다시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다. 뭔가를 절실하게 깨닫고, 다시 시작하는 그때가 가장 빠를 때다. 그러니 지금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해서,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 있다고 해서 절대 포기하거나 좌절해서는 안 된다. 성공의 새로운 싹은 역경 속 그것도 가장 밑바닥에서 움트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려면 세 가지 마음을 가져야 한다. 초심, 열심, 뒷심이 바로 그것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초심이다. 초심이 없으면 열심을 가질 수 없고, 초심을 잃지 않아야만 뒷심도 나오기 때문이다.

삶이 힘들고 슬럼프에 빠졌을 때일수록 초심이 중요하다. 초심만큼 슬럼프를 예방하고 치유하는 최고의 처방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가 살면서 초심을 반복해서 되뇌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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