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상에 관해 잘못 알려진 상식 3가지
협상의 핵심은 ‘사람’에 있다. 누구를 담당자로 발탁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협상에 관한 상식 중에는 잘못 알려진 것이 꽤 있다. 실례로, 협상가는 무조건 부드러워야 한다거나, 무슨 일이 있어도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은 협상의 진전을 막는 방해물일 뿐이다. 협상에 관해 잘못 알려진 상식 몇 가지를 알아보자.
절반은 맞지만, 절반은 틀리다. 뛰어난 협상가일수록 인간의 본성을 잘 이용하기 때문이다.
협상의 묘미는 뛰어난 볼링 선수가 코스의 경사도를 잘 이용해서 게임을 능수능란하게 풀어나가듯 아무리 어렵고, 복잡한 안건이라도 원만하게 타협해서 공평하게 이익을 분배하는 데 있다.
그 때문에 뛰어난 협상가일수록 상대를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들은 어떤 상대라도 한순간에 제압해서 협상 분위기를 부드럽게 한다. 그 비결은 바로 인간 본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해결 방법을 찾는다. 예컨대,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 상대의 자존심을 세워주거나 기분 좋게 해서 그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유도한다. 누구나 자신이 합리적인 사람으로 보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협상가는 상대의 그런 미묘한 자존심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상대가 한 명이 아닌 두 명 이상이라면 각자의 자존심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단, 상대의 허점은 가능한 한 모르는 척 넘어가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그 자신이 그것을 가장 잘 알기에 그런 에티켓을 발휘하면 상대 역시 반드시 보답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전혀 그렇지 않다. 협상만큼 고상하고, 품위 있으며, 예의가 필요한 일도 없다. 아닌 게 아니라 한 나라를 대표하는 협상가의 말과 행동은 그 나라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협상가의 세련되고 품위 있는 말과 행동은 그 나라와 국민 역시 같은 수준에 올려놓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 나라를 대표하는 협상가는 공익이라는 무대에서 활동하는 배우와도 같다.
협상가는 한 나라를 대표하며, 다른 나라 사람들과 특수한 관계를 맺는다. 따라서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협상가로 파견해서는 절대 안 된다. 허세를 부리거나 과도한 특권 등을 요구해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 나라를 대표하는 협상가는 선과 악을 구별하는 높은 도덕성을 지녀야 한다. 뭔가를 숨기는 듯하거나 엉큼한 생각을 가져서는 절대 안 된다. 특히 강대국 협상가일수록 오히려 부드러워야 한다. 나라의 힘만 믿고 함부로 날뛰거나 자기 생각만 강요해서는 절대 안 된다. 그 순간, 협상은 토의의 자리가 아닌 싸움의 자리가 되고 만다.
이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조직, 조직과 조직의 협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칼자루를 쥔 사람일수록 부드러워야 하며,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 비밀 협상일수록 이미 알려진 인물보다 새롭고 대범한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협상가는 협상 진행 과정에서 여러 나라 사람들과 친분을 맺는데, 바로 그 점이 비밀 협상에 기존 인물을 발탁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그에 관한 정보를 상대국이 이미 훤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소심한 사람 역시 비밀 협상의 담당자로 적합하지 않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 두려움에 떨 것이 당연할뿐더러 얼굴색이 변하거나, 태도가 달라짐으로써 협상 전략을 쉽게 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안전에만 지나치게 신경 쓴 나머지 해야 할 일을 잊거나 그것을 손상하는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