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nest Hemingway (1964)
파리는 날마다 축제
A Moveable Feast (1964)
1. 이 책은 헤밍웨이가 1957년 가을에 집필을 시작했으나 1961년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1964년에서야 출판된 그의 사후 에세이집이다.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이후, 헤밍웨이는 캐나다 토론토 주간지 Toronto Star의 해외 특파원으로 갓 결혼한 아내 Hadley Richardson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 도착하지만, 기자의 삶보다는 기사를 쓰고 받는 원고료와 이따금씩 경마에서 따는 돈으로 가난한 작가지망생의 삶을 시작한다.
1921년 파리에서 그는 21세였다. 과연 이 글들이 이제 막 20대가 된 청년의 것일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가끔씩 노인의 혜안 같은 것이 모래알의 유리알처럼 반짝거려 읽다가 놀라 멈추게 된다. 젊은 날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한 가벼운 에세이라고 하지만, 그의 왕성한 혈기와 가끔씩 튀어나오는 급한 성미 같은 것 사이사이로 번뜩이는 중년의 여유와 날카로운 통찰력이 들어있어서, 그만의 독특한 묘미를 느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헤밍웨이가 노벨 문학상을 받은 [노인과 바다 The Old Man and the Sea] (1952) 이후의 작품이고, 1957년 집필을 시작하고 나서도 쿠바, 아이다호, 스페인, 또 쿠바로 옮겨 다닐 때마다 늘 갖고 다니며 약 4년에 걸쳐 퇴고를 거듭한 작품이니, 20대의 인물과 풍경에 50대 후반의 시야과 숨결이 더해진 묘하게 입체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2. 20대의 사랑.
20대 프랑스 파리에서 지내던 시절. 가난했던 작가 지망생. Shakespeare and Company, 실비아 비치 이야기가 나오는 그 시절. 20대 같지 않던 지혜로움과 현명함, 총명함과 여유가 있다. 솔직하고 당당하고, 가난하지만 위풍당당하면서, 그 당당함 속에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들여다보는 섬세함이 있다.
배고픈 감정이 아니라 허한 감정. 그 허한 감정을 잊지 않고, 쉽게 내치지 않고, 무시하지 않고 담담히 오랫동안 깊이 들여다보는 집요함, 예민함 (투우, 복싱, 승마 등을 좋아하는 취미와 어울리지 않게?) 디테일에 집중하는 세심함,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끈기, 담대, 열정 그리고 지구력. 사물과 세계를 연결해 보는 젊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시야, 세계관, 그리고 통찰력.
그의 1926년 작품 [The Sun Also Rises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서도 그의 파리 시절을 엿볼 수 있는데, 비슷한 분위기의 이 소설과 에세이집을 나란히 읽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사랑이라는 감정, 행위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정도로 열정적인 남자이면서도 동시에 냉소적일 수 있는 작가의 모습이 소설 속 주인공 Jake Burns와 사뭇 겹쳐 보인다.
3. 문장
내가 좋아하는 Joan Didion 존 디디언이 극찬하고, 사랑하고, 닮고 싶어 했던 그의 글.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그의 글이 너무 좋다. 그의 글은 [The Old Man and the Sea 노인과 바다] (1952)에서 절정을 이룬다고 나는 생각한다. 20세기 작가들 중에 (특히 미국 작가들) 헤밍웨이의 문체를 좋아하지 않는 작가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좋아하고 따라 하고 싶어 한다.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It was a wonderful meal at Michaud's after we got in; but when we had finished and there was no question of hunger any more the feelings that had been like hunger when we were on the bridge was still there when we caught the bus home. It was there when we came in the room after we had gone to bed and made love in the dark, it was there. When I woke with the windows open and the moonlight on the roofs of the tall houses, it was there. I put my face away from the moonlight into the shadow but I could not sleep and lay awake thinking about it. We had both wakened twice in the night and my wife slept sweetly now with the moonlight on her face. I had tried to think it out and I was too stupid. Life had seemed so simple that morning when I had wakened and found the false spring and heard the pipes of the man with his herd of goats and gone out and bought the racing paper.
But Paris was a very old city and we were young and nothing was simple there, not even poverty, nor sudden money, nor the moonlight, nor right and wrong nor the breathing of someone who lay beside you in the moonlight. (p38)
4. 헤밍웨이의 작품
Ernest Hemingway (1899-1961)
Novels:
The Sun Also Rises (1926)
A Farewell to Arms (1929)
To Have and Have Not (1937)
For Whom the Bell Tolls (1940)
Across the River and into the Trees (1950)
The Old Man and the Sea (1952)
Story Collection/Essays:
Three Stories and Ten Poems (1923)
In Our Time (1925)
Men Without Women (1927)
Winner Take Nothing (1933)
The Fifth Column and the First Forty-Nine Stories (1938)
The Snows of Kilimanjaro and Other Stories (1961)
A Moveable Feast (1964)
2023년에 네이버 블로그에 쓴 글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