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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이 Nov 09. 2023

퇴사 D-1

퇴사가 하루 남았다. 소감이 어떻냐고 많이들 물어보는데, 무슨 기분인지 아주 알쏭달쏭하다. 


나는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로봇이냐는 소리를 많이 들으며 자랐다. 고등학교때까지는 어떤 슬픈 영화를 봐도 우는 애들을 보며 웃었을 뿐이었다. 눈물이 매말랐던건지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걸 몰랐던건지, 가끔은 내가 어떤 마음인지도 살펴볼 줄 모르고 무디게 살아가는 것 같다. 


졸업식에서도 친구들과 그동안의 추억을 묻고 헤어지는 날임에도 슬프지않았다. 싱글벙글, 마지막으로 사진찍자는 말에도 대충 듣고 1등으로 학교를 나섰다. 정말로 그 뒤에 친구들을 다시 보지 못했음에도 말이다. 


회사도 그렇다. 7년차 회사에 허리급 직원으로 많은 지표를 맡아 처리하면서 어쩌면 인정을 받았음에도, 조금만 더 다녀달라는 부장님과 지원장님 말에도 아무 감흥이 없었다. 그렇다고 빨리 때려치고싶다는 마음도 아니었다. 


그런데 어쩐지 설레는 마음이 든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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