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오늘을 버텨낸 당신에게
주체적으로 삶을 개척해내는 사람은 흔히 말하는 수치로 상위 1%에 들것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삶의 노예, 돈의 노예일 거예요.
오늘 아침, 방금 전에 눈을 감을 것 같은데 알람이 울리지 않으셨나요. 눈꺼풀이 쩍 붙어 떨어지지 않는데도 오늘을 살아나가야겠죠. 더 자고 싶어도 어쩔 수 없어요. 누군가을 위해 아침을 차릴 수도, 어쩌면 아침을 거르고 출근길에 올라야 하니까요. 누군가는 미어터지는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누군가는 막히거나 막히지 않는 차도를 뚫고 운전을 하기도 하겠지요. 출근길에 오르지 않더라도 컴퓨터를 켜며 재택근무로 하루를 시작할 수도 있겠어요. 그렇게 모두들 오늘을 시작할 것입니다.
대학을 가려고 잠을 줄여가며 책상 앞에 앉아 발버둥 치던 시절이 있을 겁니다. 그렇게 입학한 전공이 맞지 않더라고 학위를 위해 버팁니다. 취업을 하려고 보니 회사의 문은 너무 좁은데 입사하고 싶은 사람은 바글바글하죠. 그래도 어찌어찌 몇 년의 준비 끝에 좁은 관문을 통과합니다. 그럼 이제 끝일 줄 알았겠죠. 하지만 아닙니다. 끔찍한 업무와 상사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을 거예요. 그뿐만인가요. 집안 어른분들은 결혼하라며 등을 떠밉니다. 그런데 혼수, 예물은 우리가 쉽게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던가요. 집값은 우리가 살 수 있는 금액이던가요. 어쩌면 20년 30년 더 벌어서 쫄쫄 굶어가며 모아도 부족한 돈일 거예요. 그런데 결혼을 한다고요? 결혼하면 아이를 낳을지도 몰라요. 낳고 싶지 않더라도 말이죠. 그럼 아기는 어떻게 키우나요? 누가 키우나요? 무슨 돈으로 흉흉한 세상에서 안전하게 키우나요?
우리의 미래에는 희망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당장 눈앞에는 과장 조금 보태 뒷산만큼 쌓여있는 업무량이겠죠. 심지어 납득이 되는 업무도 아닙니다. 적성에도 맞지 않습니다. 재미도 없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보고서를 써내고 제안서를 기획합니다. 팀장에게 보여줬더니 눈앞에서 찢어버리진 않으시던가요? 팀장님께 컨펌을 받고 부장님께 올리면 또 부장님이 찢어버립니다. 그만두면 의지박약이라며 욕을 할 뿐이죠.
저에게 어떤 부장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요즘 애들은 스펙이 너무 좋아 입사해도 금방 나가버린다고요. 그래서 아무것도 없는 애들을 뽑으셔야 한다고요. 그럼 취업하기 위해서 노력한 친구들은 어떡하나요. 조금 그리고 대충 준비한 친구들은 이 회사를 나가지 않을 것 같나요? 그들이 스펙이 좋아서 나가는 것만 같나요?
세상은 너무 가혹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설 곳이 없습니다. 노력해도 돌아오는 게 없어요. 눈치를 주길래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야근을 해도 수당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조금이라도 먼저 일어나면 '-씨는 좋겠어. 일이 없나 봐? 일머리가 좋은 거 맞아?' 하며 면박을 주기도 합니다. 저보다 몇 배는 더 받으면서 일 넘기는 재주는 아주 능합니다. 회식은 업무의 연장선인데도 그들에게는 즐거운 놀이인가 봅니다. 아픈데도 병가는 그림의 떡입니다. 부장님께서는 '생리휴가'를 마음껏 활용하라는데, 이게 맞는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대로 쉰 적이 언젠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이었는지 가물가물해집니다. 이러려고 공부한 건 아닌데 말입니다.
무엇보다 일반 회사에 취직하면 첫 월급이 200만 원 남짓. 월세 내고 밥 먹고 버스 타면 뭐가 남을까요. 본가에서 회사를 다닐 수 있다면 형편이 조금 낫겠지요. 그래 봤자 몇십억 씩 하는 집은 살 수 있을까요. 내 집 마련은 가능한 말일까요.
분명히 좋아하는 일을 하고 보람을 느끼며 행복한 하루를 보내신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그런 분들에게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부럽고 또 부럽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요.
하지만, 저는 오늘도 매일같이 드는 생각을 또다시 했습니다. 퇴사. 사표.
그런데 어쩌겠어요. 돈은 벌어야죠. 돈을 모으진 못해도 당장 밥은 먹어야 하니까요.
그렇게 오늘도 참고, 버텼습니다.
여러분의 오늘은 어떠셨나요.
오늘도 오늘 하루를 버텨낸 당신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