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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Dec 06. 2016

뒤집어라! 새로운 '차원'이 열릴 것이다

<언플래트닝 생각의 형태>


관점을 바꾸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이 모습을 드러낸다.


접시를 수평으로 바라보면 납작하고 길쭉한 '바나나 모양'으로 보입니다. 시선을 조금 높여 아래로 내려다보면 '타원'으로 보이고, 더 높은 곳에서 보면 타원에서 점차 '원'으로 변해가지요.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면 완전히 원형으로 보일 겁니다.



(출처 : <언플래트닝 생각의 형태> 본문 이미지)


이처럼 글로만 표현하는 것보다는 '만화'와 '텍스트'가 결합했을 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닉 수재니스는 박사 과정 논문으로 무려 만화로 된 원고를 제출합니다. 컬럼비아대학교 논문이었죠.


그 논문은 놀랍게도 심사를 통과합니다! 심지어 하버드대학교 출판부의 문턱까지 만화로서는 최초로 통과하지요.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이 책 <언플래트닝 생각의 형태>(닉 수재니스/ 책세상/ 2016년)입니다.


실로 천재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죠, 우리는 바로 철학 같은 것을 만화로 읽어야만 하는 겁니다!) 본래 수학을 전공한, 현재는 예술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과 깊은 사유의 결과물이 잘 조화를 이룬 이 책은 출간 이후 최고의 그래픽노블로 꼽히며 극찬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주요 모티프를 에드윈 에벗(Edwin Abbott)의 소설 <플랫랜드>(Flatland)에서 가져왔습니다. 2차원 세계에 살던 정사각형이 3차원 세계에서 온 구와 함께 플랫랜드를 벗어나 3차원 공간으로 가면서 새로운 세상과 관점을 경험하게 되는 내용이지요.


(출처 : <언플래트닝 생각의 형태> 본문 이미지)


저자는 2차원 세계에 살고 있는 정사각형처럼 오늘날 우리가 모두 좁은 틀에 갇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사고가 경직된 채로 그저 앞서 갔던 사람의 뒤를 쫓아 일렬로 걸어가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지요.


(출처 : <언플래트닝 생각의 형태> 본문 이미지)


사회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같은 것만 주입하면서 정답 맞히기만 강조하고, 정량평가를 통한 한 줄 세우기에 급급해왔기 때문입니다.


(출처 : <언플래트닝 생각의 형태> 본문 이미지)


저자는 이와 같은 현상을 ‘단조로움(flatness)’이라고 칭하고, 그것을 뒤집는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 ‘언플래트닝(unflattening)’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언플래트닝은 관점의 다양화를 통해서 가능합니다. 한쪽 눈으로만 볼 때와 양쪽 눈을 다 사용해서 사물을 볼 때가 다르듯이, "다양한 관점으로 무장하면 다차원적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죠.

 

(출처 : <언플래트닝 생각의 형태> 본문 이미지)


저자는 또한 다른 사람과의 교유를 통해서도 우리가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고 전합니다.


두 눈이 결합해 입체적 시각을 완성하는 것처럼 서로의 궤도를 도는 다양한 관점은 연결되고 상호작용하고 중첩되다가 새로운 관점의 등장을 촉발한다. (줄임) 경직되고 닫힌 사고방식은 상호 연결된 포괄적 관계망에서 재구상된다. 각각의 관점이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더 이상 고립되지 않고, 끊임없이 다른 관점과 소통하며 전체와 불가분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이처럼 새롭게 통합된 곳에서 포괄적 사고의 새 지평이 열린다.


궁극적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평면적이고 협소한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변화무쌍한, 다양한 관점을 가져야 한다.


자, 한번 상상해보세요. A4용지를 놓고 수평으로 바라보면 하나의 선으로 보일 겁니다. 그려지시나요? 이제 시선을 위로 옮기면 서서히 사각형이 모습을 드러내겠죠. 처음에는 사다리꼴로, 그리고 서서히 가로세로 210*297mm의 직사각형으로 변해갈 겁니다. 그걸로 끝일까요? 아니죠, 이 종이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답니다.

 
저는 이 종이를 가지고 '구'를 한번 만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종이에 검은색을 가득 채워 출력했습니다-만, 프린터가 잉크를 염려하는 저의 마음을 알았는지 자체 노이즈로 멋진 무늬를 만들어주었네요. 이 종이를 이제 반 접고, 다시 반 접고, 또 반 접은 다음 원 모양으로 잘라서 8개의 원을 만듭니다.



같은 과정을 한 번 더 반복해 총 16개의 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원을 위 사진처럼 색깔 있는 부분을 안쪽으로 두고 접어줍니다. 


반원들의 색깔 있는 부분에는 아랫쪽에 풀칠을, 색깔 없는 부분에는 위쪽에 풀칠을 해서 쭉 이어 붙였습니다. 살짝 어설프긴 하지만, 어쨌든 2차원 종이를 가지고 3차원의 구를 만드는 데 그럭저럭 성공한 것 같네요.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뒤집어라! 새로운 ‘차원’이 열릴 것이다 - <언플래트닝 생각의 형태>]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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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인터파크도서 북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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