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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Dec 13. 2016

밥상머리 예절, 아이 교육의 시작이다

말만 하는 부모, 상처 받는 아이

                                                                               

밥 먹기 싫다는 아이를 쫓아다니며 부모들이 많다. "한 숟가락만 먹어. 다음에 네가 좋아하는 거 줄게." 그러면서 눈치 보고 떠받들어 키운 아이는 본인이 어디에서나 최고인 줄 안다. 당연히 밥 투정, 반찬 투정은 기본으로 하는 사람으로 큰다.

제발 멀리 보고 아이들을 키우시길 바란다. 지금 부모 눈엔 사랑스런 아이지만 남의 눈엔 '눈엣가시'가 될 수 있다.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교육시키는 걸 두려워하는 순간, 내 아이는 부모 외의 다른 모든 사람에게 욕먹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잘못된 식사 예절이 아이를 망친다. 첫 아이가 어릴 적, 동네에 친한 엄마들 넷이 있었다. 식사 때마다 그 중 한 친구가 딸아이 밥을 떠먹여줬다. 그 친구네랑 밥을 먹으면, 지금껏 혼자 잘 먹던 다른 집 아이들도 엄마에게 먹여달라고 떼를 썼다.

그 친구 집은 하루 종일 식탁에 밥이 차려져 있었다. 아침을 11시까지, 점심은 3~4시까지, 저녁은 밤늦게까지 먹였다. 아이가 놀다 한 숟가락 먹고, 자다 한 숟가락 먹었다. 심지어 화장실 가서 앉아있다가도 한 숟가락을 먹었다.

하루 종일 애를 쫓아다니던 그 친구는 짜증을 자주 냈다.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함께 있다 보면 다른 사람까지도 피곤해졌다. 그러다 보니 그 친구에게 급한 일이 생겨도 주변 친구들이 그 집 아이를 돌봐주겠다고 나서지 않았다. 아이의 신경질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나는 지금까지 다른 세 친구들과는 돈독한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지금 어디 사는지도 모른다. 아이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사랑이 우정을 깨트릴 수 있다. 아니, 아예 사람과 멀어지게 한다.

한번은 아는 분이 내게 자랑했다.

"나는 아침마다 너무 바빠. 새벽부터 일어나서 가족들 식사 준비 하느라 정신이 없다니까. 아이들 셋 식성이 다 달라서 세 가지 요리를 하거든. 큰애는 샌드위치, 둘째는 오므라이스, 막내는 죽, 남편은 샐러드. 나 같은 엄마가 어디 있겠어?"

늘 자신이 얼마나 부지런하고 좋은 엄마인지 강조했는데 그분이 모르는 게 있었다. 주위 사람들은 그 집 아이들과 노는 걸 다 피했다는 사실!

그냥 본인 만족이었던 것이다. 친구 집 가서 본인이 원하는 음식을 해달라고 떼쓰는 입맛 까다로운 아이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친구 집에 놀러간 아이가 그 집 엄마가 비빔밥을 해줬는데 이랬다고 생각해보자.

"난 이런 거 안 먹어요. 스파게티 해줘요."
"전 돈가스 먹을래요. 엄마는 다 해주는데…고기 먹고 싶어요!"

아무리 우리 아이 절친이라도 한 대 쥐어박고 싶어질 거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밥상머리 예절, 아이 교육의 시작이다]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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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칼럼니스트 김은미, 서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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