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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Dec 23. 2016

도전! 마르크스 읽기

마르크스는 처음입니다만

 


<자본론> 제1권 초판 표지


이번 시간에는 앞으로 여러분이 마르크스를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그 방법과 마음가짐에 대해 제 나름의 조언을 할까 합니다.


마르크스를 읽는 목적은 '우와, 마르크스 짱!'하며 마르크스에게 감동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럼 21세기인 오늘, 굳이 19세기의 마르크스를 읽는 것의 의의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저는 그것이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투쟁했던 당시의 사회에서 변혁을 꿈꾼 마르크스의 진지한 삶의 방식을 피부로 느끼고, 그가 절실한 마음으로 탐구한 학문적 깊이를 제대로 배움으로써 21세기의 현실에서 변혁을 추구하는 기개를 이어받아, 그는 볼 수 없었던 오늘날의 세계를 우리 스스로 분석하기 위한 이론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이론은 발전의 이론이며, 그대로 암기해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교의가 아닙니다. 
- 엥겔스가 폴렌스 켈레이 위스시니웨트스카이에게 보낸 편지, 1887년 1월 27일 


우리는 단순히 마르크스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이 되려고 마르크스를 읽는 게 아닙니다. 그의 이론을 오늘의 현실에 활용함으로써 ‘발전’시키기 위해 읽는 거죠. 그렇다면 마르크스의 이론이 뭐든 ‘올바르다’고 전제해서는 안 되겠죠. 마르크스 자신이 좋아하던 ‘모든 것을 의심하는’ 정신에 따라 21세기의 현실에 비추어 마르크스를 점검해 봐야 할 것입니다. 마르크스에 대해 ‘내 머리로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마르크스를 접했습니다. 선배들의 권유로 <공산당 선언>을 읽었는데요. 거의 아무것도 모르겠더군요. 하지만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거라는 직감은 들었습니다. 아무쪼록 여러분도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보세요. 조금 먼저 공부를 시작한 선배와 함께한다면 더 좋을 겁니다. 그런 학습이 가능한 동아리에 가입하거나 아니면 직접 동아리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네요. 


또한 집에서, 도서관에서, 카페에서, 전철 안에서 이해가 가는 부분과 잘 가지 않는 부분을 펜으로 밑줄을 그어 표시하며 책을 읽는 등 독자적인 공부 습관을 어떻게든 몸에 배게 해 둬야겠습니다. 마르크스와의 일대일 격투를 통해 조금이나마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고통스러우면서도 즐거운 시간을 경험해 보세요.


바쁜 와중에 많은 책을 읽기 위해서는 스피드가 필수고, 독서 시간 안배를 위한 스케줄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바쁜 사람일수록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들 하는데, 이런 노력을 착실하게 해 온 경우겠죠.





다른 한편으로, 배움이라는 건 꼭 책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적인 체험이 중요해요. 특히 중요한 것은 사회를 개혁하는 일에 직접 참여해 보는 일입니다. 밖에서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사회의 구조나 움직임을 직접 목도할 수가 있거든요. 그 과정에서 마르크스가 이런 일들을 어떻게 분석했을지 생각해 본다면 책상 앞에서 한 공부와 상호 작용이 일어날 겁니다.


또한 아무쪼록 책은 '읽을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읽고 싶은 것'을 늘 주변에 놓아두시기 바랍니다. 그런 마음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성장에 크나큰 도움이 되거든요.


여러분, 열심히 마르크스에 도전해 보세요. 그래서 오늘을 살아내는 데 필요한 지침과 자신을 얻길 바랍니다. 저 같은 아저씨 세대를 밀어낼 젊은 이론가의 등장을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본 연재는 <마르크스는 처음입니다만> (이시카와 야스히로/ 나름북스/ 2016년) 내용 가운데 일부입니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도전! 마르크스 읽기 ]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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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칼럼니스트 이시카와 야스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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