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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Jan 09. 2017

당신에게 '새벽'은 어떤 시간 입니까

새벽을 살아가는 제각가의 당신...책 속에서 찾은 새벽

                      

새벽이 오네요 이제 가요/ 당신은 나를 만난 적이 없어요/ 우리 기억은 내가 가져가요/ 처음부터 잊어요 – 김세영 '밤의 길목에서' 노랫말 중(원태연 작사, 1997년 발표)

노래방 좀 다녀봤다는 삼사십대라면 누구나 알 법한 이 노래. 원태연 시인이 쓴 슬픈 노랫말이 인상적이었다. 이별의 아픔을 이기지 못한 노랫말 속 주인공. 그에게 새벽은 사랑의 기억을 부정해야 하는 잔인한 아픔의 시간이다.


온 세상이 잠들어도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랑 때문에, 그리움 때문에, 아니면 미래를 위한 담금질이나 하루하루 생을 밀고나가는 노동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 속에 당신의 모습은 없는지. 책 속에서 찾은 새벽의 여러 얼굴들, 잠들지 못한 이야기들을 모았다.

어긋난 사랑을 떨치고 용기와 손잡는 시간
<말해봐 나한테 왜 그랬어>

"나는 이만 물러날게. 할 수 있는 만큼 다 사랑했어. 처음으로 하는 이 고백이 마지막 인사야." 새벽 2시 40분, 수미의 손끝을 떠난 문자메시지는 '오빠'에게 닿지 못했다. 이미 전화번호를 바꿔버린 '오빠' 대신 메시지를 받게 된 민정. 두 여자의 "어두운 서랍 속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말해봐 나한테 왜 그랬어>(박하/ 2016년)는 에세이스트 김현진과 신인 소설가 김나리가 함께 쓴 소설이다. '카톡소설'이라 불릴 만한 독특한 형식에, 한국 사회 여성의 삶과 사랑에 대한 도발적인 고백을 담았다. 고백과 공감, 고발과 용기로 이어지는 시리고도 따뜻한 이야기.

잠들어 있던 감성이 깨어나는 시간
<새벽 세시>

"너라는 문장에는/ 마침표가 없었으면 좋겠다." 페이스북 페이지 '새벽 세시'를 운영하는 그/그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새세 님', '새세 누나', '새세 형' 등으로 자유롭게(?) 불린다. 그/그녀는 "잠이 오지 않는 새벽에 책 한 권 꺼내들고" "아침을 기다리는. 나와 같은 감성을 가진 그대들"을 위해 오늘도 글을 쓴다. 그들에게 새벽은 "터질 것 같은 사랑과 참을 수 없는 그리움, 밀려오는 후회를 둘러싼 생각 주머니"에 파묻힌 시간이다. 잠 못 드는 사람들 47만여 명이 그 문장을 마음에 담아 갔다. <새벽 세시>(경향BP/ 2016년)는 잠 못 드는 그들의 새벽을 담은 책이다.

노력과 꾸준함으로 성공을 찾는 열정의 시간
<하버드 새벽 4시 반>

내로라하는 영재들만 다니는 세계적인 명문대학 하버드. <하버드 새벽 4시 반>(라이스메이커/ 2014년)는 그곳의 새벽 풍경을 통해 하버드의 '특별함'을 이야기한다. 빈자리 하나 없이 가득 찬 새벽 4시 반 하버드의 도서관은 그들의 특별함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흔히 우리가 '하버드'에서 떠올리는 '천재성', '지식', '스펙' 등이 아닌 '노력'과 '꾸준함'이 강조된다는 것.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아닌, 세계에서 가장 노력하는 사람들이었다. 중국 CCTV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세계 유명대학' 하버드 편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다.

타인의 운전석에서 한국사회를 해부하는 시간
<대리사회>

새벽을 달리는 사람들. 대리운전기사들이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통해 대학 내 '유령의 시간'을 고백한 김민섭은 후속작 <대리사회>(와이즈베리/ 2016년)를 통해 한국사회의 천박한 욕망을 해부했다. 그는 대학 시간강사를 그만두고 실제로 대리운전기사로 일했다. 매일 밤 '타인의 운전석'에서 그는 행위, 말, 생각의 세 가지 통제를 경험하며 대한민국 노동 현장을 몸으로 겪었다. 모든 노동은 대리노동이며, 이 사회 역시 타인의 욕망을 대리하는 대리사회라는 것이 그의 발견이다. 괴물의 욕망을 대리하며 또 다른 괴물이 돼가는 ‘우리’를 만날 수 있는 책.

깨달음의 갈증을 풀어주는 묵상의 시간
<목마른 이에게 건네는 열두 모금 생수>

새벽의 고요함과 차가움은 바깥으로 향하던 시선을 '나'로 돌리게 도와준다. 많은 이들에게 새벽이 '묵상'의 시간인 것은 그 때문이다. 25년간 언론인으로 살아오다 목사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조정민 목사. 그의 책 <목마른 이에게 건네는 열두 모금 생수>(두란노서원/ 2016년)은 새벽마다 그가 길어올린 묵상의 말씀을 모은 책이다. 방송기자 출신의 그는 딱 뉴스 원고 길이만큼의 '열두 줄' 묵상 글을 매일 새벽 5시에 SNS에 올렸다. 3년 동안 그가 올린 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의 생수'가 돼줬다. 예순두 가지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그의 글들을 엮었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당신에게 '새벽'은 어떤 시간 입니까]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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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최규화(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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