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칼럼

[우도] 전지현의 고향

섬 속의 섬

by 인터파크 북DB


※ 가고 싶어요. '늘'이 아니라 '때때로' 말이죠. 섬에요. 수많은 섬 중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가 가장 큽니다. 많은 이들이 몰려듭니다. 몰려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예 눌러 앉습니다. 좋아서겠죠. ‘보물섬’이라서 그런가요? '보물섬' 제주도엔, 제주도만 있는 건 아닙니다. ‘아주 작은 보물섬’들이 점을 찍고 있습니다. 그 섬에 저랑 가보실래요? – 필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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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을 매개로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 그런 영화에 우도가 끼어든 이유는 무얼까. 아름다운 화면을 보여주기 위해서? 아름다운 전지현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아니, 사실이 그렇다. 아름다운 화면과 아름다운 배우를 돋보이게 하려면 아름다운 곳이 있어야 한다. 우도가 제격이다. 우도는 영화를 돋보이게 할 정도로 충분히, 아니 더 아름답다.


우도를 그림자로 표현한 이들이 있었다. 아주 오랜 옛날이다. 그것도 무려 천년동안 바닷속에 잠긴 그림자로 표현했다. 우도(牛島), 뜻풀이 그대로 우도는 '소섬'이다. 곱게 누워있는 소라고 한다. 하지만 '소'로만 통용되진 않는다. 물에 뜬 평지라는 의미로 '연평(演坪)'으로도 불린다.


충암 김정은 우도가(牛島歌)를 이렇게 시작했다.


"영주산 동쪽 머리에 자라 기둥이 기울어
천년의 신비한 그림자가 큰 바다에 잠겨 있네."


충암은 제주시 종달리에서 우도를 바라봤던가. 종달 쪽에서 우도를 바라보면 낮게 깔린 섬 자체가 그림자로 비쳤을지도 모른다. 연평(演坪)의 의미처럼 커다란 섬이 나지막하게 누워있는 모습에서 옛 사람들은 그림자 하나가 오랜 시간을 거치며 바다에 둥둥 떠 있다는 표현을 그렇게 한 모양이다.


그러나 우도는 밖에서 바라보면 제 맛이 아니다. 섬으로 들어가야 한다. 좀 더 여유를 가지면 더 좋다. 도항선이 수차례 다닐 정도로, 도항선에 차량을 싣고 가기 편한 곳이기에 금방 '쑥'하니 들어가지만 '쏙'하니 빠져나오지는 말자. 우도에는 볼 게 많으니까. 시간을 내 하루를 푹 쉬면서 즐길만한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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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맛은 무엇이던가.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할 때는 언제일까. 우도는 사시사철 좋다지만 시원한 바람이 더하는 여름에 찾으면 더 없이 좋다. 바다에 손을 담거나 몸을 던지며 얘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우도를 많이 찾는다. 도항선에는 렌터카가 특히 눈에 많이 띈다. 매일 같이 도항선엔 우도를 가려는 이들로 붐빈다. 사람은 많으면 좋아 보이지만 그 사람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우도엔 차량을 통제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을 정도이다. 2008년부터 7월과 8월 2개월간은 우도에 들어오는 차량을 제한하는 차량총량제가 시행되고 있다. 차량총량제가 시행되면 하루에 우도를 갈 수 있는 차량은 600대를 조금 넘으나마나하다.


그야말로 우도는 '핫'하다. 예전에도 '핫' 했을까. 물론 그러진 않았다. 우도에 사람이 정착해 산 건 오래지 않다. 17세기 때 이곳에 목장이 설치되면서 사람이 오가다가 1842년(헌종 8년) 우도 개간을 승인받아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들어가 살게 된다. 그러니 개발이 된지 채 200년도 되지 않는 섬이다. 그렇지만 이젠 가장 가볼 만한 곳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제주 땅을 알고, 우도를 알려면 우선 우도봉에 올라야 한다. 종전에는 차량 통행이 가능했으나 이젠 걸어서 가야 한다.


우도봉에 오르면 3가지 맛이 있다. 우도에서 바라본 제주 땅, 우도의 전체적인 모습, 멀리 보이는 태평양을 한꺼번에 만끽하게 된다. 우도봉을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에 본섬(제주도)을 바라보면 불쑥 솟아오른 오름군상을 만난다. 천진리에서 바라본다고 해서 '천진관산(天津觀山)'이라 부른다. 우도봉에 올라 북쪽을 바라보면 넓은 우도를 만난다. 걸어서 2시간이라는 섬이 이렇게 클 줄이야.


우도등대에 올라 볼까. 우도등대박물관에서 남동쪽을 쳐다보라. 하나의 거침도 없다. 바로 환태평양이 손에 잡힌다. 우도 전체를 모두 볼 수 있는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이 있다. 이 곳 사람들이 ‘망동산’이라 부르는 곳이다. 우도등대박물관에서 북쪽으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만날 수 있다.


갖가지 색을 가진 우도는 모래사장도 저마다 색깔이 있다. 모래사장은 검멀레, 하고수동해수욕장, 홍조단괴해빈해수욕장 등 3곳이다. 검멀레는 검은모래로 이뤄진 해변으로 우도봉의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우도 8경 중의 하나인 동안경굴(東岸鯨窟), 후해석벽(後海石壁) 등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검멀레 끄트머리 절벽아래 '콧구멍'이라는 동굴에 커다란 고래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이 굴은 썰물이 돼야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길이가 150m로 한꺼번에 1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우도] 전지현의 고향]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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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칼럼니스트 김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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