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파크 : 독립생활의 기록
독거인은 기본적으로 집안일과 바깥일을 병행하게 된다. 그렇게 두 개의 일을 다 하게 되니 집안일과 바깥일을 진지하게 비교해보게 되었다.
집안일을 해보며 느낀 건, 확실히 이 일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적다는 사실이다. 조직생활이 아니기 때문에 상사가 있는 것도, 팀에 속한 것도 아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명령하고 나의 일을 감찰하지 않는다. 나의 노력 여부에 따라 일의 당락, 회사의 운명이 결정되는 심각한 상황도 적다. 요약하자면 조직생활이나 경쟁사회에서 비롯되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 돈을 버는 일은 확실히 스트레스가 많다. 이 팍팍한 세상에서 겪는 회사생활의 고통이야, 더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
그렇다면 무조건 집안일이 사회생활보다 쉽고, 편하기만 할까? 또 그런 것만도 아니었다. 집안일은 '끊임없이 발생하는' 종류의 일이었다. 가만히 존재만 하고 있어도 집은 시시각각 먼지가 쌓이고, 입은 옷에는 때가 끼어갔다. 회사에는 일종의 '농번기'와 '농한기'가 있어서 때때로 숨통이 트이는데 집안일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끼니는 귀신처럼 찾아왔다.
그런데다 가장 안 좋은 점은, 원칙적으로 ‘봉급’이 나오지 않는 일이라는 사실이었다. 매달 나오는 급여도 없지, 승진도 없지, 뭔가 영업에 성공했다거나, 수주를 따왔다거나 하는 등 사회생활에서 곧잘 얻는 짜릿한 성취감도 없었다. ‘안 하면 티 나고, 해도 티 안 나는 일’이 집안일이라고 흔히들 말하지 않는가. 만약 나의 일이 오직 집안일이라면, 명확한 성취감이 없다는 이 부분이 공허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앞으로 나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몰라도 이 두 가지 일을 다 해보고, 스스로 장단점을 파악하는 건 꽤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내 인생이 한쪽 방향으로만 흘러갔다면 이런 차이는 몰랐을 것이다. 집안일만 하며 바깥일은 마냥 자유롭고 보람찰 거라 동경했을 수도 있고, 사회생활만 하며 집안일은 쉽고 편하기만 할 거라 생각했을 수도 있다. 홀로 삶을 꾸려보기 전까진 몰랐던 부분들, 이렇게 새로이 배워 참 다행이다.
* 본 칼럼은 책 <혼자일 것 행복할 것>의 본문 일부를 편집한 글입니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집안일과 바깥일]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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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칼럼니스트 홍인헤(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