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런 심리법칙 알아? [고슴도치 딜레마]
※ <너 이런 심리법칙 알아?>라는 책에서 소개된 세상의 심리법칙 100가지 중 특히 흥미로운 12가지를 엄선, 삽화와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할 것입니다. 사람들의 생각, 감정, 행동을 관통하는 유익한 통찰(洞察)의 기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 저자의 말
고슴도치 딜레마는 대인관계에서 친밀함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욕구가 공존하는 모순적인 심리상태다.
현대인들은 계산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아졌다. 남에게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싫어서 혼자 고립되려는 새로운 고슴도치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고슴도치 딜레마는 인간관계에서 애착을 잘 형성하지 못하는 사람이 타인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두려움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최근 1인 가족이 증가하면서 인간관계 맺기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타인과 적당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는 1851년 발표한 자신의 저서 <소논문집과 보충 논문집(Parerga und Paralipomena)>에 고슴도치와 관련한 우화를 소개했다. 추운 겨울날, 몇 마리의 고슴도치가 모여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바늘이 서로를 찔러서 결국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추위 때문에 고슴도치들은 다시 모여들었고,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한 고슴도치들은 서로 최소한의 거리를 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고슴도치들은 바늘이 없는 머리를 맞대어 체온을 유지하거나 잠을 잔다고 한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최선의 방안을 찾아낸 것이다.
인간이라는 고슴도치들도 필요로 인해 관계를 맺지만 가시투성이 본성은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그래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예의범절'을 만들었다. 예의범절로 서로의 온기는 적당히 느끼면서 가시에 찔리지 않을 만큼 거리도 유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남을 찌를 수도, 자신을 찌를 수도 없었던 사람은 자신만의 온기로 추운 겨울을 보낼 수밖에 없다.
이후 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Freud)가 저서 <집단 심리학과 자아의 분석(Group Psychology and the Analysis of the Ego)>에서 고슴도치 딜레마를 인용하면서 심리학에서도 널리 알려졌다.
샤를 드골(Charles André Marie Joseph De Gaulle) 전 프랑스 대통령의 재직 10년 동안 비서실, 사무실, 개인 참모부의 고문과 참모들의 임기는 2년 이상을 넘지 않았다. 군인 출신인 드골은 군대의 인사이동에서 경험한 긍정적인 측면을 고려해 직원을 한자리에 오래 배속시키지 않고 적시에 다른 부서로 보냈다. 이러한 인사이동으로 인해 직원들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았고, 드골은 언제나 새로운 의견을 듣고 진취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 또한 대통령 측근의 비리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도 얻었다. 하지만 드골과 참모진은 서로 친밀한 정서적 유대감은 쌓을 수 없었다.
영국의 정신분석학자 도널드 위니캇(Donald Winnicott)은 평범한 어머니는 자식을 매우 사랑하지만 동시에 싫어하는 양면적인 감정을 가진다고 했다. 이러한 양면성을 인식하는 어머니들이 그렇지 않은 어머니들보다 자녀에게 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한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고슴도치 딜레마] 혼자이고 싶지만 혼자이기 싫은 당신에게]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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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칼럼니스트 이동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