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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Apr 20. 2017

‘사랑’이 물었다 인문학이 답했다

사랑에 관한 보다 진지한 고찰

크로아티아의 철학자인 스레츠코 호르바트는 ‘사랑에 빠지는 일’이 결국 우리를 더 나은 세계로 인도하는 혁명과 같다고 말했다. 시인이자 탐서가인 장석주는 결혼, 갈망, 기다림 등 다양한 문학과 철학서를 바탕으로 ‘사랑의 파장’을 들여다보았다. 사랑의 계절. 진지한 방식으로 사랑의 본질을 탐구한 몇 권의 책을 만나보자.



<사랑에 대하여> 시간의 작용이 미치는 사랑의 연대기


“사랑은, 여전히, 유일하게, 모순과 부조리의 골짜기에서 신음하는 우리에게 손을 뻗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그게 우리가 사랑의 본질을 향해 거듭 물음을 던지는 이유다.”


시인이자 탐서가인 장석주는 <사랑에 대하여>에서 사랑 탐구의 이유를 이와 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사랑의 본질을 구체적인 성분으로 나누어 그 감정의 깊이를 들여다본다. ‘우리는 왜 누군가를 사랑할까?’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뒤이어 그는 불안, 위험, 모험 등의 요소를 제거한 채 ‘안전한 사랑’만이 소비되고 있는 현대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며 현대사회에서 변질되는 사랑의 모습들을 따라간다. 문학과 철학을 넘나들며 사랑의 저변과 이면을 깊은 사유로 포착해내던 그는 ‘사랑은 가장 원초적인 삶의 몸짓’이라고 말하며, 지난 시간 동안 수많은 작가들이 사랑에 집착해온 이유를 설명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사랑이 어디서 시작하여 어떻게 변질되고 사라지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우리는 사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속적인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다


관계심리학자 수잔 존슨의 ‘진지하고 지속적인 사랑의 본질과 속성을 밝혀낸’ 심리 보고서다. 현대 사회에서의 사랑이란 이중성을 가진다. 늘 사랑이 간절하면서도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해 괴로워한다. 수잔 존슨은 이러한 불안 속에 ‘애착’이 있음을 포착해낸다. 왜 우리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무엇이 사랑의 지속과 끝을 만들어내는지 설명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연인, 부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통해 관계 유지와 회복의 방법을 함께 소개한다.


세계적인 관계 회복 심리학자로 꼽히는 수잔 존슨은 이 연구를 통해, 사랑을 하고 사랑의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무엇이 사랑을 멈추게 하고 지속시키는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그는 모호한 형태로 남아 있던 정서적인 논리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명확히 체계화시켰다. 그녀는 책을 통해 ‘사랑은 적극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고, 통제될 수 있으며 어떻게 하는 것인 것 충분히 배울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사랑의 인문학> 철학과 문학이 주고받는 사랑에 관한 문답


소설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장면이다. 줄리엣의 시신을 발견한 로미오는 독약을 삼킨다. 로미오의 주검을 발견한 줄리엣은 자신의 가슴에 로미오의 칼을 꽂는다. 에르네스토 사바토의 소설 <터널>의 화자는 연인의 가슴을 여러 차례 칼로 찔러 죽인다. 그것 또한 사랑 때문이다. 함께 하기를 선택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은, 연인을 칼로 찔러 죽인 <터널> 속 화자의 사랑과 무엇이 다를까.


<사랑의 인문학>은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두고 철학과 문학의 경계를 오가며 사랑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전개한다. 사랑의 철학이 맹목적이고 열정적인 힘을 내포한 사랑, 본질적이고 완전한 사랑의 동일성을 이야기한다면, 사랑의 문학은 근본적이고 내밀한, 그 이질적인 경험과 구체적인 사건을 추구하는 차이를 보인다. 셰익스피어에서부터 밀란 쿤데라까지 사랑을 다룬 문학과 소크라테스에서 바디우까지 사랑의 철학을 아우르는 탐색을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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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인영(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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