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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Feb 12. 2016

길 막힌 개성공단... '통일경제' 꿈도 막히나

남북 경제협력의 역사와 의미를 책으로 되짚어본다

"국가에서 손해를 대신 다 책임져주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이게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국가 맞습니까?"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회장(2월 11일 CBS 라디오 인터뷰)


개성공단 길이 막혔다. 2월 10일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 폐쇄를 발표하고 2월 11일부터 즉각 철수 작업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달 6일 실시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에 따른 대북제재 조치로 단행된 것이다. 우리 정부는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을 유지하기 위한 지원과 노력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악용되는 것을 막고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황교안 국무총리, 2월 11일 국무회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실질적인 제재 효과가 없다는 것도 큰 이유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개성공단 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장을 역임한 김진향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단 1%의 경제 제재 효과도 없다. 잘못된 상황 인식에 나온 잘못된 판단”(2월 10일 민중의소리 인터뷰)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상황에서 남북 경제협력 사업의 유일한 ‘숨통’으로 존재해온 개성공단. 하지만 높아지는 한반도의 군사적 대립 속에 영구 폐쇄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남북이 서로 ‘윈-윈’ 하는 통일경제의 꿈은 이대로 물거품이 될 것인가. 남북 경제협력과 한반도 통일경제의 의미를 책으로 되짚어본다.


● <개성공단 사람들> 강승환, 이용구, 김세라, 김진향(기획)/ 내일을여는책/ 2015. 6.

‘북한 퍼주기’의 대명사가 돼버린 개성공단. 하지만 그곳에서 ‘미운정 고운정’을 쌓아가는 남측 주재원들과 북측 근로자들은 개성공단을 ‘날마다 작은 통일이 이루어지는 기적의 공간’이라고 부른다. 개성공단은 어떤 이유로 전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인 생산기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언론이 십자포화처럼 쏟아내는 ‘북한 퍼주기’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개성공단 사람들>은 개성공단에서 10여 년씩 근무한 남측 주재원들의 입을 통해 개성공단의 속살을 기록한 책이다. 더불어 북한·통일 문제 전문가 김진향 교수의 분석도 담았다.


처음에는 개성이 온통 까맣게 보였습니다. 얼굴도 그렇고, 옷도 그렇고, 색깔이라는 것이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줄임) 옷차림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남성들은 옷이 몇 종류 안 되지만 여성들은 전 직원이 모두 다른 옷을 입고 있을 정도로 화려하게 하고 다닙니다. 최근에 북한이 ‘시장’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는데, 그 시점이 개성공단 시작과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 <개성공단 사람들> 중에서



● <남북한 경제통합> 이장로, 김병연, 양운철/ 한울아카데미/ 2015. 11.

북한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남북한 경제통합>의 저자들은 그런 측면에서 북한의 체제이행과 남북 경제통합을 위한 정책 청사진 마련을 강조했다. 그들은 이 책에 실린 다섯 편의 글을 통해 북한이 성공적으로 변화하려면 체제전환, 경제개발, 경제통합이라는 세 가지 과제가 모두 해결돼야 한다고 짚었다. 기존의 북한 경제 연구가 일부 주제를 부분적으로 연구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하며, 북한의 체제전환과 경제통합 모형에서 시작해 기업 사유화, 금융, 재정, 토지, 인프라까지 포괄적인 주제를 논의했다.


통합의 속도 측면에서 남북한 통합의 편익을 극대화하고 비용은 최소화하는 전략은 무엇일까? (줄임) 대북투자 확대는 북한 지역 재건계획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임금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사회간접자본 등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줄임) 따라서 정부는 민간 참여를 촉진하는 제도를 정비하고 국제사회 참여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 <남북한 경제통합> 20쪽



● <서울 평양 메가시티> 민경태/ 미래의창/ 2014. 8.

오로지 경제적인 논점에서 남북통합의 길을 제시하고 있는 <서울 평양 메가시티>는 ‘서울-평양 메가수도권’이라는 신선한 콘셉트를 통해 한반도가 유라시아의 중심이 되는 모습을 그린다. 최첨단 교통 통신망에 의한 초고속 네트워크 도시, 동북아시아 물류 거점, 세계 투자자들의 자유로운 투자가 이루어지는 거대 비즈니스 허브의 탄생을 전망했다. 저자는 경색된 남북관계는 정치로 푸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선 경제 후 정치’의 시각에서 경제적인 협력과 지원을 통해 북한을 개선시켜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북한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 물질적 생산요소를 반드시 ‘소유’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남한이 이미 보유한 우수한 산업 역량과 인프라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이 한반도 경제시스템에 자연스럽게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줄임) 네트워크 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바탕으로, 남북한이 상호보완적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고 한반도의 미래성장 전략을 함께 모색해 보는 것이다. - <서울 평양 메가시티> 115쪽



 <잃어버린 5년, 다시 포용정책이다> 한반도평화포럼/ 삼인/ 2012. 6.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으로 이름을 달리하며 이어져온 대북 포용정책. 하지만 이명박 정부 이후 포용정책은 좌초되고 말았다. <잃어버린 5년, 다시 포용정책이다>는 지금까지의 포용정책을 ‘포용정책 1.0’이라고 부른다면 새 정부가 추진해야 할 대북정책은 보다 진화한 ‘포용정책 2.0’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이 책이 남북관계, 통일문제에 관해 공정한 시각을 갖도록 돕고, 포용정책의 원리와 성과에 기반해 진화한 포용정책이 나오는 데 기초자료가 되기를 희망했다.


남북 교류·협력의 대표 사례인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 모두 우리 정부나 우리 기업이 우리의 필요에 의해 제안한 것들입니다. (줄임) 개성공단은 북한에 위치하고 북한 노동자를 활용한다 뿐이지 모든 공장은 남측 소유이고 원자재도 남측에서 공급하고 판로도 남측이 가지고 있는 우리의 공단입니다. 개성공단이 제재를 받으면 우선 타격 받는 것은 우리의 기업입니다. - <잃어버린 5년, 다시 포용정책이다> 59쪽


취재: 최규화(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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