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들이 있다. 개중엔 출간 당시에는 큰 반응을 얻지 못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명사가 추천하거나, SNS에서 책이 좋다는 소문이 퍼지며 알지 못했던 책의 진가를 독자들이 발견하는 경우다. 과거에는 거대 언론 매체나 화려한 광고에 독자들이 일방적으로 책 정보를 제공받았다면, 이제는 정서적으로 가까운 이의 추천이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SNS로 연결된 지인이나 친한 친구의 짤막한 감상평은 책을 고르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동한다. 독자의 힘으로 차트 역주행에 성공한 ‘입소문’ 베스트셀러들을 소개한다.
* 역주행에서 영화화까지 - <82년생 김지영>
평범한 대한민국 여성을 상징하는 서른넷 전업주부 김지영 씨의 삶을 통해 여성이 받는 불평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소설. 독특하게도 이 책 역주행 돌풍의 진원지는 국회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동료의원 298명에게 이 책을 선물했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5월 19일 5당 원내대표 청와대 회동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82년생 김지영을 안아주십시오”라는 메시지와 함께 이 책을 선물하며 화제의 정점에 섰다. 그 결과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출간 7개월 만에 10만 부를 돌파했다. 내년 개봉을 목표로 영화화가 확정되기도 했다.
*‘이 책 좋더라’가 만든 베스트셀러 - <언어의 온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과 글,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우며 얼마나 다양한 온도를 지녔는지를 새삼 느끼게 해주는 책. 지난 해 8월 <언어의 온도>가 출간되었을 당시에는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조용한 상승세를 타며 올해 3월 둘째 주 인터파크 도서 베스트셀러 10위 권에 첫 진입한 것에 이어, 3월 넷째 주에는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언어의 온도>는 저자가 운영하는 SNS를 통해서, 또한 이미 책을 읽어 본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른 것이다.
* 불씨 살린 ‘카드뉴스’의 힘 - <미스터 하이든>
성공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다정한 남편이었던 한 남자가 내연녀의 임신 소식을 듣게 되면서 벌이는 거짓말과 살인, 이것을 둘러싼 반전을 담은 심리 스릴러 소설. 외국에서의 반응은 좋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 출간 직후의 반응은 뜨뜻 미지근이었다. 하지만 책 의 내용을 소개한 ‘카드뉴스’가 불씨를 다시 되살렸다. 올해 4월 SNS의 한 책 소개 페이지에서 카드뉴스를 접하며 독자들은 이 책의 진가를 알게 됐다. 그 결과 인터파크 도서 4월 셋째, 넷째 주 소설 분야에서 5위까지 뛰어올랐다. 그 후로도 꾸준히 10위권 안팎에 머물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글 : 주혜진(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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