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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Jun 27. 2017

이동진, 박웅현… 고수의 책 읽기는 무엇이 다를까?

“서점에서 여러 책을 읽으며 길을 잃어봐야 ‘내가 좋아하는 책은 이런 분야구나’라는 것을 스스로 알아갈 수 있다. 그런 과정이 독서다.”

지난 6월 16일 방영된 tvN 프로그램 ‘알쓸신잡’ 3회에서는 책 읽기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 우리나라의 비평 문화에 대한 지적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책의 의미로까지 이어졌다. 그 가운데 물리학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여러 책 속에서 길을 잃어봐야 한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책 읽기에도 정답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위한 색다른 독서 처방전과 같은 한 마디다.

자칫 책 읽기가 지루하고 귀찮게 느껴진다면, 그건 정상이다. 차례만 훑고 읽고 싶은 부분만 보고 싶다면, 그것 역시 정상이다. 첫 장에서 마지막 장까지 책의 모든 페이지를 정독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내로라하는 ‘읽기 고수들’은 입을 모아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 읽기가 세상에서 가장 재밌다고 말하는 영화평론가 이동진. 그는 책 읽기의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독서법과 추천책을 담아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예담/2017)을 출간했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걷는나무/2015)를 통해 ‘쓸모 있는 책 읽기’의 방법을 이야기하는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사이토 다카시 교수. <다시, 책은 도끼다>(북하우스/2016)를 통해 특유의 ‘들여다보기 독법’으로 독창적인 관점 투영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광고인 박웅현. 내로라 하는 ‘독서 고수’들의 책 읽기는 무엇이 다를까. 그들의 독서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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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완독하지 않아도 됩니다” 영화평론가 _ 이동진

“결국 책에 대해서 ‘끝까지’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그럴 필요가 없어요. 미안해할 것도 아니고 부끄러울 일도 아닙니다. 다 읽지 못한 책을 책장에 꽂아둔다고 큰일 나지도 않고요. 버리시거나 헌책방, 중고서점에 팔거나 그 책을 좋아할 것 같은 사람에게 선물해도 좋겠지요. 그러니 안 읽힌다면, 흥미가 없다면 그 책을 포기하시면 됩니다 굳이 완독하지 않아도 됩니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팟캐스트 방송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진행 중인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1만 7천 권의 책을 소유한 장서가이자 애서가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읽는 것’만이 자신이 행복한 독서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소개하는 이동진 평론가는, 평소 책 읽기에 어려움을 느꼈던 사람들을 위해 책을 읽는 방법과 책을 사랑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소개한다. 책을 선택하는 방법, 가장 좋아하는 독서 장소, 여러 책을 한 번에 읽는 방법 등 자신만의 ‘독서 비법’을 담았으며, 독서에 대한 색다른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이를 테면 ‘완독하지 마라’ ‘재미있는 책부터 읽어라’ 책을 하대하라’라는 등의 조언들이다. 평생 읽어온 책들 중에서 꼭 추천하고 싶은 책 500권을 담은 리스트가 함께 실려 있다. 주제나 문제 의식을 기준으로 분류된 책들은 관심 분야에 따라 선택하고 읽은 뒤 체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차례는 지도와 같다” 작가 _ 사이토 다카시

“차례는 책의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진 지도와 같아서 책의 주제, 전개 방식, 수준을 바로 확인할 수 있고 특히 어떤 부분을 좀 더 유의해서 읽어야 할지, 핵심을 담은 결론은 어디인지를 미리 알 수 있다. 제대로 읽어야 할 부분과 대강 훑어보고 넘어가도 될 부분을 알고 독서를 시작할 수 있어 책 읽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중에서

이동진 평론가가 책을 대하는 태도에 이야기한다면,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메이지대학 문학부 교수인 사이토 다카시는 ‘책을 읽어야 할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미래가 막막했던 서른 살의 대학원생이 인기 대학교수가 되기까지, 그는 성공의 팔 할이 독서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 삶의 고비를 기회로 만들고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살기를 원한다면 매일 단 10분, 2페이지만이라도 꾸준히 책을 읽기를 강조한다. 물론 책을 많이 읽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를 통해 “책과 독서에 관한 수많은 편견과 압박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고전 읽는 법’, ‘더 깊은 통찰을 주는 질문 독서법’, ‘동시병행 독서법’ 등 곧바로 누구나 실행가능한 독서의 기술 1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천천히 읽어야 친구가 된다” 광고인 _ 박웅현

“요즘 같은 광속의 시대에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을 하건 천천히 하려는 자세가 아닐까. (중략) 천천히 읽어야 친구가 된다. ‘천천히 책을 읽는다’에서 ‘천천히’는 물론 단순히 물리적 시간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읽고 있는 글에 내 감정을 들이밀어 보는 일. 가끔 읽기를 멈추고 한 줄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일. 화자의 상황에 나를 적극적으로 대입시켜 보는 일. 그런 노력을 하며 천천히 읽지 않고서는 책의 봉인을 해제할 수 없다고 나는 믿는다.”
<다시, 책은 도끼다> 중에서

<책은 도끼다> <여덟 문장> 등으로 책을 통해 깨달은 인문적인 삶, 창의력, 삶에 대한 태도를 논했던 광고인 박웅현은 <다시, 책은 도끼다>를 통해 ‘책을 들여다보는 방법’에 대해 파고든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독서에 관하여>, 밀란 쿤데라의 <커튼> 괴테의 <파우스트> 등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책을 창의적으로 들여다보는 방식을 소개한다. 박웅현은 단순히 읽는 행위를 넘어 자신이 읽고 있는 글에 감정을 대입해 보고, 한 줄의 의미를 되새기는 등의 시도를 통해 ‘책의 봉인을 해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만의 시선을 투입할 때 책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시, 책은 도끼다>를 통해 독창적인 방식으로의 ‘책 들여다보기’를 소개한다.



글 : 임인영(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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