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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Apr 22. 2016

[카드뉴스] 듀나의 '이럴 땐 이런 SF' 10선

SF가 뭐지? Science Fiction이라고 하니 과학에 관한 얘기를 만들어낸 게 SF소설일까?

흔히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실현 불가능한 허구적 세계를 이야기로 풀어낸 소설을 SF소설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는 관습적인 문학적 전통에 비추어 문학의 범주와 거리를 두기도 했지만,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과학적 상상력이 결합된 이 흥미로운 조합이 소설적 재미를 확장시켰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SF작가 듀나는 SF소설들 중 흥미로운 소주제에 맞는 작품 10편을 선별하여 소개한다.

과학적 측면으로만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읽는 대상이나 흥미를 가질 만한 주제, 그리고 사회적 주제까지 확장시켜 다양한 SF의 걸작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청소년이 읽기 좋은 SF소설이나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은 독자를 위한 SF소설 등은 SF소설을 읽지 않았던 독자들까지도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다. 듀나가 추천하는 ’이럴 땐 이런 SF’ 10선을 통해 SF소설의 재미를 함께 즐겨 보자!












1.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다면 <체체파리의 비법>

얼마 전에 나온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단편집 [체체파리의 비법]을 추천한다. 본명이 앨리스 셸든인 이 작가가 페미니즘 관련 이야기만 썼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단편집에 수록된 이야기 중 상당수는 70년대의 급진적인 시기를 거쳤던 중년의 페미니스트 작가가 폭발하듯 쏟아냈던 분노가 담겨있다. [휴스턴, 휴스턴, 들리는가]도 멋지지만 표제작인 [체체파리의 비법]까지 가면 오싹할 정도.


2. 청소년이라면 < 저 반짝이는 별들로부터>

’10대를 위한 SF 걸작선’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저 반짝이는 별들로부터]를 읽으시라. 청소년용이라고 얕보지 마시라. 처음부터 청소년용으로 쓰인 작품들이 아니라 청소년 독자들을 위해 정성껏 선정한 일급 SF들이다. 비교적 최근작들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요새 SF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여주기 위한 견본으로 좋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은 달세계의 모험을 그린 제프리 A. 랜디스의 [태양 아래 걷다]와 사차원 기하학과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결합한 그렉 베어의 [탄젠트].

3. 됐고, 그냥 우주전쟁 나오는 신나는 이야기가 읽고 싶다면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를 추천한다. 태어나기 전 어머니가 당한 독가스 공격 때문에 키가 150도 되지 않는 주인공이 군국주의적인 미래 우주에서 전쟁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으니 뻔하다면 뻔하다고 할 수 있고 지나치게 가볍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캐릭터가 생생하고 세계가 멋지게 구성되었으며 무엇보다 신나고 재미있다.

4. 그래도 SF 역사를 한 번 고찰해보고 싶다면 <SF 명예의 전당>

미국 SF 작가협회에서 편집한 4권짜리 [SF 명예의 전당]을 추천한다. 아시모프의 [전설의 밤], 웰즈의 [타임머신], 폴 앤더슨의 [조라고 불러주오] 등, 19세기 말에서부터 20세기 초반을 커버하는 굵직굵직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한마디로 팬들이 ’고전’이라고 부르는 작품들. 여기에 현대성을 더하고 싶다면 앞에 소개한 [저 반짝이는 별들로부터]를 읽으시면 된다.

5. 환경주의에 관심이 있다면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

마지 피어시의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를 추천한다. 70년대에 나온 환경주의 유토피아 물의 최고봉이다. 물론 페미니즘 소설로 읽어도 무리가 없다. 이 작품의 언젠가 컬럼에서 좀 더 길게 다루어 볼 생각이다.

6. ‘문학적인’ 책을 읽고 싶다면 <파반>

도대체 ’문학적’이란 뭔가? ’문학적’이란 것이 모든 문학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과연 그건 문학적인가? 알 수 없는 노릇. 하여간 키스 로버츠의 [파반]을 추천한다. 영국이 스페인의 무적함대에게 정복된 가상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물론 뛰어난 작품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학적’이란 뛰어난 작품이라는 것이 아니라 영문학에 익숙한 비장르 독자들이 쉽게 문학적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뜻이다.

7. 알파고의 승리에 충격 먹고 인공지능에 대한 책을 읽고 싶다면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보통 AI를 다룬 책들은 인간을 엄청나게 초월한 수퍼 지능을 다루기 마련인데, 오늘은 조금 작은 스케일의 작품을 소개한다. 테드 창의 중편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애완동물 겸 장난감으로 만들어진 인공 지능과 인간의 정서적 관계를 꼼꼼하게 그린 찡한 소품이다.

8. 종교에 대해 심각하게 고찰하고 싶다면 <스패로>

메리 도리아 러셀의 [스패로]를 추천한다. 라카트라는 외계 행성에 있는 외계 문명과 조우하러 떠난 예수회 탐사대의 이야기를 다룬 이 모험담은 은근슬쩍 서브 장르를 이룬 ’가톨릭 SF’의 근사한 사례이다. 종교적이라고 해서 겁먹을 필요 없다. 이 장르에 속한 작품들 중 진짜로 종교적인 목적으로 쓰여진 작품은 별로 없다.

9. 타임리프 물로 재미있는 게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사람을 보라>

역시 종교 이야기인데, 마이클 무어콕의 [이 사람을 보라]를 추천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세기 초 이스라엘로 가서 예수를 만나려 한 남자 이야기인데, 타임머신이 나오긴 하지만 그에 대한 설명이 거의 천둥번개 수준이라 타임 리프물로 봐도 무리가 없다. 그가 과연 예수를 만났냐고? 궁금하다면 읽으시길.

10. 세상 멸망하는 걸 구경하고 싶다면 <크리스탈 세계>

이 장르의 최고 거장은 J.G. 발라드다. 몇 년 전에 그의 파멸 3부작인 [물에 잠긴 세계], [ 불타버린 세계], [크리스털 세계]가 모두 번역되었다. 그 중 최고작을 뽑으라면 [크리스털 세계]를 뽑겠다. 우주에 반은하가 생기면서 양자가 무작위하게 방출되고, 그 결과 태양계 물질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고갈되면서 일어난다는 소설 속 환상적인 재난은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처럼 초현실적이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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