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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Jun 08. 2016

 "아이 말 잘 듣는 엄마 되세요"

블로거 '봉봉날다' 김주연 작가 인터뷰

                  

* 블로거 '봉봉날다'로 알려진 김주연 작가가 신간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를 펴냈습니다. 글담출판사 편집부가 김주연 작가와 한 인터뷰를 북DB 독자들을 위해 이곳에 옮깁니다. - 편집자 말





육아는 정답이 없다.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마음을 읽으면서 천천히 나만의 육아법을 찾아야 한다. 그 여정을 위해 육아일기를 쓰기 시작한 김주연 작가는 아이의 성장 속에서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진솔하게 들여다봤다. 비록 더디게 자랄지라도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엄마의 이야기. 그 찬란한 순간을 담은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에는 모든 엄마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뭉클하면서도 따뜻한 육아 이야기가 가득하다.



Q 개인 블로그에 쓴 육아일기가 많은 엄마들의 공감을 얻어 맘스홀릭베이비 카페에 1년 넘게 글을 연재하셨어요. 이를 계기로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가 출간되었는데요.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어떤 부분이 엄마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엄마로서 공감할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 덕분이었어요. 우리가 자신의 마음속에 있던 생각들을 글로 만났을 때, 반갑기도 하고 많이 공감하잖아요. 그런 것들이 엄마들의 마음에 위안이 됐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제 글을 통해 "저도 제 아이 때문에 행복한 시간을 살고 있네요"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저 또한 힘을 많이 얻고,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모든 엄마들의 마음이 비슷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Q 블로그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 블로그란?



블로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오픈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면서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물론 현재도,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아이의 성장과정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적었다면, 갈수록 제 감정을 솔직하게 바라보고, 제가 성장하는 과정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런데 제 이야기가 단순히 저만 아는 이야기가 아닌, 육아를 하고 있는 모든 엄마들의 비슷한 이야기이기에 공감을 많이 얻은 것 같아요. 그럼으로써 사람들과 글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제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이나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등 소중한 것들을 많이 얻었죠.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와 작가 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진정으로 꿈꿔왔던 일들이기에 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가끔은 내가 어떻게 이 일을 해왔나 신기할 때도 있어요. 육아는 24시간 이어지고 남편은 거의 매일 야근을 하더니 이제는 아예 주말부부로 지내게 되었지요. 그러다 보니 저는 아이가 자는 시간을 활용하여 글을 썼어요. 가끔은 잠이 부족해서 체력이 떨어지거나 힘이 들 때도 있지만 오히려 마음은 행복합니다. 예전부터 글을 쓰는 것이 제 꿈이었고, 계속해서 꿈을 이뤄나가는 중이니까요. 



Q 이 책을 어떤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처음으로 엄마가 된 어느 누군가에게 가장 먼저 권해드리고 싶어요. 또 처음으로 아빠가 된 분들, 내 엄마의 자식으로 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네요. 이 책을 통해서 내 엄마와 자녀, 배우자, 주변인들까지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이 때문에 엄마 삶 힘들다는 착각, 아이에게 억울함 만든다"



Q 특히 아빠들이 이 책을 읽으면 육아가 엄마에게 어떤 것인지, 아내를 많이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지요? 



아빠들은 엄마보다 육아에 대해 서툴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인식도 있고요. 부부가 공동육아를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지요. 이런 상황에서 어느 날, 상대방의 일기장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떨까요. 서로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내의 일기를 들여다본다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어보시면 아내와 아이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 같습니다. 참고로, 이 책의 5장 '그래도 고마워요, 당신' 이야기는 모든 아빠들에게 제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Q 육아가 힘든 초보 엄마들도 작가님처럼 육아일기를 써본다면 도움이 될까요? 



물론입니다.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꾸준히 기록하는 엄마들이 많으리라 예상됩니다. 그런데 많은 엄마들이 정작 자신의 모습을 기록해볼 생각은 못하는 거 같아요. 저는 어린 시절에 엄마가 쓰던 일기장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 그 영향 때문인지 결혼 전부터 꽤 오래 일기를 썼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내 감정을 살펴볼 수 있었어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찾아오는 마음의 변화, 내가 살아가는 하루, 엄마 이전의 삶과 지금의 삶을 비교할 수 있는 시간들, 남편과 함께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 사랑하는 나의 엄마에 대해서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죠. 이런 과정들을 기록하다 보면 스스로에게 큰 위안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실 거예요. 



Q 자신의 감정을 진솔하게 들여다보면서 육아에 힘을 얻고,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신 것 같습니다. 



네, 언제나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육아가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이가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이 원래 힘든 것은 아닐까요. 아이가 없던 시절을 생각하면, 삶이 마냥 좋고 편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니까요. 아이 때문에 내 삶이 힘들다고 착각하여 아이에게 억울함을 만드는 일만 피한다면 육아가 한결 편해지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 아이에게 은혜를 갚는 기분으로 살고 있어요. 나를 웃게 해주고, 삶의 이유를 만들어주고, 꿈을 이루게 해준 은혜요. 감사한 마음을 보답하며 산다고 생각하니 육아를 진정으로 즐길 수 있게 됩니다. 



Q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 중,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어느 가수의 "어머니는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는 노래 가사처럼 친정 엄마에 관한 이야기에 특히 공감을 많이 해주셨어요.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소 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안다고 하잖아요. 그런 이야기들을 뭉클하게 느끼셨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몰랐던 엄마의 삶이 이제야 이해가 되는 것 같고, 그만큼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절대 내 엄마처럼 하지 말아야지!' 했던 것들을 어느새 내가 반복하고 있는 걸 볼 때, 우리는 친정엄마가 더욱 그리워지죠. 



Q 그렇다면 지금 봐도 웃음이 나는, 또는 눈물이 나는 그런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상처를 주었던 순간들이나 아이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을 때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육아가 처음이고 너무 몰라서 아이가 나를 힘들게만 한다고 생각했을 때, 아이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를 많이 주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의 상황들과 감정을 담은 이야기들은 지금 봐도 뭉클해지곤 합니다. 





"육아 해답은 내 아이만 알고 있다... 아이 마음 읽는 게 가장 중요"



Q 책의 말미에는 초보맘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육아 주제에 대해 답을 얻을 수 있는 부록까지 실려 있는데요. 이 책에 실리지 않은(또는 꼭 전하고 싶은) 나만의 육아 노하우를 하나만 전수해주세요. 



아이와 함께 책을 고르는 '꿀팁'을 알려드릴게요. 가끔은 어린이 권장도서가 아니어도,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는 도서가 아니더라도 아이가 보고 싶은 책이 무엇인지 선택권을 줘보세요. 아이가 의사표현을 하기 시작하면, 적어도 어떤 책을 보고 싶은지 결정할 수 있거든요. 내 아이가 스스로 여러 책을 들여다보며 책을 고르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게 느껴지실 거예요. 가끔은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아이의 취향과 의사를 존중해주는 길이에요. 또, 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요. 



Q 서툴지만 천천히 나만의 육아법을 찾아가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내 아이를 위한 맞춤 육아가 최고의 육아법이겠지요. 결국 나만의 육아법에 대한 해답은 내 아이만이 알고 있어요. 검증된 정보들도 도움이 되겠지만, 내 아이의 말을 듣고 아이의 마음을 읽는 일이 가장 중요할 거예요. 아이의 말과 생각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아이의 때를 기다리는 일이 수월해져요. 아이를 엄마 말 잘 듣는 아이로 키우기보다, 엄마가 아이의 말을 잘 듣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보세요. 그럼, 나만의 육아법을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Q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이 힘들지만, 글에는 아이에 대한 사랑과 행복이 가득합니다. 작가님께서는 내 아이가 어떤 아이로 크길 바라시나요? 



저도 여전히 하루하루 버티기 바쁜 엄마이다 보니 내 아이가 어떤 아이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까지는 못하고 있는 거 같아요. 하지만 일상 속에서 아이와 행복한 순간들을 많이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상이 행복이고, 행복이 곧 일상이라는 생각으로요. 그래서 훗날에 아이가 엄마와 함께 보낸 일상들을 떠올렸을 때 ‘그때 참 좋았는데’라며 아름답게 추억한다면 좋겠어요. 내 아이에게 행복한 기억들을 남겨줄 수 있는 엄마가 되는 것이 제 스스로에게 주고 있는 과제이기도 합니다.



Q 그동안 작가님은 <유아 식판식>과 <만능 유아식 레시피>를 출간하셨고, 이번에 에세이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를 출간하셨어요. 앞으로도 작가님의 이야기를 계속 만나볼 수 있을까요?



현재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와 비슷하지만, 또 다른 육아 에세이를 집필 중에 있어요. 아이의 소중하고 귀한 말들을 담은 책인데요.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곧 잊어버릴 말들이기에 그 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에세이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분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육아 책을 집필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힘을 얻을 초보 엄마들에게 응원의 한 말씀 해주세요. 



상투적이지만, 지나고 나면 이 모든 순간들이 그리워집니다. 아이는 너무 빨리 자라고,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니까요. 불과 작년의 일이 까마득하게 옛날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 사이에 아이와 저의 모습은 너무도 많이 달라졌어요. 힘들어서 아기를 안고 울고불고 하던 시간들도 무려 1, 2년 만에 웃으며 추억으로 이야기 할 수 있게 됐지요. 반대로 예전 일을 떠올리며 마음 아파하며 후회하는 일도 많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행복과 후회의 시간들을 만들어가게 될까요. 그런 생각으로 내 아이와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셨으면 합니다.



사진 : 글담출판사 제공


취재 : 인터파크도서 북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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