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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칼럼

[공부법] 주관적 사고를 피하려면?

국어 1등급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by 인터파크 북DB


아래는 80%의 학생들이 틀리는 문제라며 인터넷에 떠도는 것을 제가 약간 편집한 것입니다. 제한시간은 10초. 자신이 맞힐 수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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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답하셨나요? 보통 121 또는 1111로 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둘 다 나름 근거가 있습니다. 121이라고 답한 사람은 앞 숫자들을 봤을 때 오른쪽 숫자는 왼쪽 숫자에 11을 곱했기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즉, [A]=11[A]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빈칸에는 11 X 11인 121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1111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오른쪽 숫자는 왼쪽 숫자를 두 번 연달아 썼기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즉, [A]=[A][A]라는 규칙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빈칸에는 [11][11]인 1111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둘 중 어떤 것이 더 적절한 것일까요?? 언뜻 애매해 보이지만, 사실 매우 간단하고 명백한 문제입니다. 앞에서 ’1=11’라고 약속했으므로, 별 고민 없이 ’11=1’이라고 답하면 됩니다. 넌센스 문제처럼 보이지만, 국어영역 문제풀이 방법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121 또는 1111은 지문에 제시되지 않은 규칙을 혼자 만들어서 적용한 것입니다. 주관적으로 규칙을 정하고 적용한 것이기 때문에, 관점에 따라 121도 정답 같고 1111도 정답 같습니다. 국어 하위권 학생의 경우 이런 주관적 사고가 특히 강합니다.



주관적인 사고를 피하려면 주어진 지문 내에서만 생각하도록 하고, 지문에 명시적으로 없는 표현은 머릿속에서 밀쳐내야 합니다. 즉, 11 오른족에 무엇이 와야 할지 고민하는 대신, 지문에서 11이 무엇과 같다(=)고 했는지 일단 찾아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객관적 사고입니다. 출제자는 정답이 정답일 수밖에 없도록, 지문에 명시적인 근거를 마련해놓습니다. 이를 그대로 찾으면 됩니다.



이를 이해했다면 다음 문제를 풀어보겠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주관적 사고를 해서 틀렸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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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ㄴ. 중간에 가끔씩 쉬면서 공부하는 것이 성적 향상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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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주관적 사고입니다. 문제에는 ’중간 마감’만 나왔을 뿐, ’중간 휴식’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습니다. 중간 마감 때 잠시 쉬고 또 공부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무조건 틀립니다. 이는 지문에 제시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머릿속에서 상상해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지문에 명시적으로 없는 표현은 머릿속에서 밀쳐내야 합니다.



물론 출제자는 학생들이 이렇게 잘못 생각할 줄 알고 ’ㄴ’과 같은 표현을 만들었을 겁니다. 바로 이런 점이 출제자의 무서움입니다. 출제자는 학생들이 어떤 부분을 어떻게 왜곡할 지까지 다 꿰뚫어보고 있습니다. 주관적 사고를 하는 학생들에게는 낮은 점수를, 객관적 사고를 하는 학생에게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서 매력적인 오답을 만드는 것이고요. 참고로 당시 이의신청에 대한 출제기관의 답변이 있습니다. 제가 굵게 표시한 부분을 중심으로 음미해보기 바랍니다.



중간 마감을 휴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못합니다. 일반적으로는 공부하는 과정에서 가끔씩 휴식을 취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겠지만, 제시된 두 그래프가 의미하는 바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다시 말해 마감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았느냐에 따라 성취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지, 쉬면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미는 될 수 없습니다.



또한 오른쪽 그래프에서 기계의 성취도를 나타내는 선의 제시 여부는 문항의 풀이 과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이 문항에서는 제시된 그래프를 바탕으로 하여 이끌어 낼 수 있는 논지를 찾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래프에 표현되지 않은 사항을 추가하여 새로운 해석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 문항을 풀면 안 됩니다.



*출처: 2007학년도 6월 모의평가 문제 및 정답 이의 신청 관련 답변 자료


글 : 칼럼니스트 이해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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