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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칼럼

[공부법] 해설을 언제 봐야 할까?

국어 1등급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by 인터파크 북DB


해설을 안 보고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고민해서 결국은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모습. 참 멋있어 보입니다. 저도 수험생 시절 초기에는 이렇게 수학 문제를 물고 늘어진 기억이 있고요. 뭔가 진짜 공부를 한 느낌도 들어서 뿌듯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한 문제를 잡고 너무 오래 고민하는 것을 그만 뒀습니다. 효율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서도 (수학이든 국어든) 이런 식으로 공부해왔다면 방법을 아래와 같이 바꿔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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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권


0. 한 문제 풀고 바로 채점하는 식으로 공부하지 않는다.


일정한 분량을 쭉 다 푼 후 한꺼번에 채점한다.


1. 문제를 처음 풀 때는 항상 실전처럼 푼다.


이때 절대로 한 문제를 10분 이상 풀지 않는다.


2. 맞힌 문제든, 틀린 문제든 바로 해설을 꼼꼼히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


3. 일주일 정도 시간을 두고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본다.


4-1. 문제를 맞혔을 때는 가볍게 복습하고 넘어간다.


4-2. 문제를 틀렸을 때는 2~3를 반복한다.



하위권일 때는 바로 바로 해설을 보면서 공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초개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보니 혼자 계속 고민한다고 크게 나아질 게 없습니다. 해설도 문제와 똑같이 ’공부할 대상’이라는 생각으로 보기 바랍니다. 맞힌 문제의 해설 속에서도 분명 배울 게 있을 겁니다. (이런 이유로 국어의 기술0은 문제 뒤에 바로 해설을 넣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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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권 이상


0. 한 문제 풀고 바로 채점하는 식으로 공부하지 않는다.


일정한 분량을 쭉 다 푼 후 한꺼번에 채점한다.


1. 문제를 처음 풀 때는 항상 실전처럼 푼다.


이때 절대로 한 문제를 10분 이상 풀지 않는다.


2. 채점 후 바로 해설을 보지 않고 문제를 다시 풀어본다.


이때도 절대 한 문제를 10분 이상 고민하지도 않는다.


3. 해설을 본다. 자신의 사고과정이 어디서 막혔는지,


무엇이 부족했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약점을 메꾼다.


4. 일주일 정도 시간을 두고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본다.


5-1. 문제를 맞혔을 때는 가볍게 복습하고 넘어간다.


5-2. 문제를 틀렸을 때는 2~4를 반복한다.



공부를 해본 사람들은 압니다. 이해가 안 가거나 풀리지 않는 것을 오래 붙잡고 있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일정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훨씬 효율이 높다는 것을. 암기 영역은 이미 심리학자 에빙하우스부터 이런 것들이 예~~~엣날부터 실험을 통해 증명되어 왔습니다. 100분 동안 외울 내용을 시간 간격을 두고 10분씩 하면 6번, 7번 하면 된다고요.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거나, 안 풀리는 문제를 푸는 것에도 이런 시간 간격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말해왔고요. (상위권 학생이라면 이미 시간 간격을 두고 암기, 문제풀이, 이해를 시도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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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은 일종의 종합스포츠입니다. 각 과목별로 정해진 시간 동안 배운 것을 토대로 신속·정확하게 문제 풀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한 문제를 놓고 오랫동안 고민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험은 아닙니다. 물론 이것도 중요한 능력입니다. 400년 동안 증명되지 않았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1997년 엔드루 와일즈라는 수학자에 의해 최종 증명되었는데 혼자서 7년 간 이 문제에 매달린 결과입니다. 증명이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이 문제를 7년 간 끈질기게 연구할 수 있는 능력은 정말 감탄할 만하고, 학문의 발전에 꼭 필요한 자질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능 시험은 이런 수학자를 뽑는 시험이 아닙니다.



이런 불합리한 대입 제도에 대해 서울대학교 문병로 교수가 신문에 기고해서 작년에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지만, 사실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한 문제를 오랫동안 끈질기게 붙잡고 있을 수 있는 능력보다는, 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한 학생이 대학 합격에 유리한 시험입니다. 시험이라는 것이 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답답하더라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이를 염두에 두고 공부방법, 공부내용을 결정해야 합니다.


글 : 칼럼니스트 이해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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