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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Jul 13. 2016

한수희가 말하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끌어 안는 삶'

칼럼니스트 한수희 작가 인터뷰

                       

* 한수희는 잡지 'around'에 책과 영화에 대한 글을 기고하면서 독자들에게 잔잔한 공감을 이끌어낸 칼럼니스트입니다. 현재는 경기도 안양에서 작은 카페 '책과 빵'을 운영하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출간된 <온전히 나답게>는 '자신만의 페이스로 가는 인생도 충분히 의미 있음'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인디고(글담) 출판사 편집부가 한수희 작가와 한 인터뷰를 북DB 독자들을 위해 이곳에 옮깁니다. – 편집자 말





나다운 삶은 무엇일까. 결국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면, 어떻게 찾아야 할까. 열심히 살고 있는데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할 때, '나는 잘살고 있는 걸까' 불안감이 엄습할 때 <온전히 나답게>를 펼쳐보자. '나다운 삶'의 방식을 흔들림 없이 지키고 싶은 당신에게 작은 위로와 용기를 선사한다. 



Q 안녕하세요! 작가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온전히 나답게>는 저자님의 삶과 생각에 관한 여러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을 집필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10년 전부터 저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개인 블로그에 담았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여러 가지 글을 써왔어요. 저도 모르게 요즘 사람들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방식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그 이야기들과 새로운 이야기가 더해져 <온전히 나답게>가 탄생하게 되었지요. '소비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나는 잘살고 있는 걸까?' 자신의 삶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나에게 맞는 인생을 찾아가는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Q 삶에 대한 생각과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 쉬우면서도 어려울 텐데요. 집필을 마친 후, 아쉬웠던 점이 있으신가요? 



다행히도 아쉬운 점은 별로 없어요. 단지, 너무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아닐까, 의문이 들었던 적은 있어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라서 더욱 공감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책을 통해 반드시 교훈을 얻어야 하고, 결말을 얻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때로는 그런 것들이 부담스럽고, 억지스럽게 다가올 때도 있지요. 진짜 진솔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독자들이 제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면, 누군가에게는 위안이, 누군가에게는 기분 전환이 되어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이 책을 어떤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저와 비슷한 환경에 처해 있는 분들이나 저 보다 나이가 어린 20~30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일상에 쫓기다 보면 누구나 지칠 때가 있고, 본인의 삶을 돌아보기가 힘들어요.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문득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지?' 의문이 찾아올 때도 있죠. 이럴 때, 이 책을 읽어보시면, 약간의 활력소(?)가 되어주지 않을까요.(웃음) 



Q 추천하는 분들에게 '나다운 삶의 방식'에 대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행복하기 위한 나만의 방식을 어떻게 찾아가면 좋을까요? 작가님의 경우는 어떠셨나요.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돈을 벌고, 적당히 내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 저 역시 노력은 하고 있지만 그렇게 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하겠지요. 단지, 나다운 삶의 방식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내가 너무 몸을 사리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저도 겁이 많고, 변화를 싫어하는 스타일이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후회하는 것이 싫어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틀 안에서는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며 살아왔어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말 보다 '이렇게 살지 않는 노력', 그것이 인생의 작은 모험이자 값진 경험이 되어 주겠지요. 





Q 책에 담긴 이야기 중, 작가님의 기억에 남아 있는, 특히 독자들이 읽었으면 하는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CHAPTER 3에 있는 '생각없는 여자'에 관한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20대 초반, 뒤늦게 히피 문화에 심취해 록밴드 테이프를 들으며 줄담배를 피우고, 학교 벤치며 동네 정자에서 드러누워 밤을 새우던 때, 인도 여행을 하며 스릴 넘치는 경험을 맛보았던 때 등등. 시간이 지나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았지만,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지금의 저는 수많은 고민과 걱정을 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일 뿐인데, 가끔은 예전의 생각 없이 살고, 생각 없이 저질렀던 일을 떠올려 보면 이상하게 안심이 되지요. 제게 당장 무슨 일이 생긴다면? 어떤 악재가 닥친다면? 아마도 생각 없이 살던 그 사람이 튀어나오지 않을까요. 그 여자는 뭘 해도 할 여자니까. 그러니까 걱정할 것이 없다고. 그 생각 없는 여자를 믿자고 말이죠. 어차피 고민해봤자 달라질 것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으면서 사는 것이 현명하니까요.



Q 나다운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데 있어 작가님에게 도움이 된 것들은 무엇인가요? 



이 책을 집필하기 전에 일본 작가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와 <죽는 게 뭐라고>를 읽었어요. 화사한 마음을 가진 할머니의 '나이 드는 것'와 '병드는 것'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정말 시시콜콜한 이야기에 웃음이 새어 나오지만, 한편으론 너무나 진솔하고 통쾌해서 읽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지요. 한 번역가는 ‘불쾌하면서 유쾌하고, 짠하면서 박력 있는 날들의 기록’이라고 이 책을 표현했어요. 이런 이야기에 용기를 얻어 또 다시 제 이야기를 쓰게 되고, 수많은 다짐들을 기록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건, 제가 20대 때부터 노인에게 관심이 많은 편이었어요. 늙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늙어가야 할까, 늙으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등등... 젊었을 때부터 미래를 생각했던 것도 지금의 삶의 방식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Q 저자님이 최근 오픈하신 북카페 ‘책과 빵’은 어떤 공간인가요? 



몇 년 동안 여행 경비로 모아둔 돈을 헐어 지난해 봄, 작은 북 카페를 열었어요. 소중한 작업실이자 동네 사람들의 모임 장소,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거실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카페를 열기 전에는 집에서 혼자 글을 쓰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 공간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어요. 제가 살아보지 못한 인생이란 생각에 오늘도 성실히 빵을 굽고, 공장장처럼 글을 쓰며 지내고 있습니다. 



Q 칼럼니스트 활동 외에도 3권을 책을 출간하셨는데요.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특별한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아직 계획하고 있는 것은 없지만, 글을 쓰고 있는 한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저만의 방식으로 담아내고 싶습니다. 



Q 끊임없이 글을 쓰고,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일은 저자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그런 것들을 통해 저자님은 어떤 힘을 얻으시나요? 



예전에는 글을 쓰는 것에 집중했던 나머지 누군가 저의 글을 읽고, 함께 공감할 거라는 생각은 못했던 것 같아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부터 네이버 캐스트에 글이 올라가곤 하는데요. 엄청난(?) 댓글이 달리는 걸 보면서 놀랍고, 신기했어요. 그때부터는 나 혼자 일방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아닌, 누군가와 대화하는 기분으로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Q 책에는 따뜻하고, 웃음이 나는, 심오하게(?) 생각하게 되는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며 자신의 삶과 생각을 돌아볼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만약 내일 우리의 삶이 끝나게 된다면 자신의 삶에 대해서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비록 시시한 인생이지만, 내 인생의 의미를 찾아보기 위해 노력하는 일, 자기 자신을 소외해야 살아남는 세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아도 살아남을 수 있는 나만의 삶을 만들어보세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에서 말이죠.



사진 : 인디고(글담) 출판사 제공

취재 : 인터파크도서 북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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