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터파크 북DB Jul 26. 2016

흙수저 vs. 금수저, 이것은 '레알. 인생게임

'인생게임-상속자'를 본 후 당신이 읽어야 할 책들

7월 17일부터 SBS에서 방송된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 ‘인생게임-상속자’가 화제다. 최근 부상한 ‘수저계급론’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방송은 ‘헬조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해 공감을 샀다. 자본이 없는 ‘비정규직’ 흙수저들은 착취당하며 아무리 노력해도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없는데 반해, 금수저들은 흙수저 착취를 동력으로 큰 노력 없이 부를 거머쥐는 불합리한 현실이 그대로 녹아 있었던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화제성이 반영하듯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과거의 유물이라 여겼던 ‘계급’이란 말이 유효한 것으로 되살아나고 있으니 말이다. 돈 자체가 권력이 되어버린 사회, 그것을 뒤집기가 몹시 어려워진 신(新)계급사회에서 1%에게 착취당하는 99%의 신음 소리는 높아져간다. ‘인생게임-상속자’에서 헬조선의 아픈 현실과 직면한 후 읽으면 좋을 책들이 여기 있다.


[어쩌다 우리는 ‘헬조선’에 살게 되었나]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의 박노자 교수가 쓴 <주식회사 대한민국>은 1997년 이후 재벌 주주들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민생은 뒷전으로 한 기업국가 대한민국의 민낯을 파헤친 책이다. 사회과학적 시선으로 우리 사회가 가진 병폐들을 조목조목 지적해, 어떤 논리로 우리가 헬조선에 살게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한편 흙수저는 아무리 노력해도 금수저가 되기가 힘든 현실임에도 국민들에게는 끊임없이 ‘노오력’의 과제가 부과된다. 조한혜정, 엄기호 등 이 시대의 사회학자들이 함께 쓴<노오력의 배신>은 근대가 부과한 ‘노오력’의 신화가 어떻게 깨어지는지, 그리고 그 이후의 시대를 청년들은 어떻게 힘겹게 견뎌내고 있는지를 사회학적 분석과 구체적 실례를 통해 드러낸다.


물뚝심송이란 필명으로 더 잘 알려진 박성호가 쓴 <어쩌다 한국은>은 ‘노동’, ‘역사’, ‘정치’, ‘언론’, ‘종교’, ‘교육’, ‘국방’, ‘미래’라는 키워드를 통해 우리 사회 현실을 들여다본다. 구체적인 사안들을 검토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한 점이 눈에 띈다. 가령 노동과 관련해서, 벼랑 끝으로 달려가는 자본주의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대안으로 기본소득을 강조하고 있다.


[흙수저 vs. 금수저 계급사회를 넘어서려면]

금수저는 자본을 바탕으로 더욱 부자가 되고, 흙수저는 착취당해 더욱 가난해지는 현실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경제전문가이자 실천운동가인 장하성 교수는 그의 책 <왜 분노해야 하는가>에서 한국 사회 불평등의 구조와 원인을 밝힌다. 풍부한 자료와 문헌을 연구한 결과 한국 사회에서 아직은 재산 불평등보다는 소득 불평등이 불평등의 주요한 원인이며, 소득 불평등은 기업의 원천적 분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결국 저자가 제시하는 해답은 기성세대가 만든 구조와 틀에서 벗어나 분노하고 평등을 요구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점은 무한경쟁의 지옥에서 각자 살기 위해 발버둥쳐야만 하는 현실일지 모른다. 경제사회학자 조형근과 언론인 김종배는 <섬을 탈출하는 방법>에서 막다른 골목에 몰린 자본주의를 탈출할 새로운 삶과 경제의 모델을 제시한다. 성장과 분배가 서로 대립적 입장이라는 구도에 대한 반증으로 스웨덴 복지국가 모델을 내세우고, 그것의 난점도 함께 밝힘으로써 효과적 대안을 찾고자 했다.

국제정치전문가 이근 교수가 ‘소프트파워’의 개념으로 한국사회를 분석한 <도발하라> 에는 침몰하는 상황에서도 ‘가만히 있으라’라고 말했던 반(反)지성주의 사회에 대한 경고가 담겨 있다. 저자는 결국 정권 교체에서 구조 교체의 시대로 가는 것에 미래가 있다고 말한다.


취재 : 주혜진(북DB 기자)


기사 더 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공기청정기도 에어컨도… ‘집이 당신을 죽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